일본에서의 세 번째 날이 밝았다. 전날의 강행군으로 늦잠을 잔 우리 모녀는 조금은 늦은 아침 8시 반쯤 호텔 밖을 나왔다. 오사카는 비가 그쳤다 내렸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날씨도 쌀쌀한 것이 2월의 끝트머리에서 새삼 장갑 하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나는 일본에 있는 동안 전차를 탈 때면 항상 여성전용칸을 이용했다.
한국에서는 찾기 힘든 여성전용칸.. 누가 뭐라 해도 쾌적한건 사실이다. ^_^;
아라시야마는 딱 이런 분위기다. 공기 좋고 조용하고 사람은 찾기 힘든 곳. 우리는 그냥 계속 걸었다. 여행 전 미리 검색했던 카페 老松을 찾을 때를 제외하면 지도도 보지 않고 그냥 그렇게 걸으며 아라시야마를 느꼈다. 그렇게 걷다보니 허기가 졌다. 때마침 京料理라고 적힌 곳을 발견, 분위기도 좋아보이고 가격도 적당한 것 같아 얼른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점심 특선 메뉴인 교토 정식. 밥의 종류를 선택할 수 있었다. 가격은 1人 1200엔 정도.
이렇게 밥 안에 생선/닭고기 가 들어있는데 소금간을 했는지 짭쪼름하니 굉장히 맛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들어오고 얼마 되지 않아 젊은 일본인 아가씨 두 명이 옆에 앉게 됐는데 어쩜 그렇게 식사 내내 정좌로 앉아있는지.. 원래 일본인들은 밖에 나와서 식사를 할 때면 정좌를 하는 것일까? 아니면 교토 정식을 먹는 것이라 예의를 차린 것일까? 외국인인 내 눈에는 힘들어 보였지만 어찌나 자세가 예쁜지 아빠다리를 하고 앉아 있는 내가 새삼 부끄러워졌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 신사도 지나고 집들도 지나고 그렇게 걷다보니 유명한 대나무숲 입구가 보였다.
다음으로 드디어 일본에 오기 전부터 기대했던 일본 전통 디저트 카페인 老松에 갔다. 타베로그에서 맛집 검색 중 찾은 곳인데 일본 디저트라면 크래패 정도밖에 모르는 나에게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정갈한 실내와 바로 옆 작지만 아름다운 정원이 음식 맛을 더욱 좋게 해주었다. ^^)b
단순한 호기심에 갔던 곳이지만 아래 음식은 아직도 그 정체를 알 수가 없다. 흠...
위에 음식은 우리나라 단팥죽 이라고 생각하면 맞을 것 같다. 밤도 들어가고 잣도 들어간 좀 고급스러운 단팥죽. 그 옆에 보이는 가느다란 것은 입안을 행구는 역할이라고 한다. 짠 다시마 같은 것인데 왠지 수박에 소금을 뿌려 먹는다는 일본인의 식습관이 생각났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이 곳 老松에서 보낸 엄마와 나는 아쉬운 마음으로 오사카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지금도 일본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교토.. 그 중에 사람도 풍경도 아름다웠던 아라시야마. 꼭 한 번 다시 와 토롯코 열차도 타보고 이 날 미처 가보지 못한 신사와 절에 가보길 소망한다.
첫댓글 ehfehanflsladl rmxhfhr rkrhtlvdjgksms dkfktldiak돌도무리님이 그토록 가고싶어하는 아라시야마입니다....빠른 시일내에 2박3일 코스라도 같이함다녀 오도록 천지신명께 빌어봅니다*^^
같이 여행간 딸래미 이뿌네요. 왜 그런것만 눈에 먼저 들어오는지 ㅡ.ㅡ;;;
근데 내 스탈은 아님 엄마가 젊었을때 더 미인이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