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살펴본 냉동의 발달사에서와 같이 냉동은 생선 등 식품의 선도를 보다 오래 보존하여 저장이나 유통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냉동의 대상식품으로는 국가의 사정에 따라 어육, 축육,
청과물, 계란 등 여러가지가 있으나, 우리나라에서의 냉동공업은 수산식품이 그 주된 대상식품이었다. 따라서 "냉동(refrigeration)"이라고 하면 제빙이나 어육의 냉동이라는 생각이 떠오르기 쉬우나, 이미
이러한 냉동의 영역시대는 지났다. 종래의 식품냉동이라는 한정된 개념에서 탈피한 냉동공업의 영역은 상당히 넓다. 즉, 식품냉동, 공기조화를 포함한 산업냉동(공업 process)에서부터 첨단기술에까지 응용되고 있다.
오늘날 이렇게 식품공업이 발달하게 된 것도 이 냉동을 잘 활용한 결과이며, 각종 산업의 발달도 이면에는 반드시 냉동의 뒷받침이 있다.
이와 같이 냉동은 식품에의 응용이 가장 오래되고 보편화되어 있으나, 근년에는 극저온을 이용한 초저온공학(cryogenics)이 새로운 학문으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여기서 'cryo'는 Greece어의 'Kryos'로 "얼음과 같이 차가운 것"이라는 뜻이고 'genics'는 'genes'로 "생성되다"
혹은 "되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수소를 액화하여 -252.8 ℃라는 극저온을 얻은 것은 1895년 James
Dewer에 의해, 또 헬륨을 액화시켜 -268.9 ℃까지 극저온에 도달한
것은 1908년의 Kammerling Onnes의 업적이며, 이러한 업적들에 의해 -273 ℃라는 절대온도 0도에 가까운 초저온으로의 연구가 가능하게 되었다. 이것보다 다소 높은 온도인 -182 ℃에서 -212 ℃ 부근의 저온연구는 이들보다 이전에 산소, 공기 및 질소 등을 액화시켜 이룩하였다. 초저온공학에서 취급하는 온도는 -180∼-190 ℃ 부근에서 -273 ℃ 정도까지의 초저온 범위로서 여러가지 현상을 취급하는
학문이다. 이 정도의 온도가 되면 물질의 성질이 갑작스럽게 변하는
경우가 있는 데, 이러한 성질을 이용한 여러 방면의 연구가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cryogenics가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1947년부터이며, 이 분야는 당시 상당히 흥미로운 것이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LNG(liquefied natural gas)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부터 저온을 이용하고자 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즉, -160 ℃에 달하는 LNG에는 천연가스를 액화할 때 소비되는 에너지의 대부분이 축적되어 있으므로, 이 저온의 열(LNG가 대기압에서 상온의 기체로 될 때까지는 약 200 kcal/kg의 열을 방출한다)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식품냉동에서는 어떤 특수한 분야를 제외하고는 이러한 초저온 영역은 이용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저온이라고 하여도 상당한 폭을 가지고 있는 데, 그 이용영역의 개념을 나타내면 그림 1.6과 같다. 즉, 일반적으로 식품냉동의 이용범위는 15 ℃∼-50 ℃ 정도라고 보면 좋을 것이다.이러한 식품냉동에 그 초점을 맞추어 보면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냉동을 이용하고
있는 식품의 종류는 수산물, 농산물, 축산물과 그 가공품 등 거의 전
식품에 이르고 있다. 또, 이들 식품의 수송, 저장, 또는 가공·처리할
때 대부분 냉동과 어떠한 형식으로도 관련을 맺고 있다. 특히 가장 부패하기 쉬운 식품중의 하나인 생선, 육류, 야채, 과일 등은 그 선도유지나 장기보존을 위해서는 냉동의 이용이 상식으로 되었다. 이들 식품에 냉동의 이용방법이 잘되고 잘못됨에 따라 식품의 가치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까지 미국에서의 냉동은 주로 제빙이나 아이스크림, 냉장이나 동결식품의 응용이 주된 분야이었으며, 이 외에 양조공업, 청량음료나 드라이아이스 제조, 유지의 제조,
제빵이나 제과 등에도 이용되는 등 거의 모든 식품에 적용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식품공업 이외에도 제지, 화학섬유, 방직, 사진, 제약,
토목공사 등의 일반 산업과 컴퓨터, 항공기와 같은 첨단공업 분야에서도 냉동이 크게 이용되고 있다.
이렇게 저온을 생성하는 냉동의 새로운 기술과 응용수단들이 날로 넓고 깊어지고 있다. 즉, 오늘날의 냉동영역은 보건·산업용 공기조화에서부터 식품냉동, MHD(Magnetic Hydro Dynamics) 발전, 핵융합,
에너지저장 등 초대형의 응용과 초고속전철, 컴퓨터산업, 나아가서
초극저온을 이용한 우주통신 분야에 까지 확대되었고, 이들 기술의
발전에는 "냉동"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매일 냉동에 관련된 일을 하는 우리들은 자신과 긍지를 가지고 보다 더 분발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