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름방학을 이용해 아이들 어학 연수차 두 남매와 함께 LA를 방문한 김미경(35)씨는 여고동창과 만나 하루를 보내곤 깜짝 놀랐다.
“요즘 잘나간다는 청담동 문화가 LA 한인타운에 고스란히 있더라구요. 한국에서부터 LA가 한국과 실시간으로 유행과 문화가 고스란히 전달된다고 듣긴 했지만 이 정도인줄은 몰랐어요.”
행콕파크에 거주하는 김씨의 동창은 아침에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청담동과 압구정동 일대에 유행인 한국식 사우나와 피트니스센터가 결합된 한인타운 복합 스포츠 센터에서 간단한게 몸을 풀고 타운내 쇼핑몰에서 한국산 최고급 청바지 브랜드에서 1백달러짜리 청바지를 한벌 구입했다.
그리고 최근 강남의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만점인 홍콩식 중식당 LA점에서 점심을 먹었다. 오후엔 머리를 잘라야 한다는 동창과 한국 유명 헤어디자이너의 LA지점인 미용실에 들러 머리를 다듬은 다음, 청담동 일대에서 유행한다는 커피숍과 분위기며 메뉴도 똑같은 고급 카페에 들러 홍차를 마셨다.
그리곤 아이들 아침식사용 빵을 사기위해 서울 강남에 본점이 있는 유명 베이커리에 들려 빵과 케이크를 샀다.
오랫만에 만난 여고동창끼리의 수다후에 저녁식사는 최근 한인타운에 오픈한 고기집에서 했다. 물론 이 식당역시 서울에서 유명 연예인들도 즐겨 찾는다는 잘나가는 고기집이었다.
김씨는 “친구와 하루를 보내면서 내가 LA에 있는 건지 서울 청담동에 있는 건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서울생활과 똑 같았다”며 “아이들 교육 때문에 이민을 결정하려 해도 과연 우리 부부가 미국생활을 잘 적응할까 싶어 망설였는데 LA로 온다면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한다.
이제 LA한인타운은 제2의 서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인들이 몰려 사는 곳이고 이민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당연히 고국의 문화며 정서를 알게 모르게 갖고 오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긴 하지만 최근 몇년새 LA 한인타운은 닮는 것을 떠나 ‘복제’ 수준에 이르렀다.
예전엔 한국에서 노래방이니 새로운 개념의 식당이니 하는 것들이 유행이면 한인들이 그와 비슷한 가게를 내는 것이 고작이었다면 요즘은 아예 한국에서 직접 가게를 들고 들어와 LA점을 낸다.
현재 한인타운에 식당과 미용실을 중심으로 의류점, 베이커리, 떡집 등 LA점이 빠른 속도로 번져가고 있다.
용수산, 모란각 등 1세대 LA점 식당이 오픈할 때만해도 그것 자체가 화제가 됐고 사람들이 줄을 서서 음식을 먹을 만큼 특수를 누렸지만 요즘은 하루가 멀다하고 본국 가게들이 밀려들어와 본국 가게의 LA점 오픈은 특별한 뉴스가 되지 못할 정도다.
이런 서울 가게들의 LA행의 공통점은 들어오는 상호들이 한결같이 서울에서도 중대형 고급 상점들이라는 것이다.
1년전 고급쇼핑몰인 베벌리센터에 지점을 오픈한 오브제는 한국 여성의류중에서도 지명도나 가격등이 고급에 속하는 제품이다. 그외에 텔레 그라프나 쿠가이, GV진 등도 고가의 여성의류다.
또한 케이크 전문점 윈이나 떡집 호원당 역시 서울에서도 고급 제품으로 이름이 알려진 가게들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인 소비자들 입장에선 인테리어며, 음식맛, 서비스까지 서울에서와 똑같은 수준을 누릴 수 있게 됐다.
퍼시픽 비즈니스 컨설팅 이상빈대표는 “이렇게 본국의 고급 브랜드들이 밀려들어오면 로컬 사업체들도 보다 나은 환경, 보다 나은 상품, 서비스로 질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무한경쟁이 제살 깍아먹기식 경쟁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본국 브랜드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들어올 것”이라며 “그러면 서서히 타운도 서울처럼 강남과 강북처럼 양극화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LA 한인타운의 서울화는 마켓에 가보면 눈에 확연히 들어온다.
서울의 여느 마켓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식품, 음료 들이 마켓 진열대를 가득 메우고 있다.
한국에서 유행하는 즉석식품이며 반조리 식품들도 거의 실시간으로 수입되고 있으며 맥주,소주 등 주류 또한 한국과 유행은 물론 인기품목까지 같다.
이러한 서울화 바람의 진원은 역시 드라마로 대표되는 한국 비디오.
한국 문화와 트렌드, 패션, 유행을 집약시켜놓은 드라마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서울의 거리와 문화를 한눈에 짐작케 한다.
따라서 서울에서 유행하는 ‘황신혜 목걸이’니 ‘김희선 핸드백’이니 하는 것들이 발빠르게 수입업자들의 손을 타고 한인들에게 전파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LA 한인타운의 서울화는 단순히 서울 것이 LA로 들어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유행 정보는 바로 LA 에서도 유행코드가 된다.
이민온지 10년된 정지순(40)씨는 본국 여성지를 매월 빠지지 않고 구독한다. 이러한 열성 구독이유는 서울의 유행을 실시간으로 알기 위해서다. 이씨가 잡지에서 빼놓지 않고 보는 것은 주로 명품 브랜드들.
이씨는 “명품 브랜드에서도 매 시즌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이지만 한국에서 유행하는 것이 바로 한인들 구미에도 맛는 것 같다”며 “로데오 드라이브 매장에서 만난 한인들도 대부분 한국 잡지 등에서 정보를 얻어 물건을 사러 오는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한다.
그러나 이러한 LA의 서울복제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이민온지 43년째라는 올드타이머 이수길(65)씨는 “한인타운이 갈수록 한국화되면서 젊은층은 물론 신규 이민자들이 주류사회로 진입하는데 장애요소가 될 수 있다”며 “특히 타인종이나 주류사회에서 한인사회를 바라볼때 고립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심어줘선 안될것”이라 조언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를 뒤로하고 본국에서 갈수록 이민 열기가 뜨겁고 LA 한인사회의 경제규모가 커짐에 따라 당분간 LA한인타운의 서울화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LA중앙일보)
솔직히 LA한인타운 정말 살기 좋아졌습니다
새로운 건물도 많이 들어서고 집중적으로 재개발이 되고 있습니다
애들교육만 아니라면 미국에서 한국사람 살기는 제일 좋은곳인것 같습니다
미국이 아니라 위에서 보시다시피
서울시 LA구나 다름 없습니다
오히려 한국보다 더 한국같은곳이 LA한인타운 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