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역사문화이야기]
5.18 민주화운동 기념. 집에서 관람하는 뮤지컬 <광주>
2022년 5월 18일은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곳곳에서 기념행사를 확대하여 진행예정이라고 해요. 5.18 민주화운동의 현장이었던 광주에서 가장 많은 행사를 진행하며, 행사별 온라인 생중계도 함께 진행되기도 합니다. 서울 등 모든 광역시와 도에서도 다양한 기념 전시회가 마련된다고 하니, 검색을 통해 관람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가정에서 가족들과 함께 그날의 역사와 의미를 기억하는 좋은 공연을 볼 수 있다고 해서 소개해드립니다.
5.18 민주화운동을 주제로 제작된 뮤지컬 <광주>의 공연 실황이 온라인 중계됩니다. 5.18일 내일 오후 7시 네이버 NOW와 네이버 TV를 통해 온라인으로 방송된다고 해요. 당일 중계되는 작품은 지난달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서 공연된 녹화 영상입니다.
방송에는 5.18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의 실제 주인공인 윤상월 열사를 열연한 배우 이지훈과 시위 진압 임무를 위해 광주에 파견된 505부대 편의대원 역의 전동화, 황사음악사의 주인이자 정 많고 사려 깊은 성품의 학생역에 문진아, 야학교사에 최지혜 등이 출연합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계엄군과 맞선 광주시민의 12일간의 항쟁 기록을 담고 있는 작품으로 2019년에 제작되어 매년 무대에서 공연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공연으로 전세계 어디에서나 세계관객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5.18의 정신이 세계인의 가슴에 새겨지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혹시 당일 온라인 공연 시간과 일정이 맞지 않는다면, 본 방송 종료 후 오후 9시 50분 1회 재방송된다고 하니 시간 잘 체크하셔서 관람하시면 될 것 같아요. 가족들과 저녁시간 후 의미있는 날을 더 뜻깊게 보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출처: kakaostory 꿈의교실&꿈의여행
#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의 책임과 의무, 책무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국가 지도자란 누구인가. 우린 누구를 지도자로 뽑아왔고, 뽑고 있는가.
# 역사는 무엇이고, 무엇을 증언해왔나.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잊어버리는가. 왜 우린 지속적으로 허언증 지도자를 뽑고, 망각의 시민이 되는가.
2014년 5월 19일 초판 1쇄가 발행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창비)를 2022년 3월 30일 초판 99쇄 발행본으로 이제야 읽고 있다. 다 읽지는 못했지만, 국가와 역사는 무엇인지, 우린 무얼 기억하고 무얼 잊고 있는지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예스24 소설MD인 박형욱씨는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철저한 고증과 취재를 바탕으로 담아낸 책이라며 추천사에 밝혔다.
"중학교 3학년인 주인공 동호는 전남도청 앞에서 총을 맞은 친구 정대를 찾는 과정에서 여고생 은숙, 미싱사 선주와 한 조가 되어 시신의 신원을 기록하는 자원봉사에 나선다. 소년에게는 국가에 의해 숨진 희생자의 유족들이 왜 애국가를 부르고 태극기로 관을 감싸는지가 의문이다. 계엄군에게 죽을 것 같다면 다 함께 도청에서 피하면 될 일을 누구는 남고, 누구는 떠나는지도 궁금하다. 끝까지 도청에 머무르기를 고집하던 소년은 항쟁의 마지막 새벽 손을 들고나오다가 총격으로 죽게 된다.
동호와 함께 일했던 ‘생존자’들은 끔찍한 고통의 기억으로 망가진 삶을 살고 있다. 광주의 죽음을 제대로 애도하지 못해 ‘삶이 장례식이 되어버린’ 것이다. 혁명보다 강한 일상의 무게 때문에 습관적으로 생활은 이어나가지만 그들의 시간은 영원히 저녁에 머무르게 됐다. 아예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80학번 신입생 진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생하다가 10년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생때같은 자식을 앞세운 동호 엄마의 독백은 처절하다 못해 처연하지만 끝내 허공에 흩어진다." -주간 경향 [이 한권의 책]소년이 온다, "항쟁의 맨 끝날, 도청을 선택한 사람들", 정승민 독서팟캐스트 일당백 진행자>
"소설의 1장은 동호의 이야기, 2장은 유령이 된 정대, 3장은 불온 서적을 찍어내는 출판사에서 일하다 경찰에 잡힌 뒤 끝끝내 살아남아 치욕을 느끼며 살아가는 은숙, 4장은 시민군 김진수의 죽음에 대해 증언해줄 것을 부탁받은 1990년의 '나', 5장은 광주에서의 증언을 요청받은 2000년대의 선주, 6장은 아들을 잃은 동호 어머니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마지막 장 〈꽃 핀 쪽으로〉 다음에 나오는 에필로그는 작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다." -나무위키 <소년이 온다> 줄거리 중.
책 제목은 많이 들었지만, 선뜻 엄두를 못냈던 책을 독서모임에서 토론을 해야 하기에 읽기 시작했다.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첫 장부터 살짝 어색함을 맛보았다. 1장 어린 새의 첫 문장은 이렇다.
"비가 올 것 같아.
너는 소리 내어 중얼거린다.
/ 정말 비가 쏟아지면 어떡하지./
너는 눈을 가늘게 뜨고 도청 앞 은행나무들을 지켜본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1인칭 또는 3인칭 시점이 아니라 첫 장부터 낯선 2인칭 대명사 '너'의 등장이 처음에는 생경했다. 언젠가 소설창작모임에서 한 학인의 2인칭 시점 단편소설을 읽으며 내내 어색했던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기우였다. 너라는 2인칭이 익숙한 1인칭이나 3인칭 마냥 느껴지기 시작했다.
토론일이 가까워져서 정신없이 5장 밤의 눈동자와 6장 꽃 핀 쪽으로, 에필로그 눈 덮인 램프를 읽어내려갔다. 5장의 첫 문장은 "달은 밤의 눈동자라고 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당신은 열일곱살이었다"로 시작한다. 1장에서 '너'였던 화자는 5장에서 '당신'이라는 화자로 바뀌어 있다. 그에 비해 6장은 어떤가.
그 머시매를 따라갔다이.
머시매 걸음은 빠르고 나는 늙었는디. 아무리 걸어도 따라잡을 수 있어야제. 조금만 옆으로 돌려주면 옆얼굴이 보일 것인디, 아무 데도 안 둘러보고 앞으로, 앞으로만 가야. ... 그래도 누가 비렁뱅이 노인네라고 욕할까 무서운게, 벽이 나올 때마다 손으로 짚음스로 싸묵싸묵 걸어왔다이.
P.204 에필로그 눈 덮인 램프 중.
"누군가에게 조그만 라디오를 선물받았다. 시간을 되돌리는 기능이 있다고 했다. 디지털 계기판에 연도와 날짜를 입력하면 된다고 했다. 그걸 받아들고 나는 '1980.5.18'이라고 입력했다. 그 일을 쓰려면 거기 있어봐야 하니까. 그게 최선의 방법이니까. 그러나 다음 순간 나는 인적 없는 광화문 네거리에 혼자 서 있었다. 그렇지. 시간만 이동하는 거니까. 여긴 서울이니까. 오월이면 봄이어야 하는데 거리는 십일월 어느 날처럼 춥고 황량했다. 무섭도록 고요했다."
내일은 5.18 민주화운동 42주년으로 다시 1980년 5월의 광주를 떠올리게 하는 오늘입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위에 소개해드린 뮤지컬 <광주> 온라인 중계도 보시고, <소년이 온다>도 읽어보시면 좋겠어요.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사뭇 다른 문체에 깜짝 놀라실 겁니다.
저는 거의 매 문장에 밑줄을 그을 만큼 문장이 좋았습니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일을 마치고나면, 꼭 시간을 내어 필사하려고 합니다. 글쓰기나 소설쓰기 연습을 하고 싶으시다면, 한강의 <소년이 온다> 필사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무엇보다 작가가 표현한 언어들을 만나는 기쁨이 제법 쏠쏠합니다. 멍이 들어 검게 죽은 피인 '먹피', 해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 얼마 동안 주위가 희미하게 밝은 상태. 또는 그 때인 '박명', '부세부세(검색어에 안 잡히네요^^;;) 헝클어지다', 성질이나 솜씨, 행동 따위가 꼼꼼하고 자상하게라는 '찬찬히'의 전라남도 지역어인 '싸묵싸묵', 소리가 매우 크게 울리거나 나는 모양인 '우렁우렁' 등입니다. 새로운 언어를 쓰는 작가를 만나는 일은 글쓰는 사람에게는 유독 행복한 일입니다.
<소년이 온다>를 읽으면, 역사의 주인공이 어떤 위대한 지도자나 영웅이 아니란 걸 실감하게 됩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삶과 죽음을 선택하는 다양한 방식이 있다는 사실도 배우게 됩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아 그 자리에 남아서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특별하게 잔인한 군인들과 그 잔인성을 발휘하도록 격려하고 명령했던 지휘관들이 있었으며, 특별히 소극적인 군인들과 황급히 달아난 공수부대원들도 있었습니다. 도청에 남은 시민군들 중 대부분은 총을 받기만 했을 뿐 쏘지 못했다고 합니다.
한강 작가는 그들이 희생자라고 생각했던 것은 자신의 오해였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희생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기 남았다. 그 도시의 열흘을 생각하면, 죽음에 가까운 린치를 당하던 사람이 힘을 다해 눈을 뜨는 순간이 떠오른다. 입안에 가득 찬 피와 이빨 조각들을 뱉으며, 떠지지 않는 눈꺼풀을 밀어올려 상대를 마주 보는 순간, 자신의 얼굴과 목소리를, 전생의 것 같은 존엄을 기억해내는 순간 , 그 순간을 짓부수며 학살이 온다, 고문이 온다, 강제진압이 온다, 밀어붙인다, 짓이긴다, 쓸어버린다. 하지만 지금, 눈을 뜨고 있는 한, 응시하고 있는 한 끝끝내 우리는...... (p. 213)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313630 KBS뉴스 정연욱기자/ 입력 2021.10.31 (21:33)수정 2021.10.31 (21:38)
<참고 용어>
*공상허언증 (空想虛言症, 영어: pathological lying, pseudologia fantastica, mythomania)은 자신이 만들어 놓은 거짓말을 그대로 사실로 믿는 정신적 증후군을 뜻한다. 이 증상은 1891년 의료 문헌에서 안톤 델브뤼크 (Anton Delbrueck)에 의해 처음으로 설명되었다.
크게는 정상인이라도 의식적으로 거짓말을 반복하는 것을 허언증이라고 세간에서는 부른다. 하지만 뮌하우젠 증후군처럼 공상 허언증이란 정신 질환으로서, 정상인이나 사기꾼이 금전적 목적을 위하여 단순히 허풍이나 과장이 심한 경우와 달리 공상 허언증 환자는 자신이 왜곡한 사실을 스스로 진실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거짓말을 실제로 믿게 되어 죄책감을 느끼지 못 한다. 이는 단순히 거짓말을 반복하는 사기꾼의 경우와 병적 환자로 나누는 근거가 된다. 병적 허언과 회상착오 (실제로 체험하지 않은 것을 사실로 단정)가 병행되는 것을 공상허언증에 결부된 것을 뮌하우젠 증후군 등으로 부르고 있다.
허언증과 유사한 증상으로는 소설 속 인물에서 유래한 리플리 증후군이 있다. 리플리 증후군은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면서 자신이 만든 허구를 진실이라고 믿고 거짓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뜻한다. -출처: 위키백과
*망각(忘卻/忘却)은 개인의 장기 기억에 저축한 지식을 잃는 것이다. 자발적 또는 서서히 낡은 기억을 생각해 낼 수 없게 된다. 심리학적이게는 여러가지 단계에서의 실패를 생각할 수 있다. 최근의 조사로는 멱함수가 수학적으로 가장 가까운 망각의 과정이라고 조사되었다.
1) 기명단계에서의 실패: 지식을 기억할 때, 제대로 확실히 익히지 않았다.
2) 보관유지단계에서의 실패: 지식을 잊어 버렸다. 이 용법이 가장 일반적인 망각의 의미이다.
3) 상기단계에서의 실패: 지식을 기억하고 있지만, 잘 생각해 낼 수 없다. 어떠한 실마리가 주어지면 생각해 낼 수 있기도 하다.
-출처: 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