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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벌써 F1 수능 시험이네 나의 28년이나 지났지만 내가 수능보던 그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같이 자취하던 형(전에 말했던가, 사실은 나한테 하숙한 것이나 마찬가지 였다고)이 군대가고 나 혼자 고3를 자취하면서 보내던 때였는데 평소엔 바깥 바람이 사방의 블록 벽을 통과하여 온기라곤 사타구니 밖에 남아 있지 않은 방에서 수능 전야만큼은 가장 행복한 저녁을 보냈거든
구공탄 연탄이 꺼지지 않게 조절을 하면서 수능 예비소집을 다녀오고 오후엔 시골 어머니가 맛있는 반찬을 해왔고 부산에서 직장다니던 누나도 일부러 와서 따뜻한 밥을 해주었네, 그 날 만큼은 구공탄 불조절에 신경쓸 필요도 없고 끼니도 걱정없고 불구멍을 활짝 열어 놓고.....
모처럼 저녁을 맛잇게 먹고 따뜻하게 보낸 탓으로 저녁 9시도 안되어 일찍 잠이 든 모양이야 일어나보니 다음날 아침이 되어 버렸거든
정말 정신없이 무아지경으로 잔 것 같애, 내생애 그 만큼 단잠은 없었던 같네
아침에 어머니 왈 : "무신 놈의 잠을 그렇게 심하게 자는지, 지붕 날아 갈 정도로 코를 골더라"
맞은 창문 건너 친구도 누이와 자취를 하였는데 매일 누가 더 잠을 많이 자는지 감시할 정도였으니 부족한 잠이 한꺼번에 왕창 왔던 것 같애
밤새도록 코를 골았는데도 시골에서 온 어머니는 내가 얼마나 애인했는지{(애인하다 ‘애처롭다’의 방언(경남).} 깨우지도 않고 밤새 시달렸나 싶은 생각이 커 가면서 내 가슴에 심어졌네
벌써 1세대만치 세월이 흘러 F1이 내일 수능을 보는데 여태까지 나는 맨날 잔소리를 해댔고 그놈에게 애인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는 것 같아 지금와서 마음이 쓰린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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