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퍼플섬에 도착했다.
몇 번 퍼플섬을 다녀온 바 있어 살짝 걱정되기도 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라 하시지는 않을까?. 바닷가에 덜렁 나무다리를 짓고 거기에 보라색을 칠하고. 지붕과 주변시설물들을 보라색 칠하고. 버들마편초라는 꽃을 심고..이것이 전부인데... 이처럼 세계적 찬사를 받고 세계적 관광지가 되다니..유엔에서 지정한 관광지라니.....
세상은 정말 알 수가 없다. 퍼플섬에 대한 나만의 편견인가 보다. 세상은 이 퍼플섬을 찬양하기 바쁜데 난 왜 거기에 일치시키지 못한 걸까? 세상과 나의 어긋남. 내가 불행하다면, 혹시 불행한 분들이 계신다면, 바로 그 세상과 나의 어긋남, 객관과 주관의 불일치가 그 근본원인인데 이를 일치시킬 묘수가 없다는 것. 이것이 더 나를 절망스럽게 한다.
그래 왜 사람들이 퍼플섬에 열광하는지 난 정말 궁금했다. 하지만 나의 지인인 담당자도 퍼플섬의 의미나 유래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 그저 군수가 퍼플색으로 꾸며보라고 지시 했다는 것이다. 나름 의미를 찾아 이곳 저곳 검색을 해보았다.
다음은 월간 CEO&(http://www.ceopartners.co.kr)의 글이다.
퍼플의 어원은 빛의 순수함을 의미하는 라틴어(Purpura)에서 유래했다. 고대로부터 중세에 이르기까지 퍼플은 가시달팽이의 분비액을 한 방울 한 방울 열흘간 달이고도 며칠을 햇빛에 말려야 겨우 얻을 수 있는 희귀한 색이었다. 만드는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표면 광택을 지니게 되었고 빛을 발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사람들은 퍼플을 빛의 색, 하늘이 내린 색, 천상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색이라 불렀다. 코트 한 벌의 염색에는 300만 마리의 가시달팽이가 필요했다고 한다. 로마제국에서는 황제, 여 황제, 황위 계승자만이 퍼플 옷을 입을 수 있었으며, 제식과 의전이 강조되는 가톨릭교회에서도 주교를 비롯한 고위 성직자들만이 퍼플색의 제복을 입었다.
보라색은 인간의 뇌에 작용하여 신체가 지닌 치유능력을 향상시킨다고 한다. 중세 상류사회에서는 연이어지는 파티에서 숙취와 두통을 꽃향기로 덜어보고자 바이올렛으로 만든 화관을 썼으며, 보라색을 띤 보석인 자수정으로 만든 잔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힐링 열풍과 함께 대중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허브 중 보라색 라벤더는 심신의 안정을 가져와 불면증 해소를 위해 사용된다.
빨강과 파랑이 혼합된 보라색은 남성과 여성의 결합, 나아가 페미니즘의 색으로 대표되고 있다. 프랑스 대혁명 이후 자유를 추구하는 모든 운동에서 내세운 흰색, 초록색, 그리고 보라색으로 이루어진 삼색기는 여성운동의 상징이기도 하다. 여권운동이 시작되었던 1900년대는 아르누보의 영향을 받았던 때이고, 당시 여성에게 가장 흔한 일상복이 흰 블라우스와 보라계열의 스커트, 초록계열의 옷이었기 때문이다. 흰색은 정직한 삶을, 초록색은 새로운 희망을 뜻하며 보라색은 자유와 품위 등 여성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여성의 피에 흐르는 자긍심을 의미한다.
퍼플섬의 의미는 여기서 찾아야 할 듯하다. 황제와 귀족의 품위, 치유와 예지, 참 여성운동의 염원등이 퍼플섬 열기로 이어졌다고....
빈터님이 다가오셨다. 남성스러우면서도 호감형 얼굴이다. 중후한 목소리엔 다정다감함이 묻어난다. 지나온 인생이 살풋 머릿속을 스치고 지났다. 누구에게나 그랬을 테지만 만만하지 않았을 인생길을 지혜롭게 헤치고 오셨다는 증표인 듯 해맑고 온화한 여운이 얼굴에 은은히 실려 있다. 까페에서 자주 댓글을 주고 받아서 인지 전혀 낯설지가 않다. 배려와 예의가 몸에 익은 듯 하여 그저 만남이 감사하고 흐뭇할 뿐이다. 빈터님은 드론을 띄울 tn 있는지 걱정이 드신 모양이다. 행여나 촬영 금지라면 서울에서 천리길을 가져 오셨는데 무용지물 아닌가? 나는 지인인 담당자에게 전화를 해보았다. 드론 촬영해서 퍼플섬 홍보해 주면 더 좋다한다. 다행이다. 내가 아는 한 우리 까페에 드론 촬영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 최초의 일이 될 것이다. 빈터님은 드론 촬영 적소를 물색하신다.
출입구를 지나 바다를 가로지는 나무다리가 펼쳐졌다. 밀물이라 갯벌을 가려져 있어 아마 회원님들은 무지 깊은 바다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나는 썰물때도 와본적이 있었다. 갯벌위를 걸어본 적이 있었다는 의미다. 밀물이 난 고마웠다. 서울에서 내려오셨는데 쓸쓸함과 메마름 갈라짐이 드러나 다소 신비감이 사라진 갯벌위를 걷는 것 보다는 푸른 커튼으로 무장하여 신비감과 스릴감을 주는 밀물이 더욱 낭만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회원님들은 만면에 미소를 짓고 삼삼오오 다리를 건넌다. 다행이다. 실망으로 채색된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그저 즐거워 하시는 것 같아 내심 너무 흐뭇하다. 모두 초면인데도 반갑게 인사해 주시고 손을 흔들어 주신다.
단연 눈에 띄는 드레스 코드의 여신이 계셨다. 하얀 드레스여인. 아덴님이라는 명찰을 달고 계신다. 순간 의사인 남편을 따라 중국 오지에서의 사랑과 삶 봉사를 그린 페인티드 베일(painted veil)이라는 영화에 나오는 나오미 왓츠가 오버랩 되었다. 초면에 투피스인가요? 원피스인가요?라고 물을 수 있을만큼의 숫기가 나에겐 없었다. 그런데 그 하얀 드레스보다 더욱 매혹적인 것은 빨간 기운 감도는 안경 아니, 그거 안경입니까? 아님 썬글라스 인가요? 역시 묻지 못했다. 오른손엔 퍼플 스카프. 모자는 쓰지 않으셨다. 우산을 쓰셨기에. 양산입니까? 우산입니까? 역시 묻지 못했다. 베이지색 신발인 것 같다. 샌들인가요? 구두인가요? 역시 묻지 못했다. 물론 영화속 나오미 왓츠는 하얀 꽃무늬 양산을 들었고 안경을 끼지 않았지만. 웬걸 나오미 보다 더 아름다우신 걸... 그런데 여긴 관광지, 관광지에 드레스라니! 아웃도어가 아니고 말이지. 이 얼마나 경계를 뛰어넘는 발상인가? 그럼 페인티드 베일이 아니야. 맞아 니키타야? 니키타의 안나 파릴로드이 이미지가 떠올랐다. 하얀드레스를 입고 장총을 겨누던,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드레스가 더 할 수 없이 매력적 이었던, 그 뭔가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안타까움과 아름다움에 떨어야 했던 그 니키타의 그 여인이 떠올랐다.
아덴님? 님은 나오미 인가요? 니키타인가요? 나는 묻지 못했다. 여행 내내 아덴님께 난 한마디도 묻지 못했다.
퍼플섬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I PURPLE YOU라 새겨진 조형물에 다다르자 회원님들은 기념 촬영하기에 여념이 없다. 근정님의 카리스마가 또 한번 빛을 발했다. 마치 오케스트라 연주를 보는 듯 했다. 회원님들은 일사분란하게 근정님의 지휘에 맞추어 조형물에 앉아 포즈를 취했다. 한손을 들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연이은 촬영이 이어졌고 근정님은 자신의 얼굴보다 10배는 큰 카메라를 능수능란하게 다루었다. 멋진 작품이 나올 것이 틀림없었다. 우린 환상의 오케스트라단원이었다.
4부에서 계속-
첫댓글
퍼플섬 여행스케치로
글 줄 주제가 많아서
마니마니 행복하시지예?
무패왕님
글솜씨는 다방면으로
과히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진심으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좋으네요~^^
울 함박님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네
영원한 내편일거 같은 착각 영원히 간직할께요
무패왕님
파이팅 입니다~
너무 수고 하심에 박수를 드립니다
내일 대장정에서 또 거대한 카메라 목에 걸고 하루종일 노심초사 하실모습 눈에 선합니다.
즐기고 또 즐기시고 무사귀환 기원합니다
나의 영웅 근정님 화이팅!!!
무패왕님 멋지세요.
언제라도 회원님들이 기억할 것입니다.
내일은 옥천으로 떠납니다. 기회되면 7/24 계곡으로 가려고 합니다.
우리들의 영웅 지기님!
내일 온화한 미소로 진두지휘하실 모습 눈에 선합니다.
너무 노심초사 하시지 말고 즐기고 오시길.
건강 건승 무사히 돌아오시길 기원 합니다.
7/24일은 저도 참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80%)
확정 되면 신청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