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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문서 사천왕문에 이르는 삼나무 숲길은 투박하지만 정감이 있다. 양쪽에 도열된 현무암 부처님들은 이국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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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례 소실, 1969년부터 본격 불사 대웅전 안 목조관음좌상 문화재 지정 대불, 현무암 불상 참배객들에게 ‘눈길’
한라산 650m 기슭에 자리한 조계종 제 23교구 본사인 관음사는 제주의 30여 사찰을 관장하는 제주 불교의 중심도량이다.
그 힘의 근원은 제주의 불교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관음사는 불교전래 초기에 창건돼 발전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 증거는 제주의 여러신화, 전설, 민담에 관음사를 괴남절(제주 방언으로 관음사), 개남절, 동괴남절, 은중절이라고 민간에 유포돼 전래해오는 것이다. 구전에 따르면 고려 문종때(1046~ 1083) 창건됐다는 설이 있고, 조선시대에도 존재한 사찰이라는 기록이 남아있다.
그러다 조선시대인 1702년 이형상 목사에 의해 제주지역 사찰 전부가 훼철되면서 관음사도 함께 사라진다. 200여년간 명맥만 유지돼 오다 지난 1908년 안봉려관 스님에 의해 중창됐다. 스님은 지역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는 어려움 속에서도 해월굴에서 3년간 관음기도를 드리며 법당과 요사채를 완공한다. 절의 외형을 갖추는 불사가 일단락되자 제주 중심지인 중앙로에 시내 포교당인 대각사를 세워 제주도민과 함께 호흡하며 적극적으로 포교활동에 나선다. 오랜시간 맥이 끊겼던 제주의 불교가 관음사를 중심으로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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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제23교구 본사인 관음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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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관음사는 1939년 화재로 대웅전 등이 모두 불타 없어지면서 질곡에 찬 역사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 들고 만다. 이어 1948년 제주 4·3 당시 관음사의 위치가 전략적 요충지였기에 토벌대와 입산 무장대가 관음사를 중심으로 상호간 첨예하게 대치했고, 이러한 과정에서 관음사는 모든 전각이 전소되는 아픔을 맞는다.
이후 관음사가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1962년 한라산 입산금지가 풀리면서 부터다. 1969년부터 다시 시작된 중장불사는 대웅전을 시작으로 선방, 영산전, 해월각, 사천왕문, 일주문, 종각 등이 차근차근 불사가 이루어지면서 지금의 모습을 되찾는다.
제주불교의 역사를 밟아온 관음사, 그것은 비운의 섬 제주가 걸어온 슬픈 역사와 닮은꼴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명사들의 방문이 잦은 곳 중 하나도 바로 관음사다.
특히 할아버지가 관음사 초대 신도회장을 역임한 강금실 前 법무부 장관은 마음이 복잡할 때면 제주를 찾는데, 그때마다 이 곳 관음사를 참배한다고 한다. 일주문서 사천왕문에 이르는 삼나무 숲길에 투박하면서도 정감가는 현무암 부처님들이 관음사의 매력이라 말한다고 한다. 마치 남방불교의 선원을 들어가는 듯한 이국적인 정취다.
그 길을 지나면 대웅전이 보인다. 1973년 8월 완공됐다. 내부에는 주불로 석가모니불이, 또 제주도유형문화재 제 16호로 지정된 목조관음보살좌상도 함께 봉안중이다. 탱화는 근래에 조성한 영산회상도를 비롯해 신중탱화가 있다.
옆에 있는 청동 범종은 지난 1993년도에 만든 것이다. 대웅전안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바로 목조관음보살좌상이다. 이 불상은 지난 1698년 조성된 것으로 본래 전남 영암 성도암서 개금된 이후 해남 대흥사에 봉안돼 있었는데, 이후 안봉려관 스님이 1925년 관음사로 이운했다.
이 보살상은 17세기말 전형적인 불상 양식을 두루 갖춘 단아함과 눈코입의 양감있는 얼굴표현, 화려한 옷 주름 등으로 당대의 수작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이 보살상은 머리에 삼산보관을 따로 쓰고 있는 등 문화재적 가치가 높아 1999년 10월에 제주 지방 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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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형식으로 조성된 관음사 미륵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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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을 나와서는 제주대불쪽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대불은 불자들에게 이 세상 모든 중생들이 과거때부터 미래생까지 다 겁생토록 충만한 삶을 살기를 바램이 새겨져 있어 참배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2009년 2월 전통목재 양식으로 건립된 2동의 선센터에서도 다양한 불교문화체험을 할 수 있다. 현재는 내외국인들에게 템플스테이 공간으로 활용중이다. 마지막으로 관음사서 빼놓지 말고 챙겨볼 게 또 있다. 제주불교의 중흥조인 안봉려관 스님의 흔적이다. 해월굴 입구에는 스님의 석상과 행장을 기리는 행적비가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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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관음사 주지 성효 스님 |
“유치원 조성 올해 큰 불사”
주지 성효 스님
관음사는 2007년 관음사 사태 이후 흩어져 버린 신도와의 관계가 불안정해 왔다. 아직도 마무리 되지 않은 법적분쟁은 아물지 않은 상처다.
주지 성효 스님 “아직은 미흡할 지라도 기본적인 뼈대를 통해 흩어지고, 돌아섰던 신도들의 마음을 돌리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꼭 추진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는 스님은 “미래불자가 곧 한국불교의 희망이듯 새싹불자를 육성하는 사업으로 관음사 산하에 유치원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교구본사로서 짊어지고 나가야 할 책무이자 제주불교를 살리는 길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또한 스님은 “템플스테이 개념의 사찰음식 체험관은 최근 트렌드에 맞는 ‘힐링음식’을 바탕으로 한 건강과 포교, 수행이 연결되는 구조”라며 “미륵대불 인근에 관음사 신도뿐 아니라 인근 등산객까지 향유할 수 있도록 복합적인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볼만한 곳>
▲한라산 관음사 야영장
최근들어 캠핑문화가 유행을 타면서 제주에도 가장 저렴하면서도 힐링을 전하는 관음사 야영장이 인기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 밤이면 제주시민들에게 최고의 피신처이기도 한 관음사 야영장은 해발 620고지에 위치, 시내권보다 5도 정도 낮기 때문에 제대로 된 피서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제주도에도 많은 캠핑장이 많지만 비용과 주변환경, 편의시설을 감안하면 관음사 야영장이 으뜸이다. 이용방법은 선착순이며, 운연기간은 연중무휴다. 이용요금은 소형텐트 3천원, 중형텐트 4천5백원, 대형텐트 6천원이고 주차요금은 1천 8백원이다.
문의)064-756-9950(관음사탐방안내소).
▲제2도깨비도로
제주에 많이 알려진 도깨비 도로는 제1과 제2도깨비로가 있는데 제1도깨비도로는 1100도로에, 그리고 제2도깨비도로는 5.16도로에서 관음사로 향하는 산록도로변에 있다.
도깨비도로는 내리막길인데도 불구, 차가 거꾸로 올라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실 이 도로는 착시현상으로 실제 경사도가 낮은 곳이 시각적으로 높게 보여서 생기는 현상이다. 착시 구간이 100m정도 되는 이 도로에서 신비함을 맛볼 수 있어 관광객들이 꼭 한번 거쳐 가는 단골 코스다.
▲한라산 관음사 코스(아래 사진)
한라산 관음사 인근의 한라산관음사등산코스는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을 오를 수 있는 8.7km의 탐방로이며 편도 5시간 정도 소요된다. 계곡이 깊고 산세가 웅장해 한라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코스다. 특히 전문 산악인들은 물론 성판악 코스 탐방객들도 하산 할 때 주로 이 코스를 이용한다.
▲관음사 가는길=주소는 제주시 산록북로 660이다. 제주국제공항서 77번 버스를 타면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77번 버스는 주말과 공휴일에만 운영된다. (064)724-6830 |
첫댓글 관음사는 세 번 정도 다녀왔지요. 그 중 한 번은 향불교 회원님과 성판악에서 백록담 정상에 오른 다음 _()_
관음사로 내려오는 탐방로를 통해 관음사에 갔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자세한 내용은 후기에 남아 있습니다.
제주도에 간다면 관음사와 앞서 소개한 약천사, 법화사, 탑사 등은 必訪해야지 않나 생각합니다.
제주의 사찰은 대부분 4.3사건과 관련된 아픈 상흔을 담고 있습니다. 지금은 제주 뿐만 아니라
모든 불자의 귀의처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