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5.07. 일요일 오후 비오는 날 주말밭 방문
새벽 6시에 일어나 전화상담하러 가서 11시에 마치고 주말밭으로 갔다. 상담소 앞에 남편이 차를 대기하고 있었다. 주말밭가에서 구워먹을 고기와 숯을 샀다고 했다. 2일전부터 내리는 비는 계속 줄줄 거렸다. 마비정 산골에 도착하니 평상시 원했던대로 골짜기 도랑에 물이 제법 철철 흐르고 있었다. 그동안 산골 도랑에 고인 물에서 자라던 올챙이가 모두 떠내려갔을 것 같다.
남편은 숯불을 피우고 옆 주말밭 주인(남편친구)은 자기 남동생을 초대해 자기 밭의 상추와 쑥갓을 뜯어서 흐르는 물에 씻었다. 나는 우리 주말밭에서 우산을 쓰고 쑥갓과 케일 잎을 땄다. 숯불이 피워지고 돼지고기를 구웠다. 산골 도랑가 주말밭 비닐하우스에서 빗소리 들으며 먹는 돼지고기 쌈! 그 맛은 글로 표현할 수 없다. 가죽잎, 산초잎, 뽕잎, 비비추잎도 쌈에 곁들여졌다.
비비추잎은 관상용 꽃이지만 나물로도 먹는 식용약초이다. 남편친구가 아침부터 시작한 등산에서 야생 비비추를 뜯었다면서 비닐 한봉지 가득 나에게 주었다. 장아치를 담든지 된장국을 끓이든지 나물을 하든지 요리하라고 했다. 집에 와서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몸에 좋은 약용식물이었다. 비비추잎을 먹는다는 이야기는 이전에 들었는데 이렇게 몸소 요리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주말밭으로 올라가는 길목
드디어 주말밭 비닐하우스가 보이고
흘러내리는 계곡물도 한 컷!
주말밭가에서 고기를 구워먹으며 환담하고 놀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바로 옆골짜기 마비정마을에 들렀다.
마비정(馬飛亭/井)의 유래
옛날에 어느 한 장군이 마을 앞산에 올라가서 건너편 산에 있는 바위를 향해 활을 쏘고는 말에게 화살보다 늦게 가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있다. 말이 떨어지자 그 말은 힘을 다하여 재빨리 달려갔으나 화살을 따라잡지 못하였다. 이 말은 죽임을 당하였는데, 이를 본 마을 사람들은 말을 불쌍히 여겨 마을 사람들이 "마비정"이라는 정자를 세우고 추모하였다고 전한다.
예로부터 청도지역, 가창지역 주민들이 한양이나 화원시장을 다닐 때 말을 타고 가다 정자에 쉬어가기도 하고, 또한 물맛이 좋아 피로가 쌓인 사람이나 말이 이곳에 물을 마시고 원기를 회복하고 빨리 달렸다 하여 말 馬(마), 날 飛(비), 정자 亭(정) 또는 우물 井(정)으로 불린다.
남편친구를 따라 마을 곳곳을 둘러보았다. 산골이라 추워서 어스스 떨렸다. 시내보다 5도 정도는 낮은 기온인 듯했다
어느 집 마당에서 처마끝에 주렁주렁 핀 키위꽃을 처음 보았다. 연노랑꽃이 참 예쁘다. 비에 흠벅 젖은 작약꽃도 빗방울을 매달아 어여쁘다. 분홍아카시아꽃도 비에 젖었다. 개량된 이 아카시아꽃은 향기가 없다. 하얀 아카시아꽃 향기는 참으로 그윽한데!
여기서 삶은 옥수수를 2개를 3000원 주고 샀다. 떨이라고 했다. 남편친구가 가게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그를 따라 이 마을 경로당에 갔다. 남편 친구는 이 마을의 유지이다. 날씨가 추워서 입술이 파랬었는데 경로당 따뜻한 방에서 추운 몸을 녹였다. 그 곳에 80대 여성 노인이 세 분이 계셨는데 반갑게 맞이하며 손님이 왔다며 소주 2병과 안주로 향긋한 더덕무침을 내놓았다.
마비정마을의 벽화, 올 때마다 볼 때마다 정겹다.
우측 사진과 아래의 사진 - "마비정"이라는 우물.
마비정 벽화
마비정을 구경하고 돌아나오는 길 - 주차장으로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