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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5월 24일 《한겨레》신문과의 대담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4년 6월 전쟁 일보 직전 상황에 대한 회고에서 “하루는 보고를 받으니 내일… 대사관 직원 가족들의 철수를 발표한다는 것이었다. 미국이 전쟁 직전에 취하는 조처다… 남북에서… 천만 명에서 2천만 명이 죽을 것이다…. 그 날 저녁 클린턴하고 32분 동안 통화했는데 대판 싸웠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한반도전쟁에서 남과 북은 운명공동체라는 것과, 또 전쟁국면에 들어가면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 주어야할 의무를 가진 우리의 대통령마저도 미국이 주도하는 전쟁을 막을 수 없다는 기막힌 사실을 말해준다. 한국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조금도 개의치 않고 전쟁프로그램을 그대로 진행하고 있었다. 당시의 전쟁위기를 분석한 논문과 책 어느 한편도 김대통령이 반대했기 때문에 전쟁을 막았다는 분석은 없다.
2001년 6월 제주도 평화포럼에 참석한 당시 국방장관이던 페리는 이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전쟁이 발발하면 승리하겠지만 한국군. 미군. 한국 국민의 피해가 엄청날 것이라는 게 드러났다… 주한미군을 수 만 명 증원하는 계획을 입안했고, 주한 미대사관에 민간인 철수계획을 준비토록 지시했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이 전쟁 개시를 승인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우리는 …김일성의 전언을 받아 협상에 나선 것이다.”
이러한 전쟁위기를 맞아 이 땅의 남녀노소 모든 사람들은 응당 일치 단결하여 전쟁막기에 혼신의 힘을 모아야 한다. 그러나 정작 죽고 사는 문제가 걸려 있는 이 절박한 전쟁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우리의 주류 정치계와 주류언론은 전쟁을 막기 보다 오히려 미국의 주류처럼 전쟁을 부추기는 데 앞장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에게는 남과 북의 수천만이 전쟁으로 죽게 되는 상황일랑 전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또 정부나 친미주의자들은 한미동맹을 금과옥조처럼 되풀이하고 있다.
이번 막가파식 전쟁광인 부시의 방한에서 그의 악의 축 전쟁위협에 급 제동을 가한 것은 600여 개의 전쟁반대 평화사수 사회단체와 보통사람인 민중들과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학생들이었다. 이제 이 전쟁위기를 획책하는 물적 토대가 바로 주한미군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이에 대한 현주소를 살펴본다.
주한미군과 한반도 전쟁위기
해방이후 우리 사회에서는 냉전성역의 장막이 가로 쳐져, 이에 대해서는 무조건 표준정답만 이야기해야지 조금이라도 다른 이야기하면 때로는 목숨도 앗기고 옥살이도 해야하고 또 학교나 사회에서 축출되기도 한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것들이 좌익은 악의 화신이고, 우익은 선의 확신이며 한국전쟁은 무조건 북한의 침략전쟁이지 통일전쟁도 아니고 내전도 아니다 등이다. 주한미군 또한 바로 이 냉전성역이다.
주한미군은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위해 필수불가결하고 심지어 통일이후까지 주둔해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의 철칙으로 되어 있다. 이 표준정답과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은 반미로 낙인찍히고, 반미=용공=친북=급진세력=불순세력=탄압대상(무조건) 이라는 올가미가 덮어 씌어진다. 이래서 지난 반세기 넘게 근거 없는 신화나 종교적 맹신 속에 미국과 주한미군을 안치시키고 흠모와 동경의 대상으로만 보아왔다. 이제는 이 종교적 믿음의 높은 자리에서 주한미군을 땅으로 끌어내려 구체적 사실에 의한 과학적 지식에 의해 진실을 밝혀야 할 시점이다. 곧 주한미군에 대한 냉전성역 허물기를 본격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미군주둔의 불가피성은 무엇보다 군사안보를 근거로 하고 있고, 이는 또 두 가지 전제에 기반한다. 하나는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이 높고, 둘째는 남한군 열세 때문에 전쟁 억지력을 주한미군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오늘날 이 두 가지 전제는 허구에 불과하다.
북한 무력도발가능성을 보자. 이미 북한군사력은 남한의 군사력에 비해 압도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이 없더라도 북한의 무력도발은 그들에게는 자살행위일 따름이다. 또 앞에서 보았지만 탈냉전을 맞은 1990년대에 연속된 한반도 전쟁위기는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 조성했다. 걸프전쟁이후의 제2의 한국전쟁 시나리오, 1994년의 전쟁발발 일보직전으로 치달았던 영변핵위기, 1998-1999년 금창리핵위기, 2002년의 악의 축 전쟁위기 등이 그것이다. 이 구체적 경험적인 사실에 의한 과학적 지식에 의하면, 북한의 무력 도발가능성보다는 미국의 전쟁도발 가능성이 ‘4 : 0’으로 절대적으로 높다는 것이 명확해진다.
또한 과거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북한은 끈질기게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해 왔지만 미국은 지속적으로 전쟁을 제도적으로 막는 장치인 이 평화협정을 거절해 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북한이 진정으로 남침 야욕을 가지고 있다면 전쟁의 소지를 없애는 평화체제 구축을 지속적으로 추구하지 않았을 것이고, 미국이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평화체제 구축에 벌써 응했어야 마땅하다.
둘째 전제인 남한군사력 열세론은 육군자체 분석에서도 부인되고 있다. 1999년에 만든 육군 정훈교재는 ‘북한군이 국군을 두려워하는 5가지 이유’를 들고 있는데 세 번째는 "북한군의 무기와 장비는 양적으로 국군보다 1.6배 많지만 육군무기의 40%, 해군 함정의 70%, 공군전투기의 65%가 폐기처분 직전의 노후장비"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남북간 군사비 격차를 보더라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국방백서도 밝혔지만 북한 군사비는 13.6억 달러에 불과하나 남한은 스톡홀름평화연구소에 의하면 10배인 151억 달러이고 1995-99년 외국무기 구입비는 60억 대 1.9억 달러이다.
실제로 군사안보 차원에서 주한미군은 전쟁을 억지하기보다는 오히려 한국이 남의 전쟁에 휘말릴 위험성을 더 높이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호전적인 레이건 미국대통령 재임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와인버거는 주한미군은 북한보다는 소련을 겨냥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는 만약 중동에서 소련과 전쟁이 일어난다면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그것도 일본군, 미군, 한국군이 합동으로 북한을 침공하고는 이곳 한반도에서 소련에 대한 핵공격까지 벌릴 것이라고 했다.
미국, 그네들의 이익을 위해 한반도가 핵전쟁 대리전쟁터가 되어야 하며, 또 우리 민족이 공멸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우리가 그렇게 혈맹으로 짝사랑하는 미국의 참모습이다.
미국, 그들의 전쟁에 우리가 원하지 않더라도 미국을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전쟁을 치를 수밖에 없는 기막힌 현실은 지금도 계속된다. 특히 중국과 대만 사이에 전쟁이 발발할 경우 우리는 중국과 전쟁을 치러야 하는 끔찍한 상황이 오고, 이는 다시 남북간의 전쟁으로 직결될 것이다. 곧, 대만이 독립을 선언하게 되면 중국은 이제까지 공공연히 주장한 것처럼 통일을 위해 대만을 침공할 것이고, 이 경우 미국과 일본이 전쟁에 개입하게 된다. 이 때 주한미군은 자동적으로 중국을 공격할 것이고 중국은 주한미군을 공격하기 위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것이다. 그리고 주한미군의 지휘를 받고 작전권도 없는 한국군은 자동적으로 중국과의 전쟁에 휘말리게 되는 것이다. 정작 전쟁의 주체인 미국 땅에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고 아무런 관계도 없는 우리 땅에서는 주한미군 때문에 전쟁의 참화 속으로 빠져 들어가게 된다. 상상하기에도 너무나 끔찍한 일들이 주한미군으로 인해 구조적으로 발생될 수밖에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주한미군 철수의 당위성
이를 볼 때 이 땅에 전쟁을 막아 우리의 생명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제까지 맹신해 왔던 주한미군의 불가피성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 명확해진다. 오히려 우리 모두가 죽지 않기 위해서라도 주한미군을 철군시켜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 밖에도 주한미군 철군론은 불평등하고 비정상적인 한미관계를 대등한 한미관계로 바꾸자는 평등권, 서울시민의 식수인 한강에 독극물을 투하한 것에 대한 환경권과 생존권, 국제 폭격장이 되어버려 주민들의 삶이 원천적으로 파괴된 데 대한 생활권, 주한미군 범죄에 희생된 한국인의 인권, 외국군을 철군시켜 군사작전권을 되찾고 자주권을 높이자는 주권, 통일을 앞당기기 위하여 미군을 철군하자는 통일권, 주한미군이 전쟁 억지력을 행사하기보다는 오히려 한반도를 전쟁으로 몰아갈 위협이 있다고 철군을 주장하는 평화권과 생명유지권, 주한미군의 존재 때문에 우리의 군사체제가 주한미군에 종속되어 자주국방이나 자주적 무기체계가 훼손된다는 군사기술적 자주권, 우리 땅을 되찾아 땅주인이 되겠다는 재산권 등의 차원에서도 당연히 주장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수도인 서울의 심장부를 고려시대 원나라 군대가 주둔한 이래 조선조 말 청나라 군대, 식민지기간의 일본군, 해방과 더불어 미점령군이 독차지했고, 한국전쟁 이후 주한미군이라는 외세가 치외법권 지역을 설정해 우리 나라 위의 상전 행세를 하고 있다. 이 망국적 민족사가운데 56년이란 미군주둔만큼 오랜 기간 외국군이 주둔한 적이 없다. 여기에다 아파트까지 지어 영구주둔을 획책하고 있다.
이 주한미군은 우리의 미시적 삶에서부터 거시적인 민족사 행로에까지 온갖 내정간섭과 지배자의 역할을 해 왔다. 이 땅의 사대주의 분단기득권 세력은 이러한 민족의 질곡과 예속으로부터 해방을 추구하기보다는 예속과 분단의 길을 지속적으로 추구해 오고 있다. 이제 6.15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새로운 시대인 통일성취시대가 열렸다. 이제 통일시대의 민족사적 핵심과제인 평화와 통일을 쟁취하여야 할 시점이다. 우리와 민족의 미래를 더 이상 이들 외세, 이 외세와 야합한 사대주의자, 분단기득권 세력에게 맡겨둘 수는 없다.
‘악의 축’ 전쟁위협과 부시방한
한반도에 사는 우리들 모두는 남의 나라 대통령인 부시의 악의 축 발언으로 삽시간에 전쟁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연두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악의 중심 축’의 하나로 규정했고, 연이어 ‘북한 등에 모든 대안이 검토되고 있다’면서 기습전쟁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잇달아 북한을 겨냥하고 있는 미국의 가공할 핵무기나 군사무기에는 일언반구도 없이 일방적으로 북한군사력을 후퇴시키라고 욱박지르면서 사실상 북한의 무조건 항복을 요구했다. 소수자라기보다는 미국의 주류보다 더 주류로 행사하는 라이스 안보보좌관은 "사정을 봐주는 식으로는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면서 우리의 대북 포용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러한 미국정부의 전쟁 광적인 정책을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을 “누가 이를 악마가 아니라고 주장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미국정부의 의무는 공격이 취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공격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기습공격을 부추겼다. 의회를 비롯해 미국국민의 80% 가 넘게 우리의 고귀한 생명권을 짓밟아버릴 한반도 전쟁위협에 박수갈채를 보이면서 막가파식 부시에게 백지수표를 위임했다.
북한이 테러와 관련이 없다는 것은 주한미국대사도 인정한 것처럼 전쟁빌미가 되지 않으니까 13.6억불의 군사비를 쓰는 북한의 재래식무기를 250배가 넘는 3400억불의 군사비를 쓰는 미국 또 10배인 151억불을 쓰는 남한에 위협이 된다고 후방으로 배치하고 감축하라고 강압했다. 그러면서 남한에게는 F-15K 등 무려 100억불의 무기를 강매하고 MD체제에 편입시키려 한다. 무려 6천기의 전략핵무기와 온갖 대량살상무기는 독과점하고 있는 미국이 한 줌에 불과한 북한의 미사일이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라고 길길이 띠고 있다. 제 정신을 가진 사람과 나라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1998-1999년 미국은 금창리 핵개발 의혹을 빌미로 1990년대 세 번째의 한반도 전쟁위기를 초래했다. 그러나 정작 사찰을 해 본 결과 사실무근임이 판명되었다. 단순한 미국의 의혹제기에 한반도가 전쟁일보직전의 위기 상황으로 몰리는 게 우리의 운명이란 말인가? 럼스펠드 보고서는 1998년 7월 북한이 5년 이내에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미국을 파괴한다고 했으나 이는 조작임이 드러났다. 사실무근과 조작으로 미국은 불과 2-3년 전에도 한반도에 전쟁위협을 벌렸던 것이다.
이러한 데도 작금의 황당무계한 대북한 전쟁위협 빌미를 사실인양 부화뇌동하는 이 땅의 주류언론과 주류정치인들은 과연 어느 나라의 정치인이고 어느 나라 언론인가? 이들은 북한이 "미사일 개발은 물론 세계 제1의 미사일 수출국"이며 CIA 보고서를 바탕으로 작년에도 핵무기 기술을 확보하려했고, 최소한 1, 2개의 핵무기를 만들 만한 플루토늄을 생산해왔다고 주장했다. 또 햇볕정책 때문에 한미간의 이견이 생겼으며 올바른 길은 햇볕정책을 버리고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따르라는 것이다.
또 한 대표적인 정치인은 미국까지 가서 이들 전쟁광 앞에서 북한 핵에 대한 특별사찰을 받을 것을 주장하여 미국의 충실한 대변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특별사찰을 요구하는 것은 북미제네바협정 위배이고 국제원자력기구 협정 위배이다. 이런 것도 모르는 자가 우리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한다.
북한이 1억 불도 되지 않는 무기수출국인데 미국을 제키고 ‘세계 제1의 미사일 수출국’이라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정당이 과연 수권 능력이 있는 정당인가? 또한 94년 이후 북미제네바협정에 의해 일체의 플루토늄 생산이 중단되어 있고 북한이 이 협정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것은 미국 측도 인정하고 세계가 다 공인하는 사실인데 플루토늄을 생산해 왔다는 CIA주장만 금과옥조처럼 되풀이하는 이들의 지적 능력은 초등학교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 아닌가?
전쟁이 일어나면 그것은 미국과 북한간의 북·미 전쟁으로 끝날 수 없다. 전쟁은 주한미군이 중심이 되고 작전지휘권도 없는 한국군은 원하든 아니든 미군의 작전지휘를 받아 자동적으로 미국의 전쟁에 동원되어 우리 북한동포에 총 뿌리를 겨눠야 한다. 그 결과는 미국과 한반도 사이의 전쟁이며 남이든 북이든 우리 민족은 대부분 처참한 죽음에 내몰리게 된다. 이런 점에서 남북은 한반도 전쟁에 관한 한 운명공동체가 될 수밖에 없으며 북쪽만 죽고 남쪽은 살수 있다는 희망은 망상에 불과하다.
탈미 자존(脫美 自存)의 길
부시의 방한을 맞아 정부는 제대로 된 목소리하나 내지 못하고 한미동맹 강화를 앵무새처럼 외쳐댔다. 반세기이상 줄기차게 한미동맹에 매달린 결과가 바로 전쟁공포라는 통탄할 현실 앞에서도 여전히 한국의 주류언론이나 정치인들은 한미동맹 한미동맹을 읊조린다. 미국인보다 더 미국인다운 이들 사대주의 무리들에게 전쟁위기를 막을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오직 600여 개의 사회단체, 민중, 그리고 젊은 학생들이 성남공항에서부터 도라산역까지 모든 역량을 전쟁방지에 집결하는 단호한 대처만이 이 막가파식 전쟁놀음을 중단시킬 수 있었다는 것을 이번 부시 방한을 맞아 똑똑히 보여주었다.
세계사적인 탈냉전과 민족사적인 통일시대를 맞아 우리의 당면과제 가운데 하나는 바로 한반도 속의 미국을 탈냉전적 순응물로 만드는 것이다. 냉전전사 미국의 철옹성 같은 모습도 6월항쟁에서는 6.29선언이라는 수동혁명을 제안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고, 영변핵위기에서는 북한의 민족자주적 대응으로 수모를 당하는 꼴이 되었다. 금창리 핵위기에도 김대중정권의 포용정책은 미국의 허를 찔러 민족안보를 도모했다. 또 악의 화신의 모습으로 이 땅에 전쟁의 광풍을 휘몰고 오려던 막가파 부시도 전쟁반대와 미국반대를 외치는 우리들의 단호하고 결집된 부라림에 겁을 집어먹고 꼬리를 슬쩍 내렸다.
이 곳 땅에서 미국이라는 야만적 패권주의가 우리에게 강요하는 ‘우리가 우리일 것을 거부하는 자아 소멸과 자아해체’를 단호히 배격하고 우리 자신에 대한 자기 긍정, 곧 탈미자존(脫美 自存)으로 우리는 당당히 나아가야 한다. 이럴 때만 미국의 야만성, 제국주의성, 반역사성, 일방주의, 황야의 무법자성 등이 이 곳 우리 땅에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