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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럼비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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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제주 강정당 스크랩 강정을 사랑하는 서귀포시민들의 평화버스 기행 ( 9월 4일 일요일)
가을숲으로 추천 1 조회 89 11.09.08 17:43 댓글 7
게시글 본문내용

 

                  구럼비로 가는 험난한 여정

 

햇살이 따가운 초가을 날씨.

오후 2시를 앞두고 우리 가족은 서귀포 복자 성당으로 향했다.

따가운 날씨에 감히 밖으로 나서기가 두려웠지만

이젠 연인이 되어 버린 강정이 또다시 보고 싶어졌다.

 

천주교 신부님과 수녀님, 신자님들 그리고 서귀포 시민 모두 합해 약 60-70명은

서귀포 시민 1차 평화버스를 타고 월평을 돌아 강정 마을에 도착했다.

30도를 넘는 뜨거운 뙤약볕 아래 우리는 강정포구로 발길을 옮겼다.

삼거리는 8월 24일 이후부터 경찰이 막고 있어서 직접 구럼비 바위를 찾아 갈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돌고 돌아 강정 포구로 가보는 것이다.

 

지영씨는 아이 셋이나 데리고 있었는데 막내는 자고 있어서  들쳐업고 그 길을 가고 있었고,

한 여성은 만삭의 몸을 이끌고 그 고행의 길을 함께 하고 있었으며,

아이들은 비오듯 땀을 흘리며 힘겹게 목적지로 내딛고 있었다. 

10여분을 걸었을까 담수가 나오는 곳에서 여러 명의 아이들이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맘껏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괜히 마음이 찡하다.

아이들의 터전이 사라질 위기에 있는 현실에서

내년 여름에도 해맑은 모습으로 물놀이를 할 수 있을까라는...

 

그리고 얼마후 우린 하수구인듯한 곳에서 최고 수질에만 산다는 은어를 볼 수 있었다.

강정은 제주도 어느 마을보다 물 좋은 곳임을 다시 한번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나다니는 이런 마을 한가운데서 은어떼를 본 건 처음이었다.

정말 신기하였다.

 

또 얼마를 걸었을까 전방에 경찰기동대들이 길을 아예 막아서 있었다.

구럼비 바위로 가는 길도 아닌데 우리 대열을 아예 막아 버린 것이다.

난 그것을 뚫고 가려다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옆 사람의 만류에 겨우 진정하고 숨을 돌렸다.

공사현장도 아니고 왜 우리 땅을, 우리의 길을

걸어가지도 못하는가?

우리는 잠시 경찰과 언쟁을 하다가 사진만 찍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아이들도 있었고, 달리 어쩔 도리는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난 혼자라도 어떻게든 가고 싶어 거기에 남았다.

물론 대열과 같이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이러다 포구에 가는 기회를 평생 잃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이성은 멀어져 갔고, 분노만 치밀어 올랐다.

 

혼자 있는 나에게 경찰들은 건방진 말들을 날리며 시비를 걸었다.

나를 찍기 위한 카메라는 2대나 움직이고 있었고, 서울경찰 기동대놈들은 나를 우롱하였다 .

나의 폭력성을 끄집어내어 건수를 만들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참으로 기가 막혔다.

실랑이 끝에 손에 상처를 입고 난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만 했다.

손에 피가 흐르고 있었고 더이상은 무리였다.

 

비닐하우스로 난 길을 찾아 방풍나무를 뚫고 가시에 찔리면서 가다보니

어느 민박집 뒤로 연결되어 있었고, 곧바로  길을 찾을 수 있었다.

불과 50미터 남짓한 그곳에 강정포구가 보였다.

바로 엎어지면 코닿을 그곳에 포구로 가는 길이 열려 있었던 것이다.

참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 가까운 거리를 막고 있었다는 게...

 

강정 포구로 가는 찻길에는 경찰들이 일렬로 난간에 서 있었고

멀리에는 육지 경찰 버스들, 전경과 의경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너머에는 그토록 가고 싶었던 구럼비 바위가 있는 중덕이 보였다.

거기에는 전경부대가 까만 차광막을 쳐 놓고 쉬고 있었다 .

구럼비가 있는 중덕에는 최근 몇 개월 동안 여러 차례 가 보았는데

그 짧은 기간에도 정이 많이 들어 있었다.

하물며 평생을 드나들었던 주민들의 심정은 오죽 하겠는가?

 

난 다시는 보지 못할지도 모르는 이 풍광을 마음에 품어 보며,

연신 셔터만 누를 수 밖에 없었다.

한참 거기 서 있다가

다시 길을 얼마나 올라갔을까,

문득 전화를 하니 대열은 경찰과 합의해서 포구가는 것을 이뤄냈다고 했다.

난 다시 포구로 향했고...

 

돌아오는 내내 아까 경찰들과 싸웠던 일들로 머릿속이 까맣게 되었다.

육지 경찰들한테 당했다고 생각하니 분노는 좀처럼 가시지 않은 것이다 .

서울 경찰 기동대에 이어 광주지방 경찰들까지 1300여명...

4.3 이후 최대 규모의 경찰이 이 작은 마을을 짓밟고 있는 것이다. 

 

제주는 이미 제 2의 4.3을 맞이하였다.

도민들의 힘을 다시 모아야 할 때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하여  2차 3차 4차 ......의 평화버스가 행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해군과 정부로부터 우리의 강정을 지켜내야할 것이 아닌가?

    

 

 

 


 

 

아무쪼록 더운 날씨에 서귀포 시민 1차 평화버스에 함께 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아울러 이 행사를 만들어 주신 박명아 선생님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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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1.09.08 17:43

    첫댓글 해군기지 결사반대! 폭력 경찰 물러가라

  • 11.09.08 18:52

    함께 하지 못해 죄스럽습니다.

  • 11.09.09 22:16

    가을숲으로님이 누굴까?

  • 작성자 11.09.10 11:43

    댓글 올려 주셔서 감사하구요. 정말 궁금하시면 메일주소이나 연락처 남겨주시면 가르쳐 줄게요.^^

  • 11.09.11 09:09

    나도 버스참가자인데..사진에 가을숲으로님이 있나요?????

  • 작성자 11.09.13 11:35

    거의 제가 찍은 사진이라 얼굴은 안 나왔구요. 나온 사진 중 하나는 모자에 가려서 얼굴은 잘 안보이네요. 다음 3차 평화버스에서 인사하면 좋겠네요.

  • 11.09.19 09:12

    저두 그 버스 타면 울 님들 다 만날 수 있겠지요..^^
    고맙습니다
    글로만 함께하여.... 미안합니다
    앉은뱅이 죄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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