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강연은 많이 들었지만 제가 직접 쓰는 후기는 처음인듯 싶네요.
느동에서 열린 정모가 아니라 외부에서 초청해주신 강연이기에
우리 느동 식구분들께서 후기를 많이 궁금해 하시리라 생각되어지는데...맞죠? ^^
어제 그야말로 열띤 강연으로 인해서 아슬아슬하게 막차에 몸을 싣고 가신 단감자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구요,
단감자님을 보내드리고 나서도 대구팀은 12시까지 남아서 여성광장의 회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모두들 육아를 하시는 엄마이기도 했지만 여성광장 언니들이 워낙에 편하게 대해주셔서 스스럼없이 담소를 나눌수 있었던거 같아요.
뭔지 모르게 한 가닥 하실꺼 같은(?ㅋㅋ) 이 언니들과 앞으로도 단감자님의 프로그램을 함께 할 기회가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홀몸도 아닌데 늦은 시간까지 함께 힘을 실어주신 바람님과 진정한 파워를 보여주신 루루님께도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음,,,자율성과 상호존중의 균형...
이 주제로 여러번 강연을 들었던거 같아요. 그런데 어쩜 이렇게 들을때마다 와닿는게 틀릴까요..?
어제는 그야말로 거울에 비춘것처럼 제 모습을 적나라하게 들여다 본거 같아요.
그리고는,,,,,와르르 무너졌습니다. 그동안의 합리화, 자만심, 추함, 분노, 방향을 잘못 잡은 이 것들에게 제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제 거울은 깨져버렸습니다. 그 속에서 아이가 '억압된 자율성'으로 가는 모습이 함께 보이더군요...
최근 있었던 여러 가지 일들에서 저의 '과도한 자율성'이 과연 어디까지인건지 제 자신조차도 가늠할수 없는 정도였음을 인식함과 동시에
'강강'인 와이프에게 한계가 없는 약한 모습으로 균형을 맞추려 애쓰는 남편의 '과도한 상호존중'앞에서 가슴시린 눈물을 흘렸습니다.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 그 '배려 깊은 사랑'조차도 나의 '과도한 자율성'앞에서는 약한 존재였음을...첫째 아이 준호의 심리검사 결과에서 드러남을 확인했을때....이젠 더이상 가슴을 칠수조차 없음을....그냥 아이를 안아주는것밖엔 할수가 없었습니다.
올해 5살이 되는 첫째가 벌써 엄마의 압력이 들어간 눈빛속에서 동생에게 과도한 상호존중을 보이고
과도한 자율성의 엄마에게는 억압된 자율성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를 꺼립니다.
그런것도 모른체 저는 '얘가 왜 이렇게 참지...아무도 참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데 무던히 왜 이렇게 참는거지...?'
제 모습을 몰랐으니 당연한 거였겠죠...
심리검사 선생님이 준호에게 질문을 했더군요.
"준호는 화가 날때 어떻게 해요?"
"참아요..."
비슷한 질문을 여러번 던지셨는데 몇번을 회피하고는 겨우 한 대답이네요...
그런데요..겁이 나요..
이 길 끝에는 자율성과 상호존중이 균형잡힌 모습을 한 행복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있는데
이 길목에 선 나는 내 약함을 인정하고, 내 과도한 자율성을 한 겹 한 겹 벗겨내야 함이 두렵습니다.
강연 중간 중간에 치유를 해야 하는 필연성에 대한 말씀,,,이번 강연처럼 깊게 와닿은 적이 없었던거 같아요.
강연중 예로 들어주시기도 한 경우인데,
아이가 컵을 깨뜨렸을때 아이에게 상처주지 않고 앞으로 주의할수 있게 얘기할수 있는 부분도
엄마의 마음이 안정이 된 상태일때라야 의도된 목적이 가장 가깝게 전달될수 있지 않나 싶어요.
엄마의 마음이 그렇지 못하다면 설사 말로는 이론적으로 아이한테 얘기해줄지언정 눈빛이나 늬앙스에서 이중메세지가 분명 전달될테니까요..
그래서 단감자님의 분노에 대한 강연이 목이 말라요....
이 강연을 처음 접했을땐 '그래서 강강인 내가 아이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건데?' 이 생각이 강하게 남아있었는데
이제서야 아이의 억압된 자율성을 과도한 자율성으로 화살표를 점점 올리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내가 어떻게 해야한다는 표면적인 행동보다 나의 욕구를 먼저 내려놓아야 함을 느꼈습니다.
극히 과도한 나의 자율성을 먼저 조절하면 억눌렸던 아이의 욕구 표현도 많이 늘어나겠지요.
엄마의 사회적인 규범을 중시하는것과 아빠의 아이 안전에 대한 과민반응의 적절한 조화로 우리 아이는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며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패턴으로 가고 있음을 깨닫게 된것은 정말 큰 수확이겠죠....?
정당화하며 살아온 나의 과도한 자율성과 앞으로 좀 덜 친하게 지내야 할테지만
사실 계속 정당화하며 살고싶은 저의 이기적인 자율성이 저를 두렵게 만드네요..
정말 한번, 두번, 세번.......여러번 들으면 들을수록 더 많은 걸 얻게 되는 값진 강연이였습니다.
여성광장분들의 반응도 좋았고 유일하게 남자분이 계셨는데 얼마나 질문에 목이 마르셨던지 단감자님을 역까지 배웅하시겠다고 자청하실 정도였답니다. 질문을 받기엔 막차 시간이 간당간당 했거덩요...
그 남자분도 단감자님의 뜨거운 눈물의 의미를 충분히 느끼셨기에 그러셨을꺼라 생각되네요..
둘째 녀석때문에 후기쓰러 들어왔다가 들락날락 거리길 몇번째인지 모르겠어요.
안그래도 글빨 딸리는데 글맥이 끊기길 여러번이네요..
로그인 오래 되어있었는데 제발 이 글이 날아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들락날락거리며 장시간 쓴 글이기에 뒤죽박죽이여도 양해를 바라구요,
'대구여성광장'의 강연은 최고의 강연이였다는 후기를 남기며 마무리할께요.
느동 식구들 보고싶네요...
첫댓글 둘째데리고 후기쓰러 왔다 갔다 하셨을 님에게 저도 말씀드리고 싶네요.님의 글빨은 최고입니다.라구요..님의 마음을 나눠 주셔서 감사해요..다시한 번, 대구에 계신 님들! 화이팅입니다.^^
따스한 날님은 이래서 제가 님을 좋아해요(요즘 우리 준호가 자주 하는 말이기도 하지요..-내가 이래서 엄말 좋아해-)^^ 그리고 단감자님의 카메라에 강연현장을 어떻게하면 보다 높은 화질로 잘 담을수 있을까..싶어서 이리저리 만져보다 따스한 날님을 만나게 됐지요^^ 첫느낌은 그야말로 따뜻함,베품,인자한 성품,부드러움,이런 것들의 복합적인 느낌이였다고나 할까요...자꾸 님의 따뜻함에 기대고 싶은건 이제 어쩔수가 없네요..^^
브라보님! 정말 반갑습니다. 닉네임만 봐도 반가운데 이리 후기까지 올려 주시니..옆에라도 계시면 뽀뽀라도 해 드렸을텐데 ㅎㅎ. 어렵게 쓰신 최고의 후기..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요즘 브라보님 헤어스타일이 궁금해요..앞머리는 많이 길었나요? ㅎㅎ
뽑뽀받은것처럼 제 얼굴이 홍당무가 되네요..*^^* 앞머리는 더 짧아졌답니다..자꾸만 자르고 싶더라구요..어느정도 짧은지 혹시 궁금하시다면...음...미용실에서 요즘 드라마에 나오는 장서희 머리를 검색해보시고는 그만큼 짧게 잘라주셨어요..다음번엔 삭발까진 그렇고 해병대스탈 정도 고려중입니다..^^;
대구강연 후기 드뎌 읽게 됐네요.대구 강연도 아주 좋았다고 단감자님이 그러시더니만,,역쉬~ 대구에서도 이야기워크샵과 집단상담이 조만간 결성될 지도 모르겠네요. 대구에 계신 느동식구들 힘내시기 바랍니다! 브라보님이 과도한 자율성과 과도한 상호존중이시군요.전 그 반대편에 선 사람입니다.ㅎㅎㅎ
과도한 자율성은 맞는데,,,상호존중은 좀 헷갈리네요,,,근데 안개님이 저의 반대편이시군요..저는 언뜻보기에 저랑 비슷한 과(?)일꺼라 생각했거등요...^^;
수고 많으셨어요...
자기 자신을 알아갈 때마다 성장하려고 애쓰는 모습에 늘 감동 받아요.
나도 대구 강연이 참 뜻깊고 의미 있었어요.
몸 조심하시고 남편에게도 안부 꼭 전해 주셔요..
단감자님께서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어느 누구라도 의욕이 있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계산도 하지 않으시고 함께하려 하시는 단감자님의 모습이 많은걸 생각하게 합니다..단감자님께 늘 마음의 응원을 보내고 있는 남편께 꼭 안부 전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