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보러 가는 제자들에게
이 시를 읽어주고 싶습니다.
가끔 제가 몸담고 있는 곳의
악을악을 써야하는
현실이 고달프고 괴롭지만
너희들의 발전 가능성을 믿는다고
말해주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정말 그렇군요.
해가 기울어가도
희망을 노래해야하는군요.
앞 2,3행의 '학교'와 '대기를'이 좀 걸려요.
운율상 없어도 좋지 않을까요?
'여름밤의 교실에서'도 좀... 앞의 '정원의'와 같은
수식이 있으니 중복된 느낌이구요.
요즘(일요일날 특히) 바쁘실텐데
좀 한가해지시면
식사 한 번 낼께요.
기회 주세요.
2002년 교정에서
아이들아 잊지 말아라
학교 정원의 장미꽃들 수줍게 피어서
대기를 말간 향기로 빗질할 무렵
여름밤의 교실에서
장밋빛 붉은 옷을 너나없이 갈아입고
북을 치며 소리소리
대·한·민·국을 외치던 한 덩어리 뜨거운
가슴을, 기쁨의 눈물을 잊지 말아라
아이들아 이제는
저 건너 운동장 둘레를 거닐고 있는
생각에 잠긴 은행나무들을 보아라
하나둘 노란 명상의 잎을 헤아리며 거닐 때
나뭇잎은 땅에 떨어져
제 뿌리를 그리워하는구나
잡초만이 무성하던 비무장지대
끊어진 철도를 다시 잇자고 첫 삽을 뜨던
그 날, 남북의 소년과 소녀가 처음 만나
서로의 작은 손에 꽃을 쥐어주던 것을
잊지 말아라 아이들아
우리들 핏줄 속의 더 큰 믿음과 사랑을
아이들아 너희들 지금 읽는 교과서의 행간에는
새날의 햇살을 향해 까맣게
날아오르는 한 무리의 새 떼가 있고
순결한 첫눈이 내리는 것을
그것은 영혼이 아름다운 이들의 다정한 편지
이 세상을 더불어 살아가라는
드높은 하늘의 말씀인 것도
잊지 말아라 사랑하는 아이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