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체험을 위해 제부도 모세마을에 다녀왔다.

(가자마자 갯벌로 뛰어들었지만 물이 들어오고 있다)

(뒤로 보이는 세 개의 바위가 매바위다)

썰물이 빠져나갈 때까지 놀이동산에서 놀기로 했다.
진이는 신나고, 범이는 안 타겠다고 떼쓰고
할 수 없이 내가 안고 퐁퐁에 올랐지만
아기 원숭이처럼 찰싹 달라붙어 떨어질 줄을 모른다.

의연하게 놀이기구를 타는 진이
하지만 130센티미터 이하라는 것을 숨기고 탄 것.
아이가 노는 동안 우리 부부는 당구장 가서 당구 두 판 치고
(물론 몇 년에 한 번씩 당구치는 내가 물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ㅠㅠ)
야구장 가서 김성한 선수의 오리 궁둥이 스윙 몇 번 하며 놀았다.

진이가 범퍼카를 타는 동안에도 범이는 무서움에 안겨 있다.
이러다 내년쯤이면 놀이동산에 가자고 난리 칠 놈이라는 사실을 난 안다.

갯벌 아가.
오늘의 갯벌체험을 위해 얼마나 많은 장구들을 샀던가.
갈쿠리, 호미, 삽, 가재 잡는 꼬챙이까지..........

하지만 다 소용 없었다.
저 두사람은 의기양양하게 바다에서 나오고 있지만
저 바구니 속에는......

꼴랑 이게 전부였다.ㅠㅠ
코딱지만한 고동 몇 마리, 소라개 몇 마리, 아기 가재 한 마리.
오늘 하루 종일 제부도 물길이 열려 있다고 해서 가봤지만
그게 물때는 아니었다.
그리고 물때라고 해서 뭔가 대단한 것을 잡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아무 것도 없었다.
일부 쇠꼬챙이로 가재를 잡는 이들이 있을 뿐(그것도 실력있는 사람만 잡고 있음) 바지락은커녕,
이 곳에 모인 많은 가족들이 흔하디흔한 고동이나 잡으며 헛탕 치고 있는 모양을 보고 있자니
때가 아닌건지
갯벌체험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인파로 가득한 식당은 가격만 엄청 비싸고(조개구이 셋트 소: 50,000원 대: 90,000원)
샤워장은 아예 문을 걸어 잠근 채
공동화장실에도 수도 시설이 전혀 안 되어 있어
노출된 두 개의 호수에 사람들이 줄줄이 모여 찔찔 흐르는 수돗물에 발만 겨우 씻어야 했다.
거리는 깨끗하고 돈 벌 구조는 다 갖춰져 있었지만
관광객들을 위한 시설은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는 소리다.
다른 곳은 좀 나으려나?
근처 백미리 갯벌 체험장 샤워장에는 온수도 나온다 소리를 인터넷에서 본 것 같은데......ㅠㅠ
추위에 벌벌 떨며 발을 씻어야 했던 범이를 보며 나는 끝내 짜증을 내고 말았다.
"내 이 곳에 다시 오나 봐라."
그래도 뭐,
날씨 좋고
아이들은 신나게 잘 놀았다니
그걸로 만족하기로 한다.

괜찮아유.
갯벌에서 호미질도 하고
바지락 손칼국수도 먹었고
바다 바람도 쐬었잖아유.
--긍정 범.
(2009. 4. 19)
첫댓글 ^^ 가족 나들이 잘 하고 오신 듯 합니다. 긍정 범이라.... 범이 정말 많이 컸습니다. 에구 나도 얼른 저런 아가들 낳아서 키워봐야할 것인디... ㅜ.ㅡ 나이 더 묵기 전에. 엉엉엉 부럽습니다.
서진, 범진 제 자랑입니다!!!!! 음하하하하하!!!!!!!!!!!!
오랜만에 들어오니 범이가 정말 많이컷네요 ,,,,,
맞습니다. 아이들은 금세 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