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가 호수에 빠져 죽은 뒤
(루가 8:26-39)
한용걸 신부 (프란시스, 강릉기도소 )
오늘복음에서 마귀의 권세를 벗어버린 한 인간의 모습을 우리는 보고 있다.
차분하다. 고즈넉하다.
정돈된 사람, 벗어버린 사람, 고뇌를 벗어난 사람이다.
이전에는 자기 존재가 없었다.
옷을 입었는지 벗었는지 모른다.
밥을 먹는지 술을 먹는지 모른다.
길에 누웠는지 무덤가에 별 보고 누웠는지 모른다.
그 몸에 마귀들이 몰려들어 물어 뜯기던 자이다.
무덤가를 돌아다니며 짐승처럼 지냈다.
벌거벗었는지 입었는지 조차 모르는 인생이다.
예수 일행을 마주치지만 해골뿐인 젊은이는 예수를 마주볼 수조차 없다.
응대할 눈이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다만 군대 마귀들의 항의만 있을 뿐이다.
일생일대의 존재와 마주쳤는데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불평만 늘어놓는다.
나 여기 이대로 살게 해달라고...
아니면 껍데기뿐인 육신이거나 아니면 저 돼지들 속에나 들어가게 해달라고 예수께 청을 드린다.
젊은이 존재는 없다.
사람의 탈을 썼지만 사람이 아니다.
마귀에 사로잡힌 벌거벗은 육신만 서있을 뿐이다.
마귀들이 원한 것은 돼지와 같은 삶이다.
진흙탕에서 뒹구는 것이다.
벌거벗고 무덤가를 배회하거나 발에 족쇄와 착고를 차고 돼지우리 시궁창에서 먹고 자는 일이다.
사람이 돼지가 된 것이다.
젊은이의 영혼과 육체를 삼켰던 마귀들이 들어간 돼지가 호수에 빠져죽은 뒤에야 비로소 존재의 눈이 떠진다.
존재를 안다는 것은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이다.
씻고 음부를 가리고 단정한 예의로 자신을 꼴과 격을 갖추는 것이다.
되돌아 볼 줄 아는 게 인간이다.
그 때 비로소 예수와 함께 마주한다,
비로소 그에게 예수가 어떤 존재인지 확인하는 순간이다.
마귀를 벗어난 젊은이는 예수를 따라 가겠다 한다.
예수는 네 몫은 따로 있다.
하느님께서 당신에게 하신 일을 증거 하라고 하신다.
어제는 몸만 가지고 자영업 한다고 손가락질 받던 여자가 큰 용서 받고 새 사람 되어 가더니
오늘은 벌거벗고 무덤가를 울며 돌아다니던 개망나니가 큰 은혜를 입었구나 !
성경에서 예수님 가르치시되
조심하여 경계하라
욕심내고, 성내고, 어리석게 만드는
탐욕, 권세 마귀가 우는 사자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들을 찾나니...
새 사람 되고 큰 은혜 입는 것은 순간이나 영원한 것은 한 마음 크게 내서 매일 아침 저녁 몸과 마음을 닦을 일이다.
첫댓글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