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선생님들의 관심사는 ‘토론수업’입니다. 학습방법으로 토론을 적용하고 싶은데 그 방법을 잘 몰라서입니다. 학습방법으로 토론수업은 참 좋습니다. 토론 기회만 많이 가져도 학습에 꼭 필요한 요소인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는 저절로 좋아집니다. 아울러 지금까지 우리가 많이 해 오던 교육 방법(강의와 암기식 수업)에서는 그림의 떡이었던 논리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도 토론으로 기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들은 토론수업이 좋은 줄 알지만, 해 본 경험이 없어 쉽게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교실토론’으로 누구나 할 수 있도록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교실토론 형식’을 실습하고 있습니다. 연수를 마치면, 토론수업을 할 수 있겠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토론수업으로 학생들 논리만 쌓고 말기에는 뭔가 아쉽습니다. 초등학생임을 감안해 논제를 일반 상식이 아닌 학생들 삶에서 찾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자신의 삶에서 정한 논제로 깊고 넓게 살폈는데 단지 토론만 하고서 끝내고 싶지 않습니다. 그 논제가 학생들 생각이나 삶에 그리고 우리 반 삶에도 영향을 미쳤으면 합니다. 이렇게 토론수업에서 한 걸음 더 내딛는 것을 우리 모임에서는 ‘토론교육’이라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토론교육이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습니다. 토론수업을 마치며, 논제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잠시 갖기만 해도 됩니다. 예를 든다면, 급식으로 토론했다면, ‘우리 반은 급식을 어떻게 먹을까?’ 하고 이야기 나누거나, ‘우리 반이 원하는 식단표를 만들어 급식실에 보내기’ 또는 ‘급식실에 일하시는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 전하기’도 가능합니다.
+ 우리 반 ‘스마트폰 잠재우기 운동’: ‘초등학생 스마트폰 사용’으로 토론하고서는 ‘스마트폰은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을까?’로 이야기 나눴다. 그랬더니 많은 학생들이 ‘시간을 정해서’ 쓰는 것이 좋다고 한다. 시간은 언제가 적당한지 물으니 학생들은 저녁 9시 이후에는 쓰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학생들 말을 가져와 우리 반은 ‘스마트폰 잠재우기 운동’으로 저녁 9시부터 다음날 아침 8시까지 스마트폰을 꺼둔다. 가정통신문으로 학부모와 학생들 서명을 받아, 날마다 하고 있다. 토론과 나눈 이야기로 학생들 삶이 바뀌었다.(물론 저녁 9시에 꺼야 한다고 한 말에는 후회가 많았다. ‘아, 10시로 할 걸.’) +
토론수업하고서 토론교육으로 한걸음 나아가는 것, 참 소중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수업에 토론만 해서는 토론이 삶이 되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실제 토론수업은 하면서도 보통 때는 교사가 주도하는 교실이 되기 싶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이런 교실에서 살아왔으니 그렇습니다. 그래서 ‘토론문화’가 삶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우리 모임에서는 ‘토론교실문화’라고 합니다. 토론교실문화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학급회의(다모임), 문제해결, 의사결정입니다. 학급회의(자세한 안내는 <와글와글 토론 교실> 책 참조)로 교실 삶을 학생들이 돌아보는 시간을 주마다 갖길 바랍니다. 학급살이를 나눌 수 있는 회의 시간으로 10분이라도 갖는다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많은 학생들과 함께 지내니 생기는 문제는 선생님이 다 해결하기보다 스스로 풀도록 맡겼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학급에서 무엇을 결정할 때(현장학습 버스 짝, 우리 반 모둠의 역할, 학교 행사 때 우리 반 대표 정하기 따위) 학생들과 함께 정했으면 합니다. ‘스스로 문제해결, 의사결정’ 하며 성장하는 아이들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토론수업이 많이 일어나는 교실, 논제와 관련해 이야기 나누며 행동으로 옮기는 토론교육 그리고 삶에서 토론을 생활화하는 토론(교실)문화가 함께 잘 어우러지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2013년 여름워크샵에서 만든 소중한 자료입니다.
첫댓글 보내주시는 편지 항상 맘 설레며 잘 읽고 있습니다. 연수나 모임에도 가끔 참여하고 싶었지만 초등교사로 제한하시는 바람에 주저하였습니다. 오늘 편지를 보니 정원이 살짝 미달된 것 같아 용기내 참여신청을 해보고자 합니다.
전 서울교대에서 예비교사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는데 토론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번 연수에 참여할 수 있다면 현장에서 토론에 관심을 가진 샘들과 만날수 있고 무엇보다 영근샘과 만날 수 있어 제게도 많은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토론은 삶이다. 토론수업을 넘어 토론교육, 교실 일상의 토론화.. 모두모두 공감이 됩니다. 참여가 가능한지요.
아, 그럼 교수님이신 것 같습니다. 연수회에 함께 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연수회는 사례와 배움 나움과 분임활동으로 이뤄집니다. 아직 깊이는 얕으니 감안하시고 오시길 바랍니다^^ 신청하시고서 총무님께 입금해주시면 된답니다. 고맙습니다.
@토론=삶 감사합니다. 깊이는 실천없이는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연수는 그 실천의 나눔이구요.
@나무바람 네. 말씀 고맙습니다. 21일 뵙겠습니다.
우리 아이와 토론을 몇 차례 하면서, 저도 토론만 하고 끝내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인스턴트 식품은 먹지 말아야 한다'는 논제로 토론만 하기엔 뭐가 좀 부족하다고 생각했거든요. '토론교육'으로 정의해 주시니 저도 이제 정리가 되네요. 오늘 토론 모임인데, 아이들과 토론 후에 이야기를 나눠 볼 생각입니다. 아이들과 이야기 나눈 내용으로 다음 주에 간단한 요리활동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아이들 입에서 의견이 나오도록 기다리려구요.) 오늘은 우리밀 라면을 상품으로 걸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