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스미스 주연의 영화 '나는 전설이다'의 초반부에 반짝 등장하고 사라져 강렬한 인상을 남긴 빨간색 머스탱의 정식 명칭은 쉘비 코브라 GT500입니다. 쉘비와 머스탱, 아메리칸 레이싱과 자동차문화를 대표하며 살아있는 전설로 군림하는 두 이름은 영화 제목과 묘하게 매치가 되더군요.
60년대초 포드 팰콘을 바탕으로한 스페셜티카로 등장한 머스탱은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 매력적인 스타일링으로 일대 붐을 불러 일으킵니다. 이후 쉘비,보스등의 고성능 버젼들은 아메리칸 머슬의 경쟁을 주도하지만 2세대에 와서는 석유파동과 더불어 고유의 색깔을 잃어가더니 3세대에 와선 그저그런 차로 전락합니다.(물론 3세대도 고성능 버젼이 존재합니다만 너무 못생겼죠...스타일링으로 따지면 막장 그자체입니다.)
대중적인 포니카에서 파워풀한 머슬카로의 변신, 반짝 전성기 이후의 급격한 쇠락...드라마틱한 역사를 가진 포드 머스탱은 미국인들에게 아주 특별한 관심과 사랑을 받는 차라고 합니다. ( 라이벌들은 모두 역사속에서 사라져 갔지만 이상한 모습일 지언정 머스탱은 살아남았죠. )그러한 감상은 67년형 쉘비머스탱이 숭배되는 영화 '식스티세컨즈 '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같은 GT500이지만 영화에 나오는 67년형이 좀 더 멋지죠..^^; )
4세대에 와서야 포니마크를 부활시키더니 2004년 리트로 열풍을 등에업고 67년형(또는 68년형) 패스트백을 모티브로한 5세대 머스탱을 선보입니다. ( 컨셉카는 2003년 북미 오토쇼에서 공개됨 ) 90년대말부터 스타일링에 있어 과거의 향수에 기대고 있는 차들은 많고 자칫 비웃음을 사기 쉬운게 리트로 디자인이지만 신형 머스탱은 가장 잘된 결과물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 프로젝트를 지휘한 J.메이스는 이미 폭스바겐 시절 뉴비틀을 빚어내 리트로 디자인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지요.
네모 태두리속에 갖힌 원형 헤드램프와 둔중한 엉덩이에 박힌 삼분할 리어램프는 다소 답답한감이 있지만 가장 멋지다는 1세대모델을 떠올리기에 그만하면 선전했다는 평을 받습니다. 선더버드처럼 오래되어 보이지도 않고 닷지 차저처럼 원형과 동 떨어져 보이지도 않죠. 이후 머슬카 부활을 꿈꾸며 등장한 시보레의 카마로와 닷지 챌린저의 양산 시기가 한참 남았다는걸 볼때 창립 100주년에 탄력받은 포드의 발빠른 움직임은 성공적이었습니다.
5세대는 GT버젼에서 이미 강력한 V8엔진을 달고 나왔지만 원년인 1964년부터 머스탱과 함께해온 오랜 협력자 쉘비와 포드 고성능차 제작을 담당하는 SVT와의 공동작업은 더욱 가공할만한 결과물을 탄생시켰습니다. 엔진은 슈퍼차저를 더하고 배기량을 5.4L로 키워 500마력의 최고출력을 쏟아냅니다.
업그레이드된 엔진에 맞춰 달라진 보닛, 프런트 엔드와 세부를 조금 손 보아 인상은 훨씬 공격적으로 바뀌었습니다. 포니 앰블럼을 밀어낸 자리엔 쉘비의 상징인 코브라가 자리합니다. 시원한 르망풍의 스트라이프가 슈퍼카 FORD GT를 연상시키듯 알루미늄 헤드등 엔진 일부부품을 FORD GT에서 가져왔습니다. KR버젼이 나올때까지 최강의 양산형 머스탱으로 자리한 GT500의 가격은 우리돈으로 겨우 4600여만원, 국내에서 V6컨버터블 모델이나 살돈이지만 현지에선 고성능을 상징하는 뱃지가 줄줄이 달린 슈퍼머신을 소유할 수 있습니다.
합리적인 가격또한 아메리칸 머슬의 계보를 잘 잇고있지만 너무 가격을 고려해선지 일반 모델에서도 그다지 환영받지 못했던 앞 맥퍼슨 스트럿, 뒤 솔리드 액슬이라는 화물차에나 어울리는 하체를 그대로 갖추고 있다는점이 실망을 안겨 줬습니다. 구티나는 방식의 서스펜션을 고수 하긴 하지만 포드 레이싱에서 머스탱의 레이싱 버젼인 FR500C의 노하우를 적용했다고 하네요. 프런트 브레이크는 4피스톤의 브렘보제고(리어는 싱글 피스톤) 트랜스미션은 트레멕제 6단 MT만 존재합니다.
1세대 머스탱부터 4, 5세대까지 다양한 머스탱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오토아트는 양산형 GT500에 앞서 컨셉모델을 레드/화이트 스트라이프와 화이트 /블루 스트라이프 컬러 각각 3000대씩 한정판매 하였습니다.
이후 컨셉모델과는 세부디테일에 차이가 나는 양산형 GT500을 6000대 한정으로 내놓았습니다. 현재 국내엔 레드/화이트 스트라이프 모델만 수입되어 있으며 곧 블랙컬러가 들어올 예정입니다. 컨셉모델과는 보닛과 엔진룸 일부, 그리고 리어엔드의 쉘비로고와 보조제동등이 차이점입니다. ( 사진에 함께 연출된 머스탱 GT 2005 블랙/ 실버 스트라이프 모델도 6000대 한정생산 )
오토아트의 레귤러 라인업인 퍼포먼스제품들은 어느시점부터 흠 잡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물론 완벽한 모델은 없으며 축소모형의 디테일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지만 가격대를 생각한다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이라는 얘깁니다.
특히 램프류의 집요한 재현과 일반 머스탱에는 없는 보닛 지지대 같은 사소한것들이 묘한 감동을 줍니다. 과거 인기모델도 측면 반향지시등 같은부분을 도색으로 재현했던 시절을 떠올리면 콜렉터들의 높아지는 기준치와 요구에 잘 따라와 줬다는 생각이듭니다.
차체측면 500GT로고 위에 자리한 코브라 엠블럼은 실물과 달리 볼률감이 없고 리어스포일러 하단에 자리한 보조제동등 위치가 살짝 내려간점등 아주 사소한 부분만 겨우 보일뿐입니다. 사이드뷰에서 봤을때 프런트 범퍼하단 립스포일러의 꺽임각이 실물과 다르게 위로 들려 있는데 조립불량이 아닌 설계상의 오류 같습니다. 그 외 각부의 비례가 실차와 상이한 부분들이 존재하지만 '1/18 스케일 다이캐스팅이 모델카'라는 포맷의 한계라고 생각하면 그냥 넘어 갈 수 있는 수준입니다.
엔진룸은 아직도 정밀모형이라기 보단 피규어에 가깝다는 생각을 줍니다. 배선도 어느정도 재현되어있고 이런저런 프린트도 충실해 슬쩍 들여다 보기엔 나쁘진 않습니다만 역시 디테일이 뭉개졌다 라는 느낌이 드는건 할 수 없네요. 저가 가샤폰처럼 마스킹이 제대로 되지않아 도색경계가 깔끔하지 않은 곳도 있는데 오토아트의 엔진룸 재현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으면 하는 바램이듭니다.
영화의 인기덕분인지 한정된 수량 때문인지 2008년초에 입고된 오토아트 제품중 가장 반응이 좋습니다. 실제 GT500 쿠페는 순정으로만 13가지의 컬러 바리에이션과 2가지 색상의 레드 팩키지, 2가지 색상의 인테리어가 존재하며 차체상면과 측면을 가로지르는 스트라이프를 선택 삭제할 수 있는 옵션도 있다고 하니 앞으로도 한정판이든 아니든 다양한 색상의 모델들이 나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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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wow~~ 자동차에 관한 문외한인 제가 봐도 끼까번쩍한 차인것 같네요.. 자세한 내용까지 겯들여 주시니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할지.. 슬슬 다이캐스팅 모형에도 관심이 가는데요 -.-" 이럼 안되는데...
관심이 가실땐 직접 느껴보시면 됩니다...^^;
머스탱과 Ford 디자인을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파악하고 계시군요~! 너무 반갑습니다. Pinto-베이스의 3-세대 머스탱은, 정말 아무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희대의 똥차지요... 현재 머스탱에 대한 지적도 정확하십니다... 너무 답답한 박스에 가둬놓은 레트로이지만, 그 정도면, 선방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jimbo님의 심도 깊은 리뷰는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저에겐 'Alpha-One' 이라는 아이디가 더 익숙하네요.^^
에궁~, 들켜버렸네욤~~~ 정말 날카로운 주관이 담긴 자동차 리뷰/모델 본 지가 오래 됐습니다... Naver 같은 데서 스펙만 베끼구, 이상한 번역이나 잔뜩 카피해 올린글들이 많아, 실망이 컸거든요... 근데, 이렇게 훌륭한 사진들과 글을 한 번에 올리심, 저 같은 날라리 한량은 어떡하라궁... ㅠ ㅠ
구세대와 신세대를 아우르며 미디어에 등장한 모습까지 꼼꼼히 알려주시는 jimbo님께서 한량이라뇨...저야말로 허당인데..^^;
머스탱과 코브라... 다른 차군요... 저같은 문외한이 볼때는 그냥 똑같아 보이기만 합니다. ^^;; 근데 전 저 모델들을 보니 왜 갑자기 '트랜스포머'가 생각나는지..^^;;;
전혀 다른차는 아니고 머스탱의 강화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트랜스포머에 나온 바리케이트가 머스탱을 베이스로해 경찰차 형태로 개조된 차량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