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광장
‘노인돌봄 데이케어센터’
고강영
아주 가슴 아픈 소식이었다. 지난 6월 15일 11시 10분께 전주시 평화동 주공아파트에서 70대 남편이 치매를 앓고 있는 부인을 숨지게 한뒤 본인은 아파트에서 뛰어 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사고 현장의 남자 어르신의 지갑에서 발견된 유서는 “내가 아내를 죽였다.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 한다. 보도에 따르면 부인은 치매를 앓아 오면서도 지난 수십여 년 간 결혼생활 중 겪어 왔던 가정불화를 기억해 내며 갈등이 잦았다고 했다. 정말 안타까운 죽음이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죽음까지 생각하게 되었을까?
이 어르신이 ‘노인돌봄 데이케어센터’를 아셨더라면 이런 비극은 없었을텐데…
전라북도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노인돌봄 데이케어센터’가 15곳이 설치되어 있다. 전주 2곳을 비롯해서 각 시군에 1곳씩을 시범 운영 하고 있다. 그로 인해 일자리가 창출되었다. 데이케어센터에서 어르신들을 돌보는 직원들의 일자리가 그것이고, 가족들이 생산현장에서, 경제활동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그것이다.
‘노인돌봄 데이케어센터’란 치매·노인성 질환을 갖고 계신 어르신의 안전한 보호와 가족들의 경제적, 정신적,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한 이용시설로써 어르신을 아침 8시부터 밤 10시 까지 보호하여 드리는 어르신 주·야간 보호 시설이다. 일상생활서비스, 재활서비스, 영양서비스 등의 안심 및 맞춤 서비스를 병행하여 이용자와 가족 모두가 안심하고 편안한 생활을 영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설이다.
데이케어센터의 이용대상은 장기요양급여수급자(1~3등급자), 등급판정을 받지 않은 등외자(기초수급자, 일반노인성질환자)이다.
건강백과에서는 치매에 대해 이렇게 정의 하고 있다.
치매(Dementia)란 ‘노망’이라 흔히 말하며 건망증과 지능의 저하로 일상생활을 영위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노년층이 되어서 사리판단을 못하면 사람들은 질병으로 생각하기보다 그것을 나이를 먹게 되면 자연·필연적으로 발생되는 피할 수 없는 현상으로 생각해 왔다. 특히 우리나라는 치매를 정신상태의 변형으로 취급하고 질병의 개념보다는 노화의 일부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 현대사회에서는 주거환경이 수용적이지 못하고 개인주의 및 핵가족주의의 영향과 더불어 치매는 단지 나이가 들어 발생하는 생리적인 현상이 아니라 만성적으로 진행, 악화되는 질환으로써 ‘질병’의 개념으로 받아들이려는 태도로 변화되고 있다.
치매· 노인성질환을 갖고 있는 어르신을 가정에서 돌보는 가족들의 어려움은 가히 짐작이 간다. 특히 요즘 농촌에서는 저녁 9시가 다 되어서야 집에 돌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 어르신들을 밤 10시까지 돌보아 드리니 가족들의 고마움이야 말로 표현이 안 될 정도로 평안이 찾아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오랜 세월 교육공무원으로 근무하던 부부 공직자가 퇴직을 하게 되자 고향에 홀로계시는 어머님을 모시기 위해 시골로 내려왔다. 어머니를 모시고 고향의 정취를 맛보며 새로운 설계를 하던 중 어머님의 일상에 변화가 오게 되었고 그 변화가 치매라는 사실로 나타나자 더 정성을 다해 모시게 되었다. 어머님의 병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셨고 가족들의 생활은 어머님을 돌보는 일 외에는 아무 일을 할 수가 없었다. 온 식구가 어머님에게 매어 달려야만 했었다 한다. 어머님을 데이케어센터에 모신 이후엔 과수원을 가꾸며 편안하게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건강보험이 이렇게 좋은지를 처음으로 깨닫게 되었다는 부인의 푸념 섞인 고마움을 들을 수가 있었다.
앞으로도 ‘노인돌봄 데이케어센터’를 더 확대 한다 하니 얼마나 고맙고 다행한 일인가. ‘노인돌봄 데이케어센터’를 널리 홍보하여 혹 사각지대에 놓인 치매나 노인성질환 때문에 어려움을 당하는 전라북도민들이 없기를 바란다. 전라북도는 지난달 28일 전주시 인후동에 광역치매관리센터를 서울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개소했다. 앞으로 치매 조기 선별검사를 하고 예방교육은 물론 조기검진, 조기치료에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고강영 <밀알노인복지센터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