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퍼터 사용을 금지하는 규칙이 마침내 명문화됐다. 이를 둘러싸고 적지 않은 변화와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서 타이거 우즈가 롱퍼터 사용금지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논란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영국왕실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클럽을 몸에 고정한 채 스트로크하는 퍼트 방법을 금지하는 골프규칙 14-1b를 2016년 1월 1일부터 발효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 규칙이 적용되면 벨리 퍼터나 브룸스틱 퍼터처럼 긴 샤프트를 이용, 그립을 몸 일부에 붙여 사용하는 '롱퍼터'가 사실상 금지된다. 롱퍼터 자체를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클럽을 몸에 대지 못하게 규정함으로써 사실상 롱퍼터 사용을 금지한 것이나 다름없다.
롱퍼터는 2011년 PGA 챔피언십에서 키건 브래들리(미국)가 사용해 우승하고 나서 유행이 됐다. 지난해에는 어니 엘스(남아공)가 브리티시오픈, 웹 심프슨(미국)이 US오픈에서 롱퍼터를 사용해 우승했다. 올해에는 마스터스 우승자 애덤 스콧(호주)도 롱퍼터를 썼다.
롱퍼터로 메이저대회를 제패하는 선수가 늘자 골프를 '장비의 게임'으로 만든다는 비난이 일었고 R&A와 USGA가 본격적으로 규제에 나선 것.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도 "한시라도 빨리 롱퍼터를 금지하라"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촉구했다. 우즈는 "퍼터를 몸에 고정하는 것이 경기의 일부가 돼서는 안 된다"며 "14개의 골프채를 모두 휘둘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 롱퍼터는 40년 전부터 사용됐는데 최근 메이저대회에서 롱퍼터를 사용한 선수가 우승했다는 이유로 규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애덤 스콧과 키건 브래들리는 롱퍼터 금지에 대해 소송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현재 프로골프 메이저대회 가운데 US오픈은 USGA가, 브리티시오픈은 R&A가 주관하고 있다. 또 마스터스도 전통적으로 USGA와 R&A의 규칙을 존중하는 입장이다. 반면 PGA챔피언십은 롱퍼터 금지규칙에 반대하는 'PGA 오브 아메리카'가 주관한다. PGA 투어도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에서는 어떤 입장을 취할까. 롱퍼터 논란이 계속된다면 미국에서 열릴 때는 롱퍼터를 허용하고, 유럽에서는 금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