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오후 두시경 재열에게서 전화가 왔다.
"사장님 안녕히 주무셨어요.? 티엔정이 미리 만나서 이른 저녁을 같이 먹고 출발 하시자 하는데요"
"오늘 중요한 판을 이어가야 하니 배부르면 판단도 둔할것 같고 지던 이기던 내일 식사를 같이 하면 좋겠다고 사장님이 잘 말씀해 주십쇼"
내가 큰돈을 이겨서 인지 재열의 말투는 전과 다르게 매우 공손했다. 어제와 비슷한 시간에 셋이 다시 만나 가감 없이 500만을 건네 받았다.
이긴 돈이라 그런지 티엔정의 얼굴은 한층 여유롭게 보였다.
"구다타눈~"
오리부리가 먼저와서 있다가 반가운 척 '굿에프터눈' 하고 인사했다.
"그렇다는~"
그의 이상한 발음에 장난을 섞어 답하니 미소로 인사 받았고 '구다타눈' 이나 '그렇다는' 이나 비슷하게 들려 웃음이 나오는걸 참고서는 미소로 인답 했다.
재열도 그 인사가 재미있는지 '그렇다는~' 하고 깻잎머리 딜러에게 인사했다. 네명이 먼저 모여 몸풀기 카드가 돌고 한시간 남짓 지나니
안올 줄 알았던 뿔테까지 와서는 자리가 모두 채워졌다. 특이점은 오리부리가 150만 오버 바이인 하기에 나 또한 승부의 날인지라 150만 바이인 했고
흰셔츠도 덩달아 50을 추가 주문하여 맞추니 150 상이 셋이었고 다들 100만씩 시작이다. 이미 판은 커진거다. 딜러로 부터 시계 방향으로
금팔찌, 흰셔츠, 스파니쉬, 견자단, 굵은반지, 파퀴아오, 그옆의 코너에 내가 앉고, 날 노리는 듯 오리부리 내옆, 그옆 뿔테안경이 앉았다.
이삼십분 지날때 어제의 악운을 보상이라도 받을 듯이 앞선 콜과 콜에 대하여
뿔테가 비장하게 '촤악~' 칲이 깔려진다.
"6만"
견자단이 침묵하며 "콜"
파퀴아오 칲 셔플로 잽을 보는 듯 손을 놀리더니
"콜"
생김새 처럼 게임에도 호전적이다. 그렇다고 강한건 아니다.
깻잎머리 딜러는 깻입을 따듯 '따각따각' 카드를 카운트 하여 플랍을 열었다.
Js Ad 7s 스페이드 두장에 다이어 한장
선 순위 파퀴아오 "첵"
6만 쳤던 뿔테 뜸 들이더니, '꼬리를 내리는 걸까.?' "첵"
견자단 "영웅" 에서의 '장천' 처럼 칲탑 창을 갈라내고 배팅라인 안으로 깊숙히 찔러 넣는다.
".... 14만" 쎄다.
'커억.!' 피를 흘린건 아니지만 표정은 그러하다. 파퀴아오는 그대로 쓰러진다. "폴드"
뿔테가 무엇을 들었을까.! 어떻게 할지 고민한다. 뿔테의 안경 안쪽으로 눈빛이 반짝인다.
"14에 25더"
리레이즈에 대하여 견자단은 마치 밤을 셀것처럼 장고에 장고를 거듭한다.
"....콜.!"
JA7을 뒤로한 턴은 K 다이아 몬
뿔테 "오올~인"
AQ 자기 카드를 먼저 보여주며
'너 이거 이겨.?' 하고 겁을 줘 보지만 뿔테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14에 25더의 거금을 콜한 상태에서 A탑 페어에 괜찮은 키커, 스트레이트 것샷까지 생겨 견자단은 폴드 하기가 심히 괴롭다.
고심한 끝에 뿔테의 카드를 리딩 하였는지 현명한 선택일 듯 창의 한 귀퉁이가 '챙' 하고 부러진채 깻잎 머리 앞에 카드를 던졌다.
판에 오래구른 선수는 카드를 보여주지 않지만 뿔테는 자기 카드에 감격 했던지 견자단에게 날카로운 갈고리 모양의 JJ를 보여주었다. 트리플이다.
'끊을수가 없다. 도박을....' 뿔테는 어제만 해도 다시 안올것 같았는데 오늘은 미소 짓는 입이 잘 안 다물어 진다.
그러는 동안 내게는 그렇다 할 기회가 없다가 QQ이 왔지만 기분 나쁘게도 긴머리다.
흰셔츠의 "3만" 뱃
나는 여전히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고 단지 "콜"
오리부리 "3에 6더"
흰셔츠 "콜"
'설마 구라 중에서도 수준이 제일 형편 없다는 짱구 배팅까지.?' 여기서 나는 단호히 카드를 버렸지만 귀한것을 얻었다. 적어도 좀전식의 배팅은
내가 어느 부분 눈치채고 있다는걸 그들은 모른다는 판단이었다. 기다려 볼만하다.
얼마 후 파퀴아오가 AK로 벳을 리더 하는데 힌셔츠가 콜을 했고 턴에 A를 띄워 30정도를 이겨냈다. 흰셔츠는 크게 노하지 않았다. '꿍꿍이가 있을터이다.'
흰셔츠는 칲을 더 요청하여 200만을 맞추어 놓는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내게 AK 옵슛이 손에왔고 블라인드 밑에서 포지션이 좋지 않아 단지 콜하니
금팔지가 콜하고 파퀴아오가 "4만" 을 뱃했다. 딜러는 단발머리 였고 금팔찌와 둘이 사귀는 건지 떠드느라 산만하다. 하지만 다들 개의치 않는다.
딜러에게 밋보이면 칼 맞는다는 속설이 있기에....
레이즈 할 수도 있었지만 큰팟을 놓는 싸움에 AK를 가지면 초반에 무리하지 않는게 좋다. 나는 "콜" 금팔찌도 궁금한 카드를 들었던지 "콜"
플랍 A A 3 무늬 에서는 사연 없다. '놀라운 카드다.'
파퀴아오 약간의 텀을두고 "체크"
나 또한 잘맞은 상태이라 "체크"
금팔찌 "6만"
파퀴아오 무뚝뚝하게 "6만 콜"
나도 엄살 연기 없이 "콜" 괜히 엄살떨면 A가 읽힌다.
AA3에 턴은 10
금팔찌가 딜러와 떠들기를 멈추고 정색했다.
파퀴아오 "8만"
A를 가졌거나 그 이상의 주장이 가능한 벳이다. 나는 생각했다. A를 가졌다면 내 키커가 유리 할테고 리버에 얼마 정도를 더 뱃해도
따라 올것이란 판단에 레이즈를 하지 않았고 또한 확률은 낮지만 플하우스를 이미 맞췄을 수도 있으니 괜히 레이즈 한 후 또 리레이즈를 맞으면
많은 칲이 담기고 울며 포기 하기도 힘들어 진다. 포지션 위치의 단점도 감안하여 감정을 추스리고
"콜"
다음 금팔찌의 망설임은 포켓 페어 정도였는지 고민을 좀 하더니 꺽었다. 그가 폴드하니 딜러가 "쏘리" '미안하다.' 말한다. '내일아침 같이 살아라!' ^^
극적인 리버 나에게 최상인 "K" 가 열리니 A 풀하우스다. 아주 오래 기다린 보상 처럼 감격 되었다. 그에 더불어 앞에서 호재까지 제시해 왔다.
파퀴아오의 강력한 펀치뱃 "20만"
그가 풀하우스를 잡았다는 해석이 그려졌다. '그렇다면.?' 올인도 충분히 콜 받을수 있다. 배팅 후 그의 남은 칲은 80 전후다.
이같은 기회는 자주오지 않는다. "레이즈 20에 50더" 레프트 훅을 깊숙하게 넣었다.
파퀴아오는 남은 30정도를 올인 할까 고민 하는지 못내 주저 하다가 "AK 나(na).?" 물으며
"콜" 했다.
내가 비포 플랍에 고민 없이 콜만 한것이 AK의 리딩을 주지 못한 모양이다. 내 카드의 오픈에 진것을 알고는 대선에 낙선한 듯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 졌다.
"나이스 핸드 썰.!, 써비스.! 코크 투미.!"
콜라 한잔으로 배드빗을 씻으려는 그는 역시 프로다. 내 카드에 격려까지 해주고 그가 진정 하려는지 옆쪽의 티 테이블로 자리를 옮겼다.
95만 정도를 이기니 나의 칲은 230만 이상으로 힘이 실렸다. 파퀴아오는 콜라를 '벌컥' 마신 후 자신을 컨트롤 하고 남은 칲을 빼서는 오피스를 떠났다.
한참후 숨죽이고 있던 언더더건(빅블라인드 다음)의 스파니쉬가
"3만뱃"
다들 꺽고 오리부리 리레이즈 "3에 6더"
흰셔츠 "합 9만 콜"
'딜러는 긴머리다.'
스파니쉬
"도합 20만" 리레이즈
오리부리 고민 하는척 연기를 하는 건지 주저 하더니 "폴드"
흰색티 "콜이다"
스파니쉬가 단두대에 오른 좋지 않은 상황이다. 나는 긴머리의 딜링을 재검토 했다.
마녀에 손가락은 여지 없었다. 사람은 특기는 다양한데 손이 빠른 사람이 있고, 눈이 빠른 사람이 있다. 손이 빠르려면 반복의 훈련이 필요 하고
눈이 빠르려면 빠른걸 많이 보거나 운동을 많이 하면 가능하다. 메이져리그 투수가 일반인에게 스트라익을 던지면 못친다. 공이 보였을땐 이미 늦는거다.
나는 조기축구를 오래해서 눈이 빨랐다. 긴머리는 또다시 밑장을 뺐고 어떻게 될지 모를 그를 보자 내맘이 씁쓸했다.
플랍 6 4 9
흰셔츠 "첵"
스파니쉬 "30만"
흰셔츠 "콜"
턴 "J"
급할것 없는 흰셔츠 "첵"
스파니쉬 남은 "35만 올인"
"콜"
리버는 3
스파니쉬는 AA를 들고 44를 든 흰셔츠의 트리플에 올인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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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한편 더쓰면 디폴로그 이야기는 마무리 됩니다. 또 올리겠습니다.
첫댓글 글이 참 재미있습니다
포커도 한번 배워볼만한거 같습니다~
저랑 잘맞을듯하네요
홀덤.단순하게 생각했었던 게임이었는데 어렵고 더 복잡한 게임인거 같아요.
오늘도 즐겁게 감상하며 정독했습니다,~^^
콜.콜.콜.올인 ~~~~흰셔츠 윈 ^^
감사합니다~
즐겁게 읽고 갑니다^^
홀덤은 도박이라기보단 게임이기에 용어가 많네요 그냥 레이즈 콜 다이 이런거만 알지ㅎ
무슨말인지 잘모르지만 재밌게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