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에서는 성가대의 조직과 운영 및 육성 방안 등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성가대라고 하여도 훌륭한 조직과 운영으로 모범이 되는 큰 성가대가 있고 교우들조차 자기의 성당에 성가대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미미한 성가대도 있다. 따라서 성가대에 관한 조직과 운영 실태를 말할 때에 어느 수준의 모델을 미리 설정해 놓아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는 주일 교중(또는 중심) 미사를 기준으로 할 때 미사에 참례하는 교우의 수가 300명-600명 정도이고 성가대의 규모 또한 25명-50명 정도가 되는 교회[이러한 교회라면 도시의 성당 대부분이 해당된다.]를 대상으로 한다.
1. 성가대 조직
1) 지휘자
(1) 조직의 제1 요건
기존 성가대이든 새로 창단하려는 성가대이든 지휘자가 확보되어 있지 아니하면 성가대 조직은 언급할 여지도 없게 된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유급 합창단과 달라서 교회의 성가대원은 신앙심에 기초로 하여 “봉사”하려는 사람이거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성가대를 구성하는 인적 요소의 핵은 지휘자일 수밖에 없다. 미사 때 지휘자 없이 전례를 진행하고 연습 시간에 지휘자 없이 시간을 허비하다 보면 애써 모은 성가대원들은 소리 없이 흩어져 버린다.
바쁜 현대 생활을 영위하는 젊은 신자들은 시간을 황금처럼 여긴다. 귀한 시간에 기대한 소득(새 성가를 배운다든지 음악 지식이 향상된다는 욕구에 대한)이 없다고 판단될 때 미련 없이 그 단체를 떠나 버리고 마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역으로 말해서 유능한 지휘자를 확보해 놓으면 성가대원들을 모으고 조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유능한 지휘자를 구하는 데 급급한 나머지 신앙이 없는 음악가를 초빙한다면 합창 지휘자일 수는 있지만 성가대 지휘자는 아닐 것이다.
2) 반주자
교회의 악기인 오르간 주자를 구하는 문제가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흔히 교회 주보나 광고 시간을 이용하여 반주자를 물색하는 일이 있지만 피아노를 잘 치는 사람이라고 하여 반주를 잘하리라는 기대는 어긋나고 만다. 터치 감각의 차이와 주법의 차이는 상당한 시간의 적응을 필요로 한다. 학교에서나 또는 가정에서 풍금을 자주 연주해 본 사람이라면 적응이 한결 빠르다. 가톨릭 교회에서는 반주자=여성으로 고정 관념이 되어 있는데 바람직하지 아니한 현상이다. 워낙 남성 지휘자가 귀하다 보니 반주를 할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을 가진 사람이면 지휘를 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할 수도 있지만 가톨릭 교회의 전통은 남성이 반주를 맡았다. 물론 옛날의 오르가니스트가 오늘날의 반주자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반주의 여성화는 한 번쯤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반주자의 첫째 요건은 반주 능력이지만 더욱 중요한 요건은 성실성이다.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연습과 미사에 자주 결석한다면 자격이 없다. 때로는 지루한 파트 연습과 지휘자의 질책을 감내해 가며 반주자의 역할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확호한 신앙심이 선행되어야 한다.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재능을 하느님께 바친다는 생각으로 임하지 않으면 반주자가 될 수 없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맞아요..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 말..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