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속터미널본당 신자들이 성당에서 소양 교육을 받고 있다.
| "늘 웃음을 잃지 않고 손님을 대할 수 있게 됐어요." 서울 고속터미널본당(주임 임희택 신부)이 최근 신자 상인을 대상으로 4회에 걸쳐 소양 교육을 실시했다. 고속터미널 경부선 건물 10층에 자리한 본당은 터미널 상가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80여 점포 업주의 신앙 공동체. 본당 상가 활성화팀 이금화(체칠리아, 56) 팀장은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힘들어하는 신자를 위해 교육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본당은 교육과 함께 본당이 속한 서울대교구 12지구 신자들을 대상으로 고속터미널본당 소속 점포 홍보에 나서며 신자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신자 상인들은 바쁜 일정 중에도 시간을 쪼개 교육에 참여, 전문 강사에게 손님을 친절히 대하는 법과 업주로서의 자세 등을 배우고 신앙인으로서 손님을 대하고자 각오를 다졌다. 교육을 이수한 신자에게는 본당 로고가 새겨진 타이슬링(목에 거는 배지)과 액자를 수여했다. 김희자(체칠리아, 50)씨는 손님을 늘 웃는 얼굴도 대해야 하지만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하루에 10명의 손님이 찾아도 10명 모두 그냥 발길을 돌리는 날도 많았다. 김씨는 "소양 교육이 웃음을 잃지 않고 손님 입장에서 생각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영선(레지오, 62)씨는 "본당을 상징하는 타이슬링을 목에 걸었을 때와 아닐 때는 차이는 크다"며 "상점을 찾은 손님 역시 '천주교 신자가 운영하는 상점에 더 신뢰가 간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상가를 활성화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 재개발로 인근에 새로운 상권이 들어서면서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본당 설립 26년이 됐지만 아직도 고속터미널본당 존재 자체를 모르는 이들도 많다. 본당 측은 "맞춤형 제품에 재수선도 가능해 품질은 물론 가격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며 "미사도 참례하고 신자 상점도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신자 상점은 커튼ㆍ침구류, 가방ㆍ잡화, 한복을 비롯한 의류와 미용실, 음식점 등 다양하다. 미사는 평일 낮 12시와 토요일 오후 1시 30분에 봉헌되며, 주일에는 3대의 미사가 있다. 본당 신자들은 평일 미사 참례와 단체 활동 등으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성경 공부팀과 레지오 마리애, 빈첸시오회 등 9개 단체가 활동 중이다. 임희택 신부는 "소양 교육은 상가 활성화를 넘어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고 상인으로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전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세상 안에서 상인 신자들이 어떻게 하느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 02-535-66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