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근이재 강의실
 
 
 
카페 게시글
누구나 사랑방 스크랩 생선회 된장 샤브샤브
근이재 추천 0 조회 76 11.07.16 00:1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생선회 된장 샤브샤브

 

흔히 누군가 한턱이라도 낼라치면 근사한 일식집이나 횟집에 가는 경우가 많다. 나는 생선회의 맛도 잘 모르고,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횟집에 가더라도 대개의 경우 스키다시(すきだし : 주 메뉴를 먹기 전에 식욕을 돋우기 위해 나오는 것으로 서양식으로 보면 애피타이저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를 즐겨 먹는 편이다. 물 좋은 해삼이나 멍게의 상큼하고 쌉쌀한 맛이 입에 당기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생선회를 먹는 것이 꺼림칙하다. 언젠가 꽤 기분 나쁜 경험을 한 적도 있다. 다음날 팔꿈치와 종아리에 화상과 비슷한 물집이 생겼었다. 병원에 갔더니 ‘비브리오’에 감염되었다는 것이다. 다행히 독한 것이 아니라서 3일분인가 약을 먹고 나았다.

 

이 일이 있은 뒤로 한 동안 일식집에 거의 가지 않았다. 가게 되더라도 회는 피하고 튀김이나 탕만 먹었다. 한 두 조각 먹을 때에도 소독한다는 기분으로 소주에 담갔다가 먹곤 하였다. 그러던 차에 우연한 기회에 여름철에도 생선회를 어느 정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몇 년 전인가 어른을 모시고 여름철에 횟집에 가게 되었다. 당시 그 분은 위암 수술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체력이 상당히 저하되어 있는 상태였다. 저항력이 약한 사람일수록 비브리오에 감염될 확률이 높다는 의사의 말이 생각났다. 회를 드시고 싶어 하셔서 가기는 했지만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특별히 부탁하여 물을 끓여 달라고 한 다음 생선회를 살짝 담갔다가 드시게 하였다. 그랬더니 의외로 쫄깃한 식감(食感)이 날로 먹는 것보다 더 좋았다. 물론 다음날에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2009년에 1년간 일본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그 때 사시미(さしみ)를 많이 먹게 되었다. 일본인 특유의 완벽하고 청결한 위생관리 덕인지 별 문제가 없었다. 그래서 지금은 생선회를 즐기지는 않지만, 큰 거부감 없이 먹게 되었다.

 

일본인들은 생선회를 즐겨 먹는다. 요리하는 방법도 매우 다양하다. 그 중에 내가 몇 년 전에 했었던 것처럼 생선을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먹는 것이 있었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먹는 유비키(ゆびき)가 그것이다. 그야말로 ‘생선회 샤브샤브’인 셈이다. 쭈꾸미나 낙지 등을 살짝 데쳐 먹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된다.

 

생선회 샤브샤브는 회를 즐기는 사람들이 여름철에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항력이 약한 노약자들에게는 매우 좋은 방법이다. 사실, 생선회는 물론이고 모든 음식은 건강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건강한 생활을 위해 먹는 음식이 오히려 건강을 해쳐서는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생선회 샤브샤브는 권장할 만한 요리가 아닐 수 없다.

 

생선회 샤브샤브도 좋지만, 단순히 끓는 물 대신 된장 국물을 사용하면 아주 좋다. 조금은 과장일지도 모르지만, ‘생선회 된장 샤브샤브’는 그야말로 궁극의 음식이다. 된장 국물은 먹는 사람의 입맛에 맞도록 적당한 양념을 가미하여 준비하면 된다. 일본에서 지내는 동안 나는 된장 덕분에 아무 탈 없이 잘 지낼 수 있었다.

 

만약에 ‘생선회 된장 샤브샤브’를 하는 일식집이나 횟집이 생긴다면, 일식집이나 횟집을 선호하지 않는 내 생각도 바뀔 것이다. 아마 모르긴 해도 ‘생선회 된장 샤브샤브’를 먹기 위해 기회가 될 때마다 가고 싶어질 것이다.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