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 장
식차마니의 이모저모
제1절 식차마니란?
식차마니는 범어 Siksamana의 음역이며, 중국에는 여러 가지
의 음역이 있다. 식차 · 식차마나 · 식차마나니 · 식차마니 등이 있
으며, 모두 하나의 명칭을 가리킨다. 이것을 구역에서는 「학법녀
(學法女)」로, 신역에서는 「정학녀(正學女)」의 뜻으로 번역하였다.
이것은 부처님께서 여인이 출가할 때 비구니가 되기 전에 반드
시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제정하셨지만, 중국 불교에서는 이미 오
래 전에 사라져버리고 하나의 명칭으로만 남아 있다. 그래서 근래
에 들어 대다수의 불교도들이 식차마니에 대한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또한 잘못 이해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어려서부터 절에 들어와 삭발하지 않고 수행하는
여자를 식차마니로 알고 있다. 사실 그것은 맞지 않는 것이며, 삭
발하지 않고 옷을 바꿔 입지 않는 여자는 거사녀(居士女)의 일종이
며, 거사는 속가에 사는 남녀와 절에 사는 남녀의 네 종류로 나누
어진다.
속가에 사는 남녀 거사를 근사남(近事男)과 근사녀(近事女)라 하고
절에 사는 남녀 거사를 근주남(近住男)과 근주녀(近住女)라 부르기
때문에, 절 내에 머물며 삭발하지 않고 수행하는 정녀(貞女)는 근
주녀에 속한다. 그녀들은 네 종류의 거사 중의 하나이고, 아직 출
가 대중의 신분에 들어오지 않는 계층이다.
현재 중국에는 아주 많은 여자들이 사찰에 머물고 삭발하지 않
고 속복을 입고 있으면서 스스로 출가인이라 생각하고 있다. 이것
은 그들이 부처님께서 제정하신 계육을 알지 못하는 소치로써, 사
실 그들은 아직 속인의 신분이다. 남방 불교의 태국은 현재 여성
출가자는 없지만 여인들이 삭발하고 만의를 입고 계속 사원에 머
물며 수행하는 것을 허가하고 있다.
그녀들은 출가인의 속에서 어떠한 지위도 없으면서 계속 속인
의 신분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삭발과 만의를 입을 수 있으
므로 형상은 사미니와 같기 때문에, 이는 중국 여자가 사찰에 머
물며 삭발을 하지 않고 옷을 바꿔 입지 않으면서 오히려 자칭 출
가인이라 하는 것과 비교하면 정말로 감복할 만하고 또한 동경할
만한 현상이다.
식차마니는 곧 사미니와 비구니 사이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
정을 말한다. 여자의 출가일 경우, 만약 사미니와 식차마니의 두
계단을 먼저 거치지 않는다면 비구니의 지위에 들어 갈 수 없다.
남자의 출가는 단지 사미와 비구의 두 계단뿐이지만, 여자의
출가는 남자보다 식차마니의 한 계단이 더 있다. 이것은 부처님께
서 여성을 차별하거나 혹은 남성을 두둔하기 위함이 아니고 사실
적 필요에 의해 식차마니의 한 계단을 추가하신 것이다.
최초의 여성출가는 팔경법(八敬法)에 의지하여 비구니가 되었으
며, 사미니 과정을 거치지 않았고 또한 식차마니도 없었다. 나중
에 출가하는 여성이 점점 많아지고 구성이 복잡해지면서 수준들이
일정하지 않게 되었다.
어떤 여자는 자기도 출가한지 오래 되지 않았으면서 다른 사람
을 득도하여 출가시켰다. 그로 인하여 스승의 자질 문제와 스승의
자격 요건이 발생하게 되었다. 그래서 적어도 12년의 계납과 계율
에 밝은 사람만이 비로소 스승이 되고 사미니를 득도시킬 수 있
게 되었다.
어떤 비구니들은 세속에 있는 여자를 득도하여 출가시키고 출
가하자마자 바로 비구니계를 주어 비구니가 되게 하였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지 않아 출가생활에 익숙하지 않는 그녀들은 결국 얼
마 되지 않아 자동 환속하고 말았다. 그래서 출가 과정의 기한의
필요성이 생기게 되었고, 그런 연유로 사미니계를 받게 되었다.
또 다시 어떤 비구니들이 여자를 득도하여 출가를 시키면서 결
혼을 했는지 안했는지 또는 임신을 했는지 안했는지를 알아보지도
않았으며, 내지는 출가를 구하는 여자도 자기의 임신 여부를 모르
고 있었다.
그들이 출가하여 비구니가 된 후, 한 사람이 뜻밖에 배가 점점
불러와 아이를 낳게 되었고, 속인들의 비방을 듣게 되었으며 비구
니가 음계를 범하였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부처님께서는 할 수
없이 여자의 출가를 식차마니 한 계단을 더 추가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사미니의 단계에는 시간의 제한을 받지 않지만, 식차마니의 단
계에는 2년의 기한을 두었다. 이 2년 기간에 첫째는 여자의 올바
른 품성을 익혀 그녀들이 출가의 생활에 점점 익숙하도록 만들고,
둘째는 여자의 생리를 잘 관찰하여 임신의 여부를 살핀다. 아마도
어떤 사람은 2년의 시간 동안에 여자의 임신여부를 관찰하기에는
너무 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사실 2년이란, 《승기율》제 39권 중에 『2년이란 두 우기(雨期)이
다.』라고 말한다. ( 《대정장》 22 · 536하) 바꾸어 말하면 금년의 우기부
터 시작하여 내년의 우기가 끝날 때까지이다. 중국에서 두 해를
지내야 하는 것을 해석하였으나 굳이 2년을 꼭 채울 필요는 업삳.
예를 들면, 금년의 12월 30일부터 다다음해의 정월 초하루 까
지도 2년으로 칠 수 있다. 실제로는 1년하고 이틀이 되었을 뿐이
지만, 이 기간 동안에도 여자가 임신을 했는지 안했는지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으므로, 이것도 아주 적절한 일이지 않는가?
물론 오늘날의 과학 측정기로 검사한다면 그렇게 긴 시간도 필
요가 없다. 그러나 여자로 하여금 출가의 생활에 점점 익숙해지게
하는 견지에서 보면 이 2년의 식차마니의 단계가 여전히 필요한
것이다.
즉, 홍일대사의 《사분율산보수기갈마수강별록》중에는 『육법으
로 마음을 맑히고 이세(二歲; 2년)동안에 몸을 맑힌다. 전자는 대계
와의 인연을 받아 드릴 수 있는지를 시험하고, 후자는 임신의 여
부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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