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개량신약 에소메졸의 미 진출에 업계와 정부를 막론하고 갈채를 보내는 분위기다.
단순히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시장 상륙에에 성공했다는 상징성을 넘어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FDA의 품목허가를 받기까지의 과정과 향후 시장성 모든 면에서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토종 제약사의 글로벌화에 방점을 찍고 있는 보건복지부부터 상기된 표정이 완연하다.
복지부의 정은영 제약산업팀장은 "미국시장이 워낙에 큰 시장인데 사실 그동안 진출사례가 거의 없었다"며 "그러나 에소메졸은 미국시장에 성공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품목"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연구개발 여력은 작지만 제제기술이 뛰어난 국내업체가 그동안 미국시장에 진출하지 못했던 것은 특허장벽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며 "이것을 극복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높다란 특허장벽 허물고, 시장성 무기로 공략 '채비'그동안 미 FDA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은 제품은 국산 5호 신약 팩티브(LG생명과학)와 인성장호르몬 밸트로핀(LG생명과학) 정도였다. 이번에 에소메졸이 3번째 진출인 셈인데, 에소메졸에 거는 기대감은 남다르다.
팩티브의 경우 국내제약산업기술의 쾌거라는 찬사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측면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한데다 밸트로핀은 허가를 받고도 시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소메졸은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다. 에소메졸의 오리지널의약품인 아스트라제네카의 넥시움 허가가 내년 5월에 만료되기 때문이다.
이때까지 경쟁자는 넥시움 하나뿐인 셈이다. 게다가 5월 이후 퍼스트제네릭 독점기간이 주어지는 6개월간 퍼스트제네릭 출시 예정인 란박시와 넥시움 3자 대결로 경쟁사가 압축돼 시장침투에 유리한 상황이다.
넥시움의 적응증인 위궤양과 역류성치료염의 미국 시장규모는 6조원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500억원에서 1500억정도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사의 개발책임자는 "에소메졸의 시장성이 좋다"고 평가하고 "한미약품이 겸손하게 대략 1500억 정도 매출을 잡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장이 상당히 크다"며 우회적으로 기대감을 내비쳤다.
무엇보다 특허소송과 해외임상 등 값진 경험끝에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0년 미FDA에 `에소메졸`의 품먹허가 신청을 냈고, 이듬해 아스트라제네카가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한미약품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냈다.
이 소송은 2년간 진행됐으며 지난 6월 미국 뉴저지 지방법원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진행했던 특허침해 소송이 화해조서에 의한 합의로 일단락됐다.
한미 관계자는 "특허소송이 간단치가 않은데다 하고 싶어도 실제 부딪혀 보기는 쉽지 않다"며 "해외임상 등 개량신약 개발부터 특허소송 등 밟아야 할 것은 다 밟았다"고 말했다.
단순히 제품개발과 허가를 넘어 이른바 글로벌 진출에 필요한 가치 있는 경험들을 몸소 겪어가며 미 시장 진출의 실체적 교두보를 이어 놨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향후 필승 전략은? 보험자를 사로잡을 가격 설정
에소메졸이 시장성을 확보하기 위한 첫째 조건은 가격이다. 미국이 퍼스트제네릭에 6개월간의 독점판매기간을 보장하는 것도 저렴한 약 출시를 진작시키려는 정책적 차원이다.
더구나 민간 보험사와 개별 계약하는 미국 시장의 특성상 에소메졸이 가져갈 수 있는 경쟁력은 재정절감 즉, 오리지널에 비해 얼마나 저렴한가 여부이다.
특히 기존 넥시움이 위궤양과 역류성식도염 치료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진행전인 만큼 가격이 아직 윤곽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재정절감에 방점을 찍고 있는 보험자 입장에서는 에소메졸에 느낄 매력이 적지않다는 분석이다.
현지 마케팅을 담당할 암닐사의 마케팅전략은 여기서 출발한다. 암닐사는 '넥시움 대비 경제적인 약'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한미 관계자도 "핵심은 보험사와의 약가협의"라고 말할 정도로 적정 가격 설정은 미 시장 진출의 성패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암닐사는 연간 매출액이 8억달러에 달하며 소화기내과에 특화된 제약업체로, 이 업체는 넥시움 특허가 만료되는 2014년 5월까지 해당 시장에서 10% 점유를 목표로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에서는 에소메졸이 오리지널 넥시움보다 가격경쟁력이 우수하고 안전성에서도 강점을 지니고 있어 보험사와의 계약체결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여기에다 약사 상대의 마케팅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과 달리 비교적 대체조제가 활성화된 미국시장에서 에소메졸이 시장에 침투하기 위해선 대체조제를 얼만큼 끌어내느냐가 또 하나의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보험사와의 가격협상, 그 연장선상에서 암닐은 약사들을 대상으로 에소메졸이 안전하면서도 비용대비 효과적인 약이라는데 마케팅을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