武夷九曲歌
朱 熹 (1130-1200)
武夷九曲은 중국의 복건성에 있는 武夷山의 아홉 구비 계곡의 경치가 매우 좋아 일찍이 남송 때 성리학자인 주자가 무이산 아홉 구비를 읊은 것입니다
山無水不秀 산에 물이 없으면 수려하지 못하고
水無山不淸 물은 산이 없으면 맑지 못하다
曲曲山回轉 골짜기마다에 산이 이어져 돌아가고
峯峯水抱流 봉우리마다에 물이 휘감아 흐른다.
序
武夷山上有仙靈 무이산 위에 신선의 기운이 있으니,
山下寒流曲曲淸 산아래 시원한 계곡 굽이굽이 맑더라
欲識箇中奇絶處 그 가운데 빼어난 절경 알고자 할진댄,
櫂歌閑聽兩三聲 뱃노래 두세 곡을 조용히 들어보세.
武夷山上有仙靈 무이산 위에 신선의 영대가 있고
山下寒流曲曲淸 산 아래 흐르는 한류가 굽이굽이 맑네.
欲識箇中奇絶處 그 가운데 빼어난 곳을 알고자 하니
櫂歌閑聽兩三聲 돛대 노래를 한가히 두 서너 소리 들어보세.
一曲溪邊上釣船 일곡 시냇가에서 낚시 배에 오르니,
幔亭峰影蘸晴川 만정봉이 맑은 물속 푸른 하늘에 잠겨있네.
虹橋一斷無消息 무지개다리는 한번 끊어진 후 소식이 없고,
萬壑千巖鎖翠煙 천봉만학에는 비취 빛 안개가 자욱하네.
二曲亭亭玉女蜂 이곡에 우뚝 솟은 옥녀봉이여,
揷花臨水爲誰容 꽃을 꽂고 물가에 서 있으니 누구를 위해 꾸몄는가.
道人不復荒臺夢 도인은 황대몽을 다시 꾸지 않는데, (作陽臺夢)
興入前山翠幾重 흥에 겨워 앞산에 들어가니 푸르름이 첩첩이네.
三曲君看架壑船 삼곡에서 그대는 골짜기에 매어 둔 배를 보았는가,
不知停櫂幾何年 노 젖기를 그친 지 몇 해인지 모르겠네.
桑田海水今如許 뽕나무 밭이 바다가 된 것이 지금부터 언제이든가,
泡沫風燈敢自憐 물거품 같고 바람 앞 등불 같은 우리 인생이 가련하다.
四曲東西兩石巖 사곡의 동, 서쪽에는 두개의 바위산이 있는데,
岩花垂露碧㲯毶 바위틈 꽃에는 이슬이 치렁치렁 맺혀있네.
金雞叫罷無人見 금 닭이 울어 아침을 열지만 아무도 본이가 없고,
月滿空山水滿潭 달은 텅 빈 산에 가득하고 물은 못에 가득 차있네.
*람:毛+監[털이긴모양람] 람삼(毿):털 따위가 드리워져 치렁치렁하게 늘어져 있는 모양
五曲山高雲氣深 오곡은 산이 높고 구름 기운이 깊어,
長時煙雨暗平林 오랜 안개비에 평림은 어둑하네.
林間有客無人識 숲 사이의 나그네를 알아보는 이 없고,
欸乃聲中萬古心 뱃사공의 노래 소리에 만고의 수심이 깊어지네.
六曲蒼屛遶碧灣 육곡의 시퍼런 병풍바위는 푸르른 물굽이를 둘렀고,
茅茨終日掩柴關 띠로 이은 집 종일토록 사립문 닫혀있네.
客來倚櫂巖花落 나그네가 노에 몸을 기대니 바위에서 꽃이 떨어지는데,
猿鳥不驚春意閑 원숭이와 새들은 놀라지 않고 봄의 정취는 한가롭네.
七曲移船上碧灘 칠곡에 배를 몰아 푸른 여울에 올라서,
隱屛仙掌更回看 은병봉과 선장암을 다시금 돌아보네.
人言此處無佳景 사람들은 이곳에 좋은 경치가 없다지만,
只有石堂空翠寒 텅 빈 하늘에는 석당이 해맑게 솟아있네.
八曲風煙勢欲開 팔곡 고루암 아래에는 물이 돌아드네.
鼓樓巖下水縈洄 고루암 아래에는 물결 얽혀서 도네
莫言此處無佳景 이곳에 좋은 경치가 없다고 말하지 말게,
自是遊人不上來 여기부터 속인은 올라갈 수 없다네.
九曲將窮眼豁然 구곡에 다달으니 눈앞이 훤히 트이는데,
桑麻雨露見平川 뽕나무 삼나무에 맺힌 이슬, 평천을 바라보네.
漁郞更覓桃源路 뱃사공은 다시금 무릉도원 가는 길을 찾지만,
除是人間別有天 이곳이 바로 인간 세계의 별천지라네.
첫댓글 입도차제(入道次第: 도로 들어가는 차례)니 탁흥우의(托興寓意: 흥을 기탁하여 뜻을 맡김)니 하여, 이 시가 지어진 이래 참으로 이만큼 논란이 많은 시도 드물 것 같네요. 퇴계 같은 이는 처음에는 입도차제로 보고 차운을 하였다가 나중에 다시 탁흥우의로 보고 새로 시를 짓기도 하였지만, 우리나라 도학자들의 관점으로 보면 아직도 입도차제로 보는 면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실제 무이구곡에 가서 죽벌(竹筏) 래프팅을 하면 수량이 많은 여름철에는 1시간 남짓, 수량이 적은 겨울에는 1시간 50분 남짓 시간이 소요됩니다. 하루에 두 차례밖에 래프팅을 할 수 없습니다...
사진있으시면 좀 올려 주실수 없나요?
일반 사진란에 2007년 겨울에 갔던 무이산 사진 몇장 올려 놓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사진을 보고, 빨리 가을답사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네요.
직접 가보고 그 기분을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절실하네요. 한학입문시간에도 황성숙님이 글씨를 써오셔서 읽어본듯하기도 한데....
序 부분이 반복? 아니면 오?
표현이 사람마다 달라도 뜻은 같기에 비교를 했읍니다 .
충북 괴산에 우암 송시열의 화양구곡이 있고, 가까운 성주 대가천에 가면 한강 정구의 武屹구곡이 있습니다.
五曲에 오자가 있군요. 欸乃聲中萬古心으로 해야 맞지 싶네요.
그렇군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