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시간에는 사설시조와 편수대엽 비교로 시작합니다.
사설시조의 박자는 평시조의 박자와 똑같이 초장 5,8,8,5,8, 중장 5,8,8,5,8, 종장 5,8,5,8 이렇게 진행이 되는데,
그 속에 노랫말을 넣게 됩니다.
사설시조 '소년행락'
초장 소년 행락(少年行樂)이 다 진(盡)커든
와류강산(臥遊江山) 하오리라
인호상이자작(引壺觴而自酌) 명정(酩酊)케 취한 후
한단침(邯鄲枕)도두 베고 장주호접(莊周胡蝶)이 잠간 되어
중장 방춘화류(芳春花柳) 찾아 가니
이화(李花) 도화(桃花) 행화(杏花)
영산홍(映山紅) 자산홍(紫山紅) 왜철죽 진달화 가운데
풍류랑(風流郞)되여 춤 추며 노닐다가 세류영(細柳營) 넘어 가니
황조편편환우성(黃鳥翩翩喚友聲)이라
종장 도시(都是)행락(行樂)이 인생귀불귀(人生歸不歸) 아닐진대
꿈인지 생신지 몰라 갱소년(更小年)허오리라
젊어서 즐겁게 노는 것이 다 하거든 자연 속에 누워 한가롭게 지내자.
술단지와 술잔을 끌어당겨 스스로 술을 마신 뒤에 한단침을 베고
장중호접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되어 노닐다가 깬 뒤에 제가 나비였던지 나비가 저였던지 알 수 없었다는 고사) 흐드러진
봄의 꽃과 버들, 살구꽃, 모든 꽃들을 찾아가니 그 속에 풍치가 있고 멋스럽게 지내는 젊은 남자가 되어서 춤추면서
노닐다가 세류령이라는 고개를 넘어가니 훨훨 나는 꾀꼬리는 벗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구나.
인생은 한 번 가면 돌아오지 않는 데 늙은이의 몸과 마음을 다시 젊어지게 하리라.
사설시조는 가곡(歌曲)의 ‘편(編)’, 잡가(雜歌)의 ‘엮음’, ‘자진’ 등의 형식과 비교할 수가 있습니다.
여기 나오는 초장의 배자를 평시조와 비교해 보면 첫 5박에서 평시조의 세글자 부르는 박에 아홉 글자를 배자 했고
초장 8박의 네 글자가 배자되는 곳 여덟 글자, 재8박 4글자가 배자되는 곳에 19글자가, 재5박 3글자가 배자되는 곳에
8글자가 마지막 8박은 시의 마지막 한글자로만 배치되는 것은 평시조와 같습니다.
이렇게 ‘소년행락이’ 라는 사설시조 초장의 배자가 평시조와 다른데 사설시조는 글자 수에 따라 배자의 형태가 달라집니다.
노래의 선율도 중장에서는 속청으로 높이 부르는 대목이 없습니다.
종장 역시 평시조와 같은 1,2박에서 속청을 내는 부분이 첫 음만 잠깐 높게 속청을 낼 뿐 다 겉청으로 노래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종지형은 중심음을 내다가 마지막에 4도 아래로 뚝 떨어지는 종지형은 평시조와 같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남창가곡 계면조 편수대엽 '진국명산'
초장 : 진국명산 만장봉이
2장 : 청천삭출금부용(靑天削黜金鈇容)이라
3장 : 거벽(巨擘)은 흘립(屹立)허여 북주삼각(北主三角)이요,
기암(奇巖)은 두기(斗起)하여 남안잠두(南岸蠶頭)로다.
좌룡낙산(左龍駱山) 우호인왕(右虎仁旺)
서색(瑞色)은 반공응상궐(盤空凝象闕)인데
숙기(淑氣)는 종영출인걸(鐘英出人傑)하니 미재(美哉)라
아동산하지고(我東山河之固)여.
성대의관(聖代衣冠) 태평문물(太平文物)이
만만세지(萬萬世之) 금탕(金湯)이라.
4장 : 년풍(年豊)코
5장 : 국태민안(國泰民安)허여
구추황국(九秋黃菊) 단풍절(丹楓節)에
인유이 봉무커늘
면악등림(緬岳登臨)허여 취포반환(醉飽盤桓)하오면서
감격군은(感激君恩) 이샀다.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살기 편안하여서 임금의 은혜에 감사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노래입니다.
사설시조 '증경은 쌍쌍'
증경은 쌍쌍 녹담중이요 호월은 단단 영창롱인데
적막한 나유안에 촛불만 도두키고
인적적 야심한데 실솔성 슬피난다
금로에 향진하고 옥루는 잔잔한데
삼황코월락토록 뉘게 잡히여 못 오시나
님이야 날 생각 하랴마는 나는 님 뿐이라
독수공방 전전불매장탄 남은 간장 다 녹는다
오색이 영롱한 황오리는 쌍쌍이 푸른 못 가운데서 놀고 있고
밝고 흰 달은 둥글둥글하게 발을 친 창문에 어른거리고 있구나.
헌데 적막한 휘장 안에 촛불만이 켜있고
사람의 자취는 없고 밤은 깊어 가는데 귀뚜라미 소리가 슬프게 들린다.
쇠로 만든 향로에 향은 다 타고 옥으로 만든 물시계는 똑똑 떨어져서
시간을 알리고 있는데 삼태성은 기울고 달은 졌건만
누구한테 잡히어서 아직도 안오시는가
혼자 홀로 방을 지키면서 이리저리 뒹굴뒹굴 잠을 못 이루고 남은 간장만이 다 썩는구나.
여창가곡 계면조 편수대엽
대인난 대인난허니 계삼호 허고 야오경이라
출문망 출문망허니 청산은 만중이요 녹수는 천회로다
이윽고 개 짖는 소리에 백마유야랑이 넌즈시 돌아드니
반가운 마음이 무궁탐탐허여 오날밤 서로 즐거움이야 어느 끝이 있으리
대인난 대인난은 사람을 기다리는것이 힘들다는 얘기인데요.
임을 기다리면서 계삼호하고 야오경이라 닭이 벌써 세 번 울어서 새벽이 된 시간이라.
출문망출문망 하니 문밖에 나서서 임을 계속 기다리고 있는데 청산은 만고비로 되어 있고 녹수는 천고비로 흐르는구나.
이윽고 개 짖는 소리에 넌지시 임이 오는데 반가운 마음이 한이 없어서 오늘밤 서로 즐거움이 끝이 없을 것이다.
임과의 상봉을 오랫동안 목이 빠지게 기다렸지만 즐거울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여인의 마음입니다.
사설시조 '어화청춘'
어화청춘 소년들 이내 말을 들어보소
허송세월 하지말고 밭갈고 글을 읽어 수신제가 할지어다
만고성인 순임금은 역산에 밭을 갈아 부모봉양 하옵시고
천하문장 이적선도 광산에 글을 읽어 명전천추 하였으니
하물며 우리 인생이야 시호시호 부재래라
성현문장 본을 받아 주경야독 (하리라)
청소년들에게 들려줄 좋은 내용의 시인 것 같습니다.
남창가곡 반우반계 편락 ‘나무도’
나무도 바히 돌도 없는 뫼에
매게 휘좇긴 가톨의 안과
대천 바다 한가운데 일천석 실은 배에
노도 잃고 닻도 끊고 용총도 걷고
키도 빠지고 바람 불어 물결 치고 안개 뒤섯겨 자자진 날에
갈 길은 천리만리 남고
사면이 검어 어득 저뭇 천지적막 가치놀 떳는데
수적 만난 도사공의 안과
엊그제 임여힌 나의 안이사 엇다가 가흘하리요
‘편락시조’ 란 별칭을 가진 편락은 편과 낙의 성격이 조합된 리듬이 촘촘하게 엮어진 낙시조 란 뜻입니다.
나무도 바위도 전혀 없는 민둥산에 매에게 쫒기는 꿩의 마음과 넓은 바다 한가운데
일천석이나 되는 짐을 실은 배가 노도, 닻도 잃고 돛대로 꺾어지고 키 까지 빠져버려
더 이상 항해를 할 수 없다. 게다가 바람은 불어서 물결이 치고 안개가 뒤섞여서 갈 길은
천리만리 아득 하기만 한데 사방이 점점 어둑해지면서 천지는 고요하여 폭풍우가 밀려 올 듯이
까치 노을이 떠있다. 그러한 상황에 해적을 만난 도사공의 마음과 엊그제 임과 이별한 나의 마음을
어디에다가 비교할 수 있겠는가?
남창가곡 우조 우편 '봉황대상' 을 노래로도 듣고, 가야금만으로 연주한 음악도 함께 감상하시겠습니다.
남창가곡 우조 우편 '봉황대상'
鳳凰臺上鳳凰遊(봉황대상봉황유)러니
鳳去臺空江自流(봉거대공강자류)로다
吳宮花草埋幽徑(오궁화초매유경)이요
晉代衣冠成古丘(진대의관성고구)라
三山半落靑天外(삼산반락청천외)이요
二水中分白鷺洲(이수중분백로주)로다
總爲浮雲能蔽日(총위부운능폐일)하니
長安不見使人愁(장안불견사인수)하더라
옛날 봉황대 위에 봉환이 놀았더니 봉황은 날아갔는지 누대는 비었는데, 강물은 스스로 흐르는구나.
오나라 궁궐의 화초는 오솔길을 뒤덮었고 진나라의 의관은 옛 언덕을 이루었네.
세 산의 봉우리는 하늘 밖으로 반쯤 걸려 있고 두 갈래의 강은 백로주를 가운데로 갈랐다.
모든 것들이 뜬구름이 되어 해를 가리니 장안이 보이지 않아 사람을 시름겹게 하는구나.
오늘은 여기에서 접으려고 합니다. 따뜻한 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