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燭秋光冷畵屛(은촉추광냉화병)
輕羅小扇撲流螢(경나소선박류형)
天際夜色凉如水(천제야색량여수)
坐看牽牛織女星(좌간견우직녀성)
은촉불 가을빛은 그림 병풍에 찬데
가벼운 비단 부채로 반딧불을 치누나
하늘가 밤빛은 물처럼 싸늘한데
견우와 직녀성을 오두마니 바라보네.
< 가을 부채에 담긴 사연 >
두목의 『추석』이란 시이다.
가을 밤의 애상적인 분위기가 물씬한 작품이다.
방안에는 은촉불이 타고 있고, 방에는 화사한 그림 병풍이 둘려 있다.
그녀의 손에는가벼운 비단 부채가 쥐어져 있다.
한눈에도 매우 넉넉한 귀족풍의 규방을 떠올릴 수 있다.
그런데 제목을 '가을 저녁'이라 하고, 3구에서 밤빛이 물처럼 싸늘하다 해놓고서,
손에 부채를 쥐고 있다고 했으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가을 부채'는 한시에서 으레 '버림 받은 여인'을 상징한다.
부채는 더운 여름날에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물건이다.
그러나 더위가 물러가고 소매가 선득한 가을이 오면, 여름내 애지중지하며
손에서 놓지 않던 부채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잊혀져 버려진다.
이와 마찬가지로 한때 나를 너무도 다정하게 사랑해주던 그 님은
어느덧 나를 까맣게 잊고서 돌아보지 않으신다.
시인은 비록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가을 부채'를 손에 쥐었다는 말만 가지고
이미 그녀가 '님에게 버림받은 여인'임을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는 셈이다.
홀로 지새는 깊은 가을 밤,
달마저 져버린 창가로 반딧불이 날아다닌다.
옛사람은 풀이 썩어서 반딧불이 된다고 믿었다. 반딧불은 황폐한 풀덤불에서
날아다니는 것인데, 그 반딧불이 그녀의 창가를 날고 있으니 그녀의
거처가 얼마나 황폐하고 황량한지를 알 수 있겠다.
님이 찾지 않으니 그 꽃밭엔 잡초만이 우거져 있을 것이다.
또 그녀는 반딧불을 부채로 후려침으로써 자신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드는
처량함과 황량함을 "저리 가!" 하며 몰아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듯하다.
그녀는 엄연한 현실을 차마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물처럼 싸늘한 하늘은 밤이 어느덧 깊었음을 말하며, 앉아서 별을 바라본다 함은
아예 그녀가 잠 잘 생각을 버리고 근심에 겨워 긴긴 가을 밤을
새우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녀가 보는 별은 무엇인가.
견우와 직녀성이다. 그들은 그래도 일 년에 칠월 칠석 하루는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신세는 어떠한가.
님은 한번 떠나신 뒤로 돌아올 줄 모르고, 이 기나긴 기다림이 끝없이 이어져도
다시 님을 만날 날은 영영 올 것 같지 않다.
이러한 초조감과 절망감이 견우와 직녀성을 바라보는
그녀의 표정위에 서리어 있다.
_한시미학산책中
'가을부채'는 그런 것인가..? ^^
겨울부채를 뜻하는 夏爐冬扇(하로동선)이라는 말이 있는데
여름의 화로와 함게 지금은 필요가 없으나
언젠가는 중요하게 쓰인다는 뜻이랍니다.
중국 한나라 때 사상가, 王充의 <論衡>에 나오는 말,
以甫 識
첫댓글 두목시 추석(秋夕) 해석 풀이에.내용중의 가을부채에 담긴 이런 사연이 있는줄을요... 넘 감사 드립니다.행복 하세요...
좋은 한시풀이 유익함을 얻고 갑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