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말, 구스타프 포스 박사는 독일 도르트문트의 작은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어느 날 구스타프는 몇 명의 친구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습니다.
부엌에서 음식을 만드는 어머니를 돕던 구스타프가 나지막하게 말했습니다.
“어머니, 전 친구들을 초대하는 날이면 언제나 곤란할 때가 있어요.”
후식으로 낼 애플파이를 만들고 있던 어머니는 무슨 말이냐고 물었습니다.
“아버지의 손은 늘 지저분하단 말예요. 손톱이 새까맣게 물이 들어서 함께 식사를 하면 부끄러워요······”
구스타프의 아버지는 탄광의 기술 직원으로 매일같이 갱내의 수갱 굴착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구스타프의 대답을 들은 어머니는 일손을 멈추고 굳어진 표정을 아들을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무슨 말을 하는 거니? 아버지의 손은 훌륭하지 않느냐? 일을 하는 손이란 말이다. 그것을 너는 부끄럽다고?”
안경 너머로 보이는 어머니의 커다란 두 눈에 잠시 실망의 빛이 어른거렸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곧 한숨을 내쉰 뒤 고개를 크게 저으며 말했습니다.
“구스타프, 잘 들어라. 나는 조금도 아버지가 부끄럽지 않다. 너희 아버지께 시집을 왔으니 말이다.”
무안해진 구스타프는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잠시 후 어머니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다시 애플파이를 만들기 위해 밀가루를 반죽하셨습니다.
구스타프는 이때처럼 어머니의 뒷모습이 멋있어 보인 적이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애정이 깃든 부드러운 말로 아버지의 억세고 못 박힌 손을 사랑한다고 가르쳐 준 것입니다.
그 해 구스타프의 생일에 어머니는 유명한 듀우라의 동판화 ‘기도 올리는 손’의 복사판 그림을 선물했습니다.
구스타프는 그 그림을 자신의 공부방에 걸어 놓고 종종 아버지와 어머니의 애정을 깊이 생각하곤 했습니다.
어머니의 따스한 가르침과 아버지의 억센 손을 생각해 봅시다.
여러분은 자녀들에게 부모님의 모습을 부끄럽게 생각하도록 한 적은 없습니까?
부족하게 보이는 부모님의 모습을 또 다른 의미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자식들에게 보이도록 정성어린 교육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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