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빈 곳을 무엇으로도 채울 수는 있지만 너처럼 채울 수는 결코 없다.
영화 "카페 소사이어티" 를 보고 난 내 결론이다.
20대 처음 헐리우드에 가서 만난 삼촌의 비서 베로니카(보니)를 사랑한 바비. 그러나 보니는 유부남인 삼촌과 오랫동안 사랑하던 사이. 바비는 삼촌에게 버려진 보니와 사랑과 결혼을 꿈꾸지만, 삼촌은 이혼을 하고, 보니는 두 남자 사이에서 이미 돈과 안정을 갖춘 삼촌 필을 선택하고...
다시 뉴욕으로 돌아온 바비는 우아한 이혼녀 동명이인 베로니카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카페 소사이어티의 사장으로서 성공한 삶을 누리지만,
다시 만나게 된 옛애인 앞에서 변하지 않은 사랑을 서로 확인한 둘은,
비록 자기의 현실 앞에서 충실하고 각각 자기의 가족을 사랑하나, 잠시 어딘가를 망연히 바라보게 되는 그 지울 수 없는 사랑
세상은 넒고 사람은 다양하고 그래서 만나고 헤어지고 버려진 빈 마음은 곧 누군가로 다시 채워지고 그렇게 살아가지만,
그 빈 자리를 채우는 것에 나와 다른 사람이 같다면, 결국 나는 특별한 의미가 없는 병아리들 중의 한마리 병아리일 뿐인 것
드라마 "구름에 그린 달빛""에서 세자는 내시 홍라온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디어 줄 수 없겠나. 내 곁에서' 라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꿈꾼다.
사랑은 이토록 어렵고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도 아랑곳없이 마구 마구 피어난다. 어쩌면 그러길래 사랑이 위대한지 모른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치이고 버림받고 이루어지지 못한 채 그저 누구의 기억 속에 누구의 가슴 속에 흔적으로만 남아 있곤 한다.
기억은 희미해져 가는데 모든 건 추억이 되는데, 뭔가 그냥 가만두질 않고 날 붙잡는 거 뭔가 그저 흘러가질 않고 돌아보는 거, 그건 너의 흔적이야... (서편제의 '흔적' 중에서)
영화 "카페 소사이어티"는 고전적 삼각관계를 감성적인 재즈로 담아낸 우디 앨런의 복고풍 코미디이다. 슬프나 웃기고 가벼우나 묵직한 웃픈 코미디. 결코 채워질 수 없는 한 사람에 대한 그만의 사랑을 그 빈 자리를... 구름처럼 깃털처럼 슬쩍 그려버린 수평선 같은 영화
이런 사랑 앞에서 그나마 우리가 해야할 것은, 그나마 마음껏 아파하고 마음껏 슬퍼하고 그 아픔과 슬픔 속에서 다시 한 번 그 사람을 기억하는 것이리라.
그것이 사랑에 대한 마지막 의무일 것이다.
“세상엔 변하지 않는 감정도 있다.”
영화 속의 한 대사이다...
아 지금 TV 드라마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왜 괜찮은 척 하였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