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모르면 오해, 왜곡, 곡해를 넘어 코미디가 벌어지기 쉽다. 거기에다 의도를 가지면 대책이 없다. 잘못된 대응만 나올 뿐이다.
다른 곳도 아닌 국정원에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로 참전하기 위해서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무장을 하지 않은체 원산에서 러시아의 해군 수송함을 통해 북한 특수부대를 러시아 지역으로 수송하는 것을 포착했다고 발표 했다. 이 소식을 보고 젊어서 월남으로 떠나기 위해서 비무장으로 부산항에서 미군 수송선을 탔던 기억이 되살아 났다.
정부는 북한의 우크라 전쟁 참전을 놓고 놀란척하며 호들갑을 떤다. 그러나 내 생각은 "오죽했으면"이다. 오죽했으면 상관도 없는 남의 나라 전쟁에 내 자식들을 보내겠느냐는 것이다.
만약 문재인 정부 때 남북 평화 모드가 지금까지 계속 이어저 개성공단도 작동하고 남북 철도도 연결 되어 자금이 조금이라도 지금보다 넉넉하게 돌고 우리나라 남는 정부미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지원 할수 있었다면 과연 북한의 젊은이들이 총알받이로 팔려나갈 일이 있었겠는가?
60년 전 월남전 때 미국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동맹국 어느 나라도 코방귀를 뀌지 않을 때 한국군이 설레발을 치며 참전하자 "제네들 왜 그러지?"했었다. 그러나 당시 우리에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마찬가지로 북한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북한은 세계 최대 규모인 120만 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전투 경험이 부족하다.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북한군이 오랫동안 바라던 것을 제공한다"라며 "새로운 무기와 장교들의 현대전에 대한 준비 상태를 시험할 기회"라고 보도했다
북한은 파병의 대가로 절실하게 필요한 식량과 경제 지원,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첨단 무기 기술을 제공하겠다는 러시아의 약속을 받았을 것이다. 60년대 우리가 그랬듯이 북한은 어려운 형편에 상관도 없는 남의 나라 전쟁터에 품팔이를 가서 러시아로부터 얻을 것을 기대한 것이다.
전쟁에 참전하는 병사들의 지상과제는 당연히 “살아서 돌아오는 것”이다. 더욱이 남의 나라 전쟁에는.
1965년도 8월 홍천에 주둔하고 있던 맹호 부대가 월남 파병 부대로 결정 되었을 때 직업군인인 장교와 하사관들은 전 군에서 지원자 중 선발해서 뽑았지만 강제로 가야 하는 사병들은 하루에 20명씩 탈영을 하는 현상이 벌어졌었다. 당시 지원했던 병사들 사이에는 '죽으면 고기값이라도 한다', 즉 ‘전사하면 보상금이라도 타서 부모님에게 효도한다'는 자조적 농담이 흔했었다. 최소한 누구나 “무사히 돌아가면 우리 집에 황소 한 마리 끌고 갈 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 정도는 가지고 있었다.
지금 자기 나라의 남자들이 징집을 피해서 도망을 가는 마당에 죽음의 위험을 안고서 가야하는 북한의 젊은이들을 생각하니 60년만에 반복되는 한반도의 역사가 한스럽기만하다.
참전은 불행한 일이지만 북한군이 본격적으로 참전하기 전에 전쟁이 끝이 나서 북한이 러시아를 도왔다는 생색이나 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