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타기와 안전하게 타기 2 (라이딩 스킬과 안전에 대하여)
지난번 글을 이해 못하신 많은 분들이 '역시 안전이 최곱니다.' 라는 리플들을 많이 달아주셨는데요. 이것은 아마도 저의 글쓰기 실력 부족때문인거 같아서 다시 글을 쓰게 됩니다. 제 글은 '빠른것과 안전한것중 안전한게 최고'라는 뜻으로 쓴게 아니라, 빠르게 타건 안전하게 타건 라이딩 스킬은 반드시 필요하며 라이딩 스킬이란 안전(접지력 확보)하게 타기위한 기술이지 그것이 곧바로 빠르게 달리기 위한 기술이라는 뜻이 아니란것을 이해 시켜드리기 위해 쓴 글이었습니다. 몇가지 예를 들어 다시한번 자세히 설명해 드리기 위해 이글을 쓰게되었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말하고 넘어가야 할것이 있다. 우리가 흔히 도로에서의 안전을 위한것으로 여기는 다른차량 경계하기, 방어운전등은 '교통상식'에 속하는 것이지 라이딩 스킬이 아니다. 쓸데없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는것이 아니라 교통상식이라는 것은 비단 이륜차만의 것이 아니다 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신호를 잘지키고 주변을 잘 살피고 도로에서 벌어지는 변수에 대해 예의 주시 하는것은 라이더, 자동차 운전자, 보행자등 도로를 이용하는 모든 이들이 지켜야 하는 기본 상식이다. 나는 이 글에서 또 다시 입아프게 그것을 설토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런 것은 운전면허를 체득하는 순간 이미 머릿속에 자리잡아야 정상인 것이다. 여기서는 '라이딩 스킬과 안전'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도록 하자.
지난번 글에서 '안전=접지력' 이란 이론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다. 인간이 처음 자동차를 만든 이례 바퀴가 달린 모든 이동수단은 접지력을 높이는 쪽으로 진화 해 왔다. 자동차설계에서 편의성과 연료효율성 부분을 제외하면 나머진 전부 접지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예컨데 서스펜션은 승차감을 편하게 하는것이기 이전에 도로의 상하충격에도 바퀴가 지면과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장치인것이다. 만약 자동차나 바이크에 서스펜션이 없다면 바퀴는 운행내내 수도 없이 지면과 떨어졌다 붙었다를 반복 할 것이다. 바퀴가 지면에서 떨어지는 순간에는 운전자가 원하는대로 컨트롤 할수 없음은 물론이며 그것은 곳 위험상황과 직결 된다. 스포츠카의 레이시함을 상징하는 스포일러 역시 멋을 위해서가 아닌 바로 접지력을 위해서 설계된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을것이다.
이륜차와 자동차의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일까?? 바로 운전자와 차량의 '무게비'다. 자동차는 아무리 가벼워도 1톤 근처고 이륜차는 아무리 무거운 것이라도 300kg을 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그것은 바로 이륜차에선 운전자가 차량총 중량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사륜차라고 왜 (주1)행오프를 하면 안되겠는가? 좌회전일때는 문짝을 열고 몸을 내밀고 우회전일때는 몸을 최대한 오른쪽으로 뺄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무게비를 생각해볼때 그것이 큰 도움이 될거 같진 않다. 그럴바엔 그정신으로 엑셀레이팅과 스티어링 조작에 더욱 신경쓰는 편이 훨씬 빠를 것이다.
하지만 바이크는 조금 다르다. 행오프를 하면 차량무게의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1/2까지도 중심을 바꿀수 있다. 같은 속도 같은 코너라면 행오프를 하는 쪽이 바이크를 훨씬 덜 기울이고도 돌수 있다는 말이된다.(행오프는 바이크를 많이 기울이기 위한 기술이 아니다. 더 적게 기울이기 위한 기술이지...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착각하고 있지만 말이다.)당연한 이야기지만 바이크는 더많이 기울일수록 불안정하고 접지력이 떨어진다. 행오프를 함으로써 생겨난 여유 뱅크각을 더욱 빨리 달리기위해 사용하라는 것이 아니라 같은 속도라면 행오프를 한쪽이 더 안전한 상태가 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다. 예를 들어 같은 코너를 같은 속도로 도는 2명의 라이더가 있다고 할때 한명은 린위드 한명은 행오프라면 행오프를 하는쪽이 더 뱅크각에 여유가 생긴다는 말이다. 그상황에서 만약 맞은편에 중앙선 침범 차량이 있다면 행오프로 주행하고 있던 쪽에게 위험을 피해갈 여유가 더 생긴다는 뜻이다. 당연히 두 라이더의 속도가 같다는 가정하에 말이다.
라이딩 스킬중 가장 기본적인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단연 '(주2)니그립'일 것이다. 니그립이던 (주3)힐그립이던 상관없이 어쨌던 이것의 목적은 하체고정과 상체의 유연화다. 그런데 국내 라이더의 상당수가 이것을 모른체로 라이딩을 한다. 허리가 아프다던지 불편해서라든지 아니면 왜 그래야 하는지 전혀 몰라서 등등등의 이유로 니그립을 소홀히 한다. 그렇다면 어째서 상체를 유연하게 해야 하는걸까? 바로 핸들에 불필요한 힘을 가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것은 주행 중에 일어나는 도로상의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 이거나, 더욱 효과적인 브레이킹을 위한 것이다. 바이크에 오른후 적정 속도로 직진을 하는 도중에 한쪽핸들을 슬쩍 밀어보라. 그러면 핸들이 밀린쪽으로 바이크가 기울것이다. 이것을 이용해 코너링 하기도 하는데 이것을 '페인트스티어'라고 한다. 지금은 그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이렇게 의도적인순간 말고, 예를 들어 도로에 돌이나 동물의 사체 같은 이물질이 있을경우 또는 도로보수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구간에서 차량이 요동 칠때 핸들에 무게를 싣고 있으면 의도하지 않게 핸들을 움직이게 된다. 그러면 차체가 좌우로 요동치게 되고 우리가 윌리실패 동영상에서 쉽게 보는 핸들털림현상과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 핸들털림 후엔??? 대차게 슬립 할일만 남았다. 브레이킹을 할때 역시 핸들에 무게를 싣고 있으면 접지력이 크게 저하되어 훨씬더 빨리 록(lock)현상이 일어난다. 제동력의 70%이상이 앞타이어의 접지력에 의해 발현되는데 핸들에 무게를 싣고 있으면 무게 중심이 위쪽으로 향하게 되고 시소처럼 바이크가 앞으로 기울어 훨씬더 빨리 서스펜션 작동폭의 한계에 도달하게 된다. 타이어의 한계를 서스펜션이 나눠서 부담해야 하는데 순식간에 양쪽모두에서 한계치의 부담에 가해지기때문에 곧바로 앞 타이어에 록이 걸리며 슬립하게 된다. 타이어의 한계치 까지 브레이킹 하는경우는 일상생활에서야 거의 없겠지만, 이러한 원리를 이해하고 평소에도 습관을 들여놓은 라이더와 그렇지 않은 라이더는 위급항상황에서의 대처능력에서 크게 차이가 날것이다. 누군가는 잠깐 놀래고 어느 운전자에게 손가락질 하는것으로 끝날일이 누군가에겐 병원에 갈(환자실이면 다행이겠지만) 일이 될수 있다는 것이다. 브레이킹을 할때 핸들에 무게를 싣지 않으려면 니그립(힐그립)말고는 방법이 없다.
긴글 읽기 귀찮아 하시는 분들 이라도 아래정리는 꼭 읽기를 권합니다.
이쯤에서 정리를 해보면, 2가지 정도의 예만 들었지만 라이딩스킬에 관한 이러한 예는 수도 없이 많다. 라이딩 스킬에 관한 글을 좀 진지하게 읽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것을 이용해 더 빨리 달리라는 것이 아니라 같은 속도라도 한계치의 여유를 만들어 위급한 상황에 좀더 유연하게 대처할수 있길 바라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것을 모르는 것과 알고 있는 것은 천지 차이다. 여러번 이야기 하지만 라이딩 스킬은 빨리 달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더 안전하기(접지력향상)위한 것이다. 확보된 안전으로 늘어난 한계치를 이용해 위급한 상황에 대처할것인지 더욱 빨리 달릴것인지는 개인의 선택이다. 이것은 마치 사시미칼을 이용해 회를 칠것인지 사람들 찌를 것인지를 선택하는것과 같다. 당연하겠지만 결과에 대한 책임을 포함해서 그것은 개인의 선택의 문제다. 양쪽모두 날이 날카오룰 수록 유리하다. 라이딩 스킬을 익히는것은 칼날을 예리하게 다듬는 과정이다. 문제는 바이크에 오른 이상 칼날을 다듬는 일은 피할수 없다는것이다. 바로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 말이다. 날이 서지 않으면 사람을 찌르는 것은 물론이고 음식을 다듬는 일도 불가능 하다. 좋은일에 쓰건 나쁜일에 쓰건 날을 다듬는 일을 게을리하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이 되어 버린다.
안전하게 타건 위험하게(미친듯이 빠르게)타건 양쪽 모두에게 라이딩 스킬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제 이글을 읽은 후엔 라이딩 스킬에 관련된 글에 '자기가 편하면 된거 아닌가요?'라든가, 밑도 끝도 없이 '안전한게 최고'등의 리플은 달지 말자. 일단은 알고 익히되 어떻게 써먹는지는 알아서 하면 되는것이다. 물론 난 그것을 안전하게 타는것에 이용하길 적극 추천한다.
주1. 행오프(hang-off) : 바이크의 회전방향 안쪽으로 몸을 빼고 주행하는 행위. 다른 용어로 행온(hang-on)이라고도 한다. 반대말인것 같지만 같은 용어이다.
주2. 니그립(knee-grip) : 바이크에 하체를 단단히 고정하고 상체를 유연하게 하기위해 바이크의 기름탱크를 무릎으로 단단히 조이는 행위
주3. 힐그립(heel-grip) : 행오프 등의 주행에서 니그립을 하기 어려울때 발 뒤꿈치로 바이크차체에 하체를 고정하는 기술
[출처] (바이크&튜닝매니아[오토바이][스쿠터]) |작성자 수퍼모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