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현주
오늘은 뭐하지? 주말에는 뭐할까? 우리는 항상 고민합니다. 시간은 없는데, 즐겨야 할 놀이거리는 너무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내가 나중에 나이를 먹고, 직장도 그만두고, 나만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면, 난 그때 뭐하지? 그때도 지금처럼 마음껏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들이 많을까?’
대한민국은 지금 고령화사회
통계청은 매년 10월 2일 노인의 날을 맞아 ‘고령자 통계’를 제공해오고 있는데요. 2013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령 인구가 613만 7,702명으로 전체 인구의 12.2%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또, 노령 인구가 1000만 명을 넘게 되는 시점은 2025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통계청 그래프자료 ⓒ통계청
이러한 인구변화추이에 발맞춰 일명 ‘실버산업’, ‘실버문화’이 생겨나기 시작,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축제·프로그램·문화들을 곳곳에서 접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번 알아볼까요?
‘실버 영화관’에 가다
▲ 실버 영화관의 모습 ⓒ권현주
종로구 낙원상가 4층에 위치한 허리우드 극장(실버 영화관). 55세 이상의 어르신들은 단돈 2,000원이면 영화 한 편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실버 영화관은 지난 2009년에 개관하여 요즘은 하루에 1000여 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 보고 싶은 영화, 듣고 싶은 음악을 신청 받고 있다. ⓒ권현주
허리우드 극장은 어르신들이 보고 싶은 영화를 직접 신청 받아 상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관의 영화 상영작 교체 주기는 3~4일 정도로 짧습니다. 어르신들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많이 반영하기 위해서입니다.
▲ 입구의 커튼 사이로 보이는 극장 안 모습 ⓒ권현주
Q. 평소에 실버 영화관 자주 오시나요?
A. 2~3일에 한 번씩 옵니다. 자주 오는 편이죠. 집에 있다가 아침, 저녁으로 등산을 한 시간씩 갔다 오면 그 다음엔 할 일이 없어요. 할 일을 만들려면 돈이 필요하죠. 일반 영화관은 8천 원이나 하는데 여기서는 2천 원이면 영화를 한 편 볼 수 있는데 커피 한 잔 값도 채 안됩니다. 일반 영화관보다는 부담이 덜하니까 자주 와요.
Q. 어르신들이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 많은가요?
A.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문화 활동은 별로 없는 것 같네요.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우리 같은 사람들은 수입처가 없으니까, 시간 보낼 수 있는 곳도 없고… 많이 신경 써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실버 영화관을 찾은 이동진 할아버님
▲ 극장 로비의 모습 ⓒ권현주
영화표를 가지고 인근 식당이나 떡집, 이발소에 가면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큰 글씨로 된 자막과 넓은 좌석 간 공간,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한 화장실 구조도 실버 영화관의 작은 배려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지갑에 넣고 어르신들이 수시로 꺼내볼 수 있도록 만든 1장짜리 영화 안내 팸플릿도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영화 상영 이외에도 매주 월요일, 월요시네마 콘서트(7080 통기타공연)가 열리고 있습니다. 악보를 함께 보며 노래를 배우고 따라 부르는 시간과, 마술 등의 공연도 진행되기 때문에 어르신들 입맛에 맞게 공연을 골라 볼 수 있습니다.
2014 노인문화보고서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4% 이상을 차지할 때를 ‘고령사회’라고 하는데요. 머지않아(2018년 예상) 우리나라도 현재의 고령화 사회(65세 이상 인구 7~14%)를 넘어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