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스페셜 요리로 올해는 북경오리 비어캔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수많은 역사 속에 가다듬어진 요리법으로 비장의 내공과 가문의 비전절학으로 만들어 내는 요리를
바비큐 그릴에서 비어캔으로 만든다는 것이 가능할까... 사실 미심쩍었지만
만들어본 맛은 완전 대박 그 자체였습니다.
저희 가족도 평소 제가 제법 맛있다는 요리는 꽤 많이 만들어 서빙한 탓에 고기맛에 꽤 까다로운 편인데(^^)
아들, 딸, 아내 모두 이구동성으로 '올해의 베스트' 라는군요. 흐뭇흐뭇...^^
다음에 북경 전취덕에서 오리지날 요리를 먹어본 분을 모시고
맛에서 어떤 차이가 나는지 한 번 물어 보고 싶은 심정이었답니다 ^^
만드는 과정도 의외로 쉬우니
우리 회원님들 비장의 초식으로 완전히 소화하시기 바랍니다.
준비 과정
오리 건조시키는데 12 시간 소요 (생략 가능)
쪽파 솔 만드는데 3시간 소요(생략 가능)
2.2 kg 안팎의 오리 1마리 (냉동된 상태면 냉장실에서 완전히 해동시킵니다),
파 8 뿌리 (쪽파 솔, 소스 만드는데 사용),
굵은 소금 1 Tbsp,
설탕 1 Tbsp,
금방 간 흑후추 2 tsp,
오향 분말 1 tsp,
참기름 1 Tbsp,
캔 맥주 큰 것 1,
밀전병
북경오리 소스(레시피 별첨)
1. 배 안의 내장은 꺼내서 버리고 몸통과 가슴 안쪽의 지방 덩어리는 제거합니다.
(닭과 달리 꽁지의 지방은 제거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흐르는 찬물에 오리의 안팎을 깨끗이 씻고 헹군 뒤 체에 받쳤다가 종이 타월로 눌러서 물기를 빨아 들이구요.
고기를 궤뚫지 관통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육지창이나 날카로운 포크, 미트 텐더라이저로
오리의 겉면을 빈틈없이 찌른 다음 편평한 체에 담고 쟁반으로 받쳐서 하룻밤 동안 냉장고에 넣어 건조시킵니다.
(생략해도 좋은 조리 과정이지만 껍질이 바삭거리도록 하려면 냉장 건조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2. 쪽파 솔 만들기(생략 가능)
쪽파를 손질해서 실뿌리 쪽은 잘라내고 색이 짙은 잎 끝은 잘라내서 북경오리 소스용으로 담아 둡니다.
(소스용으로 1 큰술 분량이 쓰입니다.)
흰 대궁과 연초록 잎 부분을 7~8 cm 정도 길이가 되도록 잘라낸 다음 양쪽 끝 2cm 씩을 각각 길이 방향으로 돌려가면서 잘라 강모로 만든 솔 모양이 되게 만들어 얼음물에 3 시간 동안 담가서 솔의 끝부분이 부풀게 만듭니다.
3. 럽 만들기
소금과 설탕, 후추, 오향 분말을 작은 보울에 담고 잘 섞습니다.
오리의 배 안쪽으로 1 tsp, 목 안쪽으로 0.5 tsp의 럽을 고루 뿌린 다음
0.5 Tbsp의 참기름을 외부에 고루 바르고 1 Tbsp의 럽을 골고루 뿌려 입힙니다.
(오향 분말을 구하기 어려우면 팔각과 산초 가루, 펜넬(회향), 정향, 계피를 같은 양으로 섞어서 만들 수 있습니다.
북경오리 비어캔은 소스에 찍어 먹기 때문에 럽이 매우 심심한 편입니다.)
4. 맥주 캔 뚜껑을 따서 절반을 따라 내고 오프너로 윗 뚜껑에 2 개의 구멍을 추가로 더 낸 다음 남은 럽을 넣습니다.
이 때 거품이 일지만 정상적인 현상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답니다.
오리는 닭에 비해 체형이 길어서 반드시 긴 캔을 써야합니다.
5. 오리를 잘 잡고 밑에서부터 캔을 (내부에서 닭가슴을 떠 받칠 만큼) 깊숙히 끼워 넣은 다음
오리의 두 다리와 캔의 밑바닥이 안정된 삼각형을 이루도록 해서 캔위에 똑바로 앉힙니다.
이 때 날개 끝을 어깨 위로 오도록 졎혀서 제끼면 겨드랑이 아래쪽도 열에 노출되어 잘 익습니다.
6. 가운데 대형 기름받이를 둔 다음 양쪽으로 브리켓에 불을 붙여 넣고 그릴이 160~180 도가 되도록 예열합니다.
오리를 조심해서 드립팬 위에 오도록 앉힌 다음 뚜껑을 덮어서
고기가 완전히 익어 짙은 황금색이 되고 껍질이 바삭해질 때까지, 1.5 ~ 2 시간 동안을 굽습니다.
(허벅지의 살 깊은 곳에 뼈에 닿지 않게 미트 온도계를 꽂아 85도 정도가 될 때까지 구우세요.)
굽기 시작한 후 1시간 쯤 되었을 때 지방이 잘 녹아 빠져 나오도록
날카로운 포크로 고기를 관통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여기 저기 찔러 줍니다.
오리가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남은 0.5 Tbsp의 참기름을 겉에 고루 바릅니다.
차콜 그릴을 쓸 경우 온도가 떨어지면 조리 시작 후 한시간쯤 지나서 새 브리켓 12 개에 불을 붙여 추가해 주세요.
겉의 색이 너무 짙어지면 알루미늄 호일로 느슨한 텐트를 만들어 감싸서 오리가 타지 않도록 해줍니다.
7. 다 익으면 집게를 사용해 자세를 유지한 채 넓은 쟁반으로 옮긴 다음 5분간 오리를 레스팅 했다가 손님들에게 냅니다.
이 때 구기 집게로 겨드랑이 아래를 집고 차콜 집게로 캔을 잡아서 빼내면 쏟지 않고 쉽게 캔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8. 오리를 굽는 동안 오리를 싸 먹을 밀전병을 만듭니다.
밀가루 1 컵, 물 1컵, 우유 2 컵, 계란 두개, 소금 약간을 묽게 섞어서 지름 10cm 크기로 얇게 밀전병을 부쳐
레스팅 된 오리를 썰어 쪽파솔로 오리에 소스를 바르고 그 위에 쪽파 솔도 올려서 싸먹습니다.
*겉을 바삭하게 만들려면 그릴 내부 온도를 180℃ 정도로 평소보다 조금 더 높게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북경오리 소스 만들기 (1.5 컵 분량)
재료가 중국풍이긴 하지만 소스의 핵심은 그릴 사용자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해선장과 벌꿀은 달콤한 맛을 내고 쌀 식초는 새콤한 맛을, 생강과 마늘, 쪽파는 아주 매운 맛을 냅니다.
해선장 2/3 컵,
쌀 술 또는 드라이 셰리주 3 Tbsp, (-> 맛술로 대체)
간장 2 Tbsp,
쌀 식초 2 Tbsp,
꿀 2 Tbsp,
참기름 1 Tbsp,
다진 마늘 한 쪽,
껍질을 벗기고 얇게 썬 생강 2 tsp,
색이 짙은 쪽파 끝잎 부분 1 Tbsp (쪽파 솔 만들고 남은 재료, 잘 다집니다)
물 2 큰술과 함께 모든 재료들을 소스팬에 넣고 6 ~ 8 분간, 향이 풍부해지고 소스가 걸쭉해질 때까지 중불에서 서서히 끓입니다.
소스가 만들어지면 실온으로 식혀서 내는데 남은 소스는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고 안에 두면 5일까지는 먹을 수 있답니다.
밀전병이 아니고 Raichlen의 레시피대로 중국식 팬케이트를 만들어 싸서 드실 분은 이 게시판 조금 아래에 올려 둔 북경오리 레시피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것 저것 다 하자니 너무 번거로워서 밀전병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아니면 흔히 오리구이집에서 하듯 얇은 무우 백김치나 깻잎에 마늘, 풋고추와 싸서 먹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많이 만들어 보시고 요리 후기 올려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