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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물이라면 새암이 있고
우리가 나무라면 뿌리가 있다.
이 나라 한아버님은 단군이시니
이 나라 한아버님은 단군이시니"
10월 3일 개천절 노래 말이다. 이 노랫말은 위당 정인보가 지었다.
이 나라 한 아버님 단군의 이야기는 고려 때 스님 일연이 지은 삼국유사에 처음 등장한다.
이 나라 한아버님 단군은 고유명사가 아니다.
최고 지도자 군왕을 뜻하는 단군이다.
단군은 박달나무 檀을 많이 쓴다. 박달나무는 나무 가운데 최고로 친다.
대부분 나무는 물에 뜬다. 박달나무는 단단해서 물에 뜨지 않고 가라앉는다.
물에 가라앉는 나무로는 벼락맞은 대추나무 벽조목(霹棗木)이 있다.
그 벽조목으로 도장이나 장식품을 만들어 지니고 다닌다.
그래서 檀君은 제왕 가운데 제왕으로 최고의 지도자를 상징하는 보통명사다.
단군의 단을 제터 단(壇)을 쓰기도 한다.
이때 단군은 제사장 겸 정치지도자를 뜻한다.
단군이 하늘을 열고 이 세상에 와서 나라를 세운 것은 아니다.
단군 이전에 이 세상에 내려와 나라의 기틀을 잡은 신화의 주인공이 따로 있다.
일연은 삼국유사에서 고기(古記)을 인용하면서 그 신화를 이렇게 전한다.
옛날에 환인(桓因)이 있었다고 한다.
일연은 환인은 제석(帝釋)이라고 주석을 단다.
환인을 인도 최고의 인드라에 비유하여 주석을 단 것이다.
고대 인도 최고의 신 Sakravenam Indra 를 환인으로 설명한 것이다.
Sakravenam Indra를 釋迦帝桓因陀羅로 옮긴 것이다.
釋迦는 전지전능한, 帝桓은 하늘에 계신, 因陀羅는 하느님이라는 뜻으로 풀이한 것이다.
제석천(帝釋天) 인드라는 수미산 정상 33의 도리천을 주관하는 최고의 신이다.
인드라는 바람 구름 비를 자유자재로 조절하여 곡식을 잘 짓게하는 신통력을 지닌 신이다.
그 인드라의 능력을 지닌 환인(桓因)을 이 나라 최초의 시조로 섬기고 있는 것이다.
환(桓)은 나무(木)을 왼쪽에 두고 있다.
그 옆에 해(日)가 땅 끝에서 하늘까지 비추고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아주 밝고 맑음을 상징하는 환(桓)이다.
그 밝음과 맑음의 씨앗(因)이 되는 최고의 지도자다.
그 환인에게 서자(庶子)가 있었다고 한다.
이때 서자는 적자 서자의 개념은 아니다. 여러 아들이라는 뜻이다.
어쩌면 환인의 여러 분신을 서자라고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 서자 환웅(桓雄)이 계셨다.
환웅의 환(桓)은 환인의 환자처럼 밝고 맑음을 상징한다.
새를 뜻하는 웅(雄)이다.
고대 사회에서 새는 하늘과 인간을 연결하는 메신저다.
"천하(天下)에 자주 뜻을 두고 인간 세상을 탐내어 구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 태백산(三危太伯山)을 내려다 보니
인간 세계를 널리 이롭게 할 만 했다."
환웅이 다른 세상에 나가고 싶어 한 것이다.
아버지 환인은 아들 환웅의 뜻을 파악하고 세군데 아주 높은 태백산을 살핀 것이다.
이때 태백산은 太伯山으로 조선후기 실학자들은 백두산을 그 태백산으로 본다.
동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백두산이다.
북두칠성이 자리한 곳에 있는 백두산으로 우주의 중심이라고 여겼다.
사실 수미산을 백두산으로 본 것이다.
환인이 살던 세상은 문화 문명이 뛰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개 강대국들은 전쟁이나 약탈을 통해 남의 땅을 점령하였다.
환인은 아들 환웅이 '인간 세계를 널리 이롭게 할 만 했다(弘益人間)고 믿었다.
다시 삼국유사의 기사를 살펴본다.
"이에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주어 내려가서 세상을 다스리게 했다.
환웅(桓雄)은 그 무리 삼천 명을 거느리고
태백산(太佰山) 꼭대기의 신단수(神壇樹) 밑에 내려와서 이 곳을 신시(神市)라 불렀다.
이 분을 환웅천왕(桓雄天王)이라 한다.
그는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 수명 질병 형벌 선악 등을 주관하고,
인간의 삼백예순 가지나 되는 일을 주관하여 인간 세계를 다스려 교화하였다."
하느님의 상징인 천부인 세개 청동검 청동거울 청동방울을 지니고 하늘에서 내려 온 것이다.
중국은 신석기 시대였다. 환웅은 청동기를 갖고 온 것이다. 중국보다 우수한 문명사회였슴을 증명한다.
환웅은 3000명을 거느리고 온 환웅이다.
그는 바람과 비 구름을 마음대로 조절하는 최고의 능력을 갖고 있다.
곡식 수명 질병 형벌 선악 등 다섯가지를 주관하는 능력자 환웅이다.
인간 세계의 360가지를 주관하고 인간세계를 다스려 교화시킨 '문화영웅' 환웅이었다.
삼국유사에서 환웅이 인간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는 대목을 아래와 같이 기록하고 있다.
이 때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같은 굴에서 살았는데,
늘 신웅(神雄, 환웅)에게 사람되기를 빌었다.
때마침 신(神, 환웅)이 신령한 쑥 한 심지[炷]와 마늘 스무 개를 주면서 말했다.
“너희들이 이것을 먹고 백 날 동안 햇빛을 보지 않는다면, 곧 사람이 될 것이다.”
곰과 범은 이것을 받아서 먹었다.
곰은 기(忌)한 지 삼칠일(三七日) 만에 여자의 몸이 되었으나,
범은 능히 기하지 못했으므로 사람이 되지 못했다.
여자가 된 곰은 그와 혼인할 상대가 없었으므로,
항상 단수(壇樹)밑에서 아이 배기를 축원했다.
환웅(桓雄)은 이에 임시로 변하여 그와 결혼해 주었더니,
그는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이름을 단군 왕검(檀君王儉)이라 일렀다.
단군은 요(堯) 임금이 왕위에 오른 지 50년인 경인년―요 임금의 즉위 원년은 무진이니,
50년은 정사이지 경인은 아니다.
아마 그것이 사실이 아닌 것 같다.평양성(平壤城)에 도읍을 정하고, 비로소 조선(朝鮮)이라 불렀다.
또 다시 도읍을 백악산(白岳山) 아사달(阿斯達)에 옮겼다.
그 곳을 또는 궁(弓)―혹은 방자(方字)로도 되어 있다.홀산(忽山) 또는 금미달(今彌達)이라 한다.
그는 일천 오백 년 동안 여기서 나라를 다스렸다.
주(周)의 무왕(武王)이 왕위에 오른 기묘년에 기자(箕子)를 조선에 봉하매,
단군은 장당경(藏唐京)으로 옮기었다가 후에 아사달에 돌아와 숨어 산신(山神)이 되었는데,
그 때 나이가 1천9백8세였다.
삼국유사는 단군이 아사달에서 마침내 산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때 단군의 나이가 1천9백8세로 2천년 가까이 살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고구려가 당나라에 망하고 단군건국과 관련한 자료는 당나라에 의해 멸실된다.
발해가 어렵게 복원한 단군건국 자료 역시 발해의 멸망으로 모두 사라진다.
스님 일연이 정리한 단군신화에서 자료가 충분하지 않았슴을 곳곳에 찾아 볼 수 있다.
이 건국신화의 건국정신은 부여와 고구려에서 이어 받는다.
신라는 고구려와 백제를 누르고 한반도의 패자가 되지만 고구려의 단군정신을 계승하지 못하였다.
발해가 고구려의 유민과 함께 단군정신과 고구려가 되찾고 싶어하였던 고조선 영토까지 확보한다.
왕건이 발해의 유민을 받아들이면서 고구려 부여 단군조선의 단군신화 정신을 계승한다.
조선왕조는 명나라에 대해 단군정신을 제대로 주장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고종은 삼한에서 한(韓)의 정신을 계승하는 대한제국을 건설하였고
상해임시정부는 대한제국에서 그 '한'의 정신을 이어간다.
1945년 해방과 함께 대한민국이 등장한다.
대한민국은 상해임시정부에서 정통성과 건국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그래서 '이 나라 한아버님은 단군이시니'라고 오늘의 우리는 힘차게 노래를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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