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산책>만종-밀레
[만종] -1857~59 -캔버스에 유채, 55*66cm -파리 오르세 미술관
이 곳은 프랑스 파리 근교에 있는 바르비종이라는 마을입니다. 가난한 농민들이 땅을 갈고 씨 뿌리며 살아가는 곳이지요. 과장됨 없이 사실주의적인 방법으로 점차 어둠에 잠겨드는 들녘을 참 잘 표현했지요? 역광(뒤에서 들어오는 빛)을 받아 더욱 진지해 보이는 농부들의 표정에서 주어진 모든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네요. 어느 해 도시의 유행병을 피하여 바르비종에 들어와 살게 된 밀레는 힘들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농민들에게서 인류의 영원한 모습, 위대함을 발견합니다.
<만종>은 <이삭줍기>와 함께 밀레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입니다. 다른 명화에 비하여 유난히 복사본이나 흉내 낸 그림이 많아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품이지요. 하루 일을 끝내고 멀리서 들려오는 종소리에 고개 숙여 기도를 드리는 농부의 모습에서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그림을 종교화로 보는 사람도 있어요. 멀리 배경에 교회가 보이네요.
밀레는 이미 마을에 들어와 살고 있는 여러 화가들과 더불어 ‘바르비종파’라 불립니다. 작은 마을에서 함께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그림 그리는 방법은 비슷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로 마을과 주변의 풍경을 그리던 다른 화가들에 비하여 밀레는 농부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많이 그렸습니다. 자연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풍경이라 여기지 않고 사람이 살아가는 터전으로 본 것이지요. 자연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대부분의 것을 주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종교가 없어도 자연에 대한 감사한 마음은 저절로 생길 것이며, 밀레는 그 도리를 지키며 살아가는 바르비종의 농부들을 많이 사랑하였습니다. <만종>에서는 힘들어도 묵묵히 살아가는 농부들 또한 자연의 일부 같아 보입니다.
밀레의 주요 작품으로는 이 외에도 <씨 뿌리는 사람>, <곡식을 키질하는 사람> 등이 있습니다. 지금도 작은 마을 바르비종에서는 수많은 명작이 태어난 밀레의 작업실을 후손들이 그대로 지켜가고 있답니다. 저녁나절이면 여전히 빈 들녘에서 아득히 종소리 들려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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