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시절이지만 카툰산악회는 산행을 거르지 않습니다. 5월 두번째 산행은 서울 동북 방면에 있는 용마산입니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가 제법 기승을 부리는 날씨군요.
집에서 나오니 장미가 활짝 피어 있습니다. 아카시아는 지는 중이고 진작에 열린 오디는 땅으로 떨어져 얼룩을 만드는 절기입니다.
약속 장소인 중곡역에 모인 만화가는 모두 7인. 바로 출발을 합니다. 용마산 등산로 입구를 향해 진격하는 멤버들.
먹을 것을 사러 간 일행을 기다립니다. 총무와 막내 회원이 장을 보고 있는 중이죠.
김마정 화백입니다. 가파른 등산로가 나오면 '이건 내려 가는 길'이라고 하지만 체력은 연배에 비해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산악회 제일 연장자이신 허 어 화백. 요즘 들어 체력이 떨어짐을 느낀다고 합니다. 감투 정신이 빛납니다.
오랜만에 산행에 나선 김종섭 만화가. 추리극화에서는 고봉에 오른 경지지만 등산은 둘레길 선호.
장영우 만화가입니다. 아직은 카툰산악회의 '조금 올라가다가 끝!' 스타일에 적응하기 어색한 듯합니다.
용마산 기슭에 들어선 집 벽에 그림이 예쁘게 그려져 있군요. 모델 김평현 회원이 포즈를 잡아 봅니다.
일곱 명의 만화가들이 용마산 등산에 나섭니다. 뻥튀기 공원을 지나 조금 올라가니 이정표가 보이는군요. 끝까지 가 본 적 없는 표지판입니다.
가파른 층계 루트를 회피하다가 만난 산 속 샘물. 시원한 물을 한 모금 씩 하고 있습니다.
정상이 3백미터 고지인데 '고만 됐다' 라는 중론에 의거, 중턱에 자리를 잡고 먹거리 세팅을 합니다. 처음 보는 막걸리 병 등장.
이벤트의 달인 허 어 화백이 오늘은 여름용 등산 조끼를 제공하셨네요. 김마정, 김종섭 회원이 행운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여름 산행의 감로수 - 오이입니다. 역시 허 어 화백의 배낭에서 나왔습니다. 감사...
막걸리의 이름은 대박 막걸리입니다. 생막걸리라고 하는데요 맛은 순하고 부드럽습니다. 거품이 사이다 비슷해요.
족발 풍년. 맛 있는 족발이 두 군데서 나왔습니다. 장영우 동호인이 한 세트, 김마정 동호인이 한 세트를 사오셨네요. 뒀다 먹으려다가 냉장고가 없어서 그냥 다 먹기로 했습니다.
허 어 화백이 갖고 다니는 가위로 젤라틴이 풍부해진 족발을 먹기 좋게 자르는 장영우 회원.
허 어 화백이 산에서 좀처럼 만날 수 없는 약식을 해서 갖고 오셨네요. 때 아니게 입이 호강하는 날이었습니다.
이상하게 땀이 많아 난다며 최불암 식 패션으로 바꾼 이동규 총무. 산에 오면 원고청탁이 오더라는 '설'이 있습니다만...
'나두 한 꼭지 합시다' 라는 듯한 눈빛으로 이동규 총무를 바라보는 김평현 회원.
떨어진 체력에도 불구, 이것저것 필요한 물품들을 챙겨오신 허 어 화백입니다.
산신령 포스의 김종섭 회원. 체력이 좋아져서 진짜 산신령 처럼 산에서 훨훨 날게 되기를...
산 중 음주의 달인 김마정 화백. 가장 빠르게 술잔이 비면서도 가장 많은 말을 한다는 초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족발은 고기 먹는 맛으로 뻥튀기와 감자칩으로 씹는 맛을 확보합니다.
오이 껍질을 벗기고 잘라 놓은 허 어 화백.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산중 별미 되시겠습니다, 네.
먹을 만큼 먹었으니... 배도 부르고 피로도 풀렸고 슬슬 자리를 정리하는 장영우 만화가입니다.
흡연파는 슬쩍 돌아 앉아 한 대 꼬슬립니다. 음주 후 연초는 이도령에 춘향이 아니겠습니까.
큰 수술 후 담배를 다시 손에 잡았다는 허 어 화백. 보통은 이 경우 담배를 끊던데...
술자리가 마무리 될 때 제일 아쉬워 하는 분이 김마정 화백입니다. 왜 술자리의 끝은 늘 갑자기 오는 것인가...
술 마신 자리를 깨끗이 정리하고 용마산을 금세 내려옵니다.(뭐 올라간 게 얼마 되지 않으니..) 산 아래 서울 정신병원 맞은 쪽에 있는 소아청소년 진료소입니다.
길가 병원 뜰에 요셉과 어린 예수 상이 있었습니다. 요새 요셉 보기 쉽지 않죠.
고기를 많이 먹었으니 시원한 국수가 좋겠다는 중론에 의해 선택의 폭이 넓은 중곡제일시장으로 들어갑니다.
며칠 뒤로 다가온 지방선거 홍보전이 한창입니다. 비슷한 색깔의 옷을 입은 김에 기념사진 한 장.
수유 시장의 명물 홍어무침이 이곳 중곡동 시장에도 있습니다. 재래시장 네트워크도 만만치 않겠죠.
일행이 들어간 곳은 시장 안에 있는 부침개와 전을 파는 집입니다. 몇몇 회원에게는 구면인 듯. 모듬전 접시입니다. 댓짜를 두 접시로 나눈 거예요.
비트로 붉은 색을 낸 시원하고 맛 있는 물김치. 계속 리필해서 먹었습니다.
이쪽에 사는 퀴즈 개발자 강주현 님이 합석을 했습니다. 술 좋아하고 말하기 좋아하는 분입니다.
식사파는 콩국수를 주문해 먹었습니다. 국물이 아주 진하더군요.
이곳 가게에서 손님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노랑둥이 아기 고양이입니다.
허 어 화백이 준 게맛살을 맛 있게 먹고 있는 고양이. 낯을 가리지 않고 아무하고나 잘 친합니다.
손님들 신발끈을 갖고 놀다가 심심하면 안아달라고 다가옵니다. 오랜만에 귀여운 동물과 망중한입니다.
잠시도 쉬지 않고 폴짝폴짝 뛰는 아기고양이와의 만남이 이번 용마산 등산을 더욱 즐겁게 해준 것 같네요.
게스트 강주현 님은 자신이 개발한 퀴즈게임을 만화가들에게 소개하고 싶어합니다.
이동규 총무가 잠깐 조는군요. 학교 강의하랴 이곳저곳 단체 일하랴 바쁜 듯합니다. 이제 술자리를 마쳐야 할 시각.
카툰산악회 5월 둘째 용마산 산행에 참석해 주신 회원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일찍 다가온 더위에 건강 유념하시고 다음 번 산행에서 뵙겠습니다.
참석 동호인: 김마정 김종섭 김평현 서서영 이동규 장영우 허 어 그리고 손님 강주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