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레네 시몬의 십자가
막15:16-23
“빌라도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히게 넘겨 주니라” 너무나 정치적인 선택이었지만 빌라도에게는 최선의 선택이었는지 모릅니다.
군인들은 총독 관저에서 곧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로 떠날 예수 그리스도를 희롱하는 일에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옷을 벗기고 자색 옷을 입혔고, 머리에는 가시 면류관을 씌웠습니다. 자색이란 정치적으로는 왕이, 종교적으로는 비숍이 입을 수 있는 권위의 상징입니다.
예수님을 '유대인의 왕'이라고 놀리면서 그들은 자색 옷과 가시 면류관으로 예수님을 조롱했습니다.
그들은 침을 뱉었고, 주님을 채찍으로 때리다가도 엎드려 절하면서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 지어다"라며 예의를 가장한 모독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20절에 보면, 희롱을 마친 군인들은 드디어 예수님께 십자가를 지게하고는 골고다로 향하도록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로마 군인의 채찍을 맞으면서 주님은 십자가를 지고 힘겹게 올라가셨지만 자주 쓰러지셨습니다.
채찍으로 일으키곤 했던 로마 군인들은 주님께서 계속 십자가를 지고 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주변에서 구경하던 건장한 한 흑인 청년을 붙잡게 됩니다.
그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 '구레네 사람 시몬'입니다. 그는 자신과 상관없는 십자가를 지었습니다.
첫째 : 의지와 다른 십자가
“마침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인 구레네 사람 시몬이 시골로부터 와서 지나가는데 그들이 그를 억지로 같이 가게 하여 예수의 십자가를 지우고” (21절)
그는 아프리카 북부 지역 리비아 서 북편에 위치한 구레네의 '디아스포라'란 큰 유대인 집단에 소곳된 사람이었다.
시몬은 이때 유월절 행사를 위해 고향을 떠나 예루살렘에 입경한 것으로 보입니다.
(행13:1) “안디옥 교회에 선지자들과 교사들이 있으니 곧 바나바와 니게르라 하는 시므온과 구레네 사람 루기오와 분봉 왕 헤롯의 젖동생 마나엔과 및 사울이라”
그는 모처럼 예루살렘에 왔다가 큰 구경거리를 만났는데 그것으로 인해 인생에 재수 없는 큰일을 보게 되었다.
좀 더 가까이서 구경해 보고 싶어서 제일 앞자리로 밀고 나아갔다가 그만 로마 군인의 눈에 띄어 대신 십자가를 지게 되었습니다.
적어도 십자가를 대신 질 정도라면 구레네 시몬의 체격은 꽤 건장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구레네 사람 시몬이 시골로부터 와서 지나가는데 그들이 그를 억지로 같이 가게 하여 예수의 십자가를 지우고"
여기서 가장 강조되는 표현은 '억지로'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사명을 말할 때 '십자가'라고 말합니다.
어렵고 힘든 길을 말할 때 십자가라고 말합니다. 동료들 중에서 누구도 나서지 않는 어려움과 수고를 내가 담당하겠다는 말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늘 말씀하시기를 주의 일을 감당할 때 자원하는 마음으로, 기쁜 마음으로 하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정상입니다.
둘째 : 남이 지워준 십자가
“마침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인 구레네 사람 시몬이 시골로부터 와서 지나가는데 그들이 그를 억지로 같이 가게 하여 예수의 십자가를 지우고” (21절)
구레네 시몬은 십자가를 지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었지만 군인들의 강압에 의하여 남의 십자가를 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즉 군인들에 의하여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지고 싶지 않은 십자가를 지고 가야만 했습니다.
혹시 우리는 주님의 일을 하다 보면 자원해서 하는 일도 있지만 때로는 주님께서 강권해서 사명을 맡기실 때가 있습니다.
주님은 자원하기를 원하고 기쁨으로 하기를 원하지만 주님의 일이 어디 그렇게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사도행전에 보면 예수 믿는 사람들을 죽이고 또 잡아 가려고 다메섹으로 가던 폭행자요 훼방 자였던 사울 하나님께서는 그를 다메섹 언덕에서 강권적으로 굴복 시키셨습니다.
주님을 만나서 누구시냐고 물었을 때 “나는 네가 핍박하는 예수”라고 말을 들으면서 그는 너무나도 혼란스러웠을 것입니다.
도대체 하나님과 예수의 관계는 무엇인가? 나는 하나님에 대하여 열심이고 하나님을 위하여 예수를 죽이고 예수의 사람들을 죽이러 가는데 도대체 나를 핍박하는 예수라고 하는 그분이 하나님의 모습으로 자신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사울은 굉장히 번민스러웠고 아라비아 사막에 가서 3년 동안 기도하면서 그 부분에 대한 정리를 하게 되었어요.
예수는 곧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곧 우리를 위해 이 땅에 오신 그리스도라고 하는 사실을 그는 깨닫게 되었고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셋째 : 지나 가다가 진 십자가
“마침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인 구레네 사람 시몬이 시골로부터 와서 지나가는데 그들이 그를 억지로 같이 가게 하여 예수의 십자가를 지우고” (21절)
오늘 구레네 시몬은 예루살렘에 왔다가 십자가의 처형 사건을 구경하게 되었고 그 길에 있다가 억지로 주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게 되었습니다.
대신 지고 난 그의 마음속에는 "어떻게 하면 이 십자가를 팽개칠 수 있을까?"를 고민했을 것입니다.
속으로 그는 팽개칠 수 있었다고 달아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 했을 것입니다.
사명의 자리에서 멀리 벗어 날 수 있다고 아니면 이 자리를 피하면 벗어 날 수 있을 것이라고 여러분도 그런 경험을 가지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구레네 시몬은 이렇게 주님과 인연이 된 관계로 후에는 주님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습니다.
교회에 오실 때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고 "나의 주여, 나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런 믿음을 가지고 교회에 오는 분도 계시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구경삼아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십자가를 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일로 인해 자신이 지고 가야할 십자가를 묵묵히 지고 골고다 까지 걸어가는 것이 바로 구레네 시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