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관에서 심천거쳐 주해까지

[완존초짜]

동창 카페에 올린 글을 그냥 올립니다

 홍콩사람들은 추석은 안 놀고 추석 다음날만 놀더만

전날 밤늦게 달 보느라고 힘들었다고 그러나봐

대신에 10월1일이 국경절이라고 노나봐 연휴 토요일과 일요일이 겹쳐서

우리도 잠깐 중국 다녀 왔다.

아는 분을 찾아 갔지 먼 일가 되시는 분인데 찾아오셨더라구

그 분은 서울에서 사업하다가 4~5년 전에 중국에 3박 4일 다녀보고 공장을 옮기셨다는데

모험심이 대단하다 싶지? 한국에서 공장하던 자기와 같은 업종은 다 문 닫았다는구먼.

근데 거기 가 보니 한국 남자들이 정말 지독한 것 같아.   부인은 심심하다고 안 오고 집에는 조선족 아줌마가 밥을 해 주고 계시더라

조선족 아줌마 월급은 한국돈으로 20만원쯤되고 자기가 사는 집은 한 12만원쯤해서 월세를 낸대. 공장 직원들은 모두 중국사람이고 통역만 조선족 사람이 둘이 있어. 그 저녁에 다른 분을  초대해서 저녁을 먹었는데, 47세된 총각이더라. 자기의 눈은 높고 한국 여자들은 도저히 살 수가 없는 곳이니까 여기에 와있는 남자들은 거의 혼자 있는 거야

돈 벌어서 한국에 보내고 자긴 혼자 지내지. 그 분말씀이 부부는 같이 있어야 좋은 거라고 몇 번을 말하더라, 자기 부인은 심심해서 못 온다면서. 저녁에 술집에 가 보니 예쁜 중국 아가씨들이 많아. 같이 술 마시면 4~5만원 같이 자면 12만원이 든다나. 거기 보니 한국 남자들 같은 사람들이 술집 앞자리에 아가씨들이라 즐비하게 앉아 있어. 처음엔 볼상사나웠는데 가만히 볼수록 안되었다는 생각이 드는 거야. 갑자기 객관화가 되더라구.

근데 여자들도 거기서는 살 수가 없어 말도 설고 문화적으로도 도저히 살 만한 곳이 아니니까

시장은 옛날 우리 동네에 있던 비위생적인  곳이지, 말 안 통하지, 교통상태도 여간 엉망이 아닌야 차들이 빵빵거리면서 다녀 신호등이란 것 이 없어서 마치 고속도로 같은 큰 길도 그냥 다니거든, 불행히도 사진은 못찍어 왔어 .  우리 딸이 준비를 안 해가지고 갔거든 보통 인내심을 갖고

놀던지 일 하던지 해야지 , 그런 곳에서 한국 남자들이 돈을 벌고 있다는 거야.

 하루 묵고 주해라는 곳으로 갔단다. 주해도 경제 특구라는 곳이야 그 곳 까지 가는데 그 분 댁에서 부터 3시간 반 걸렸어. 물론 대중교통이라서 더 오래 걸렸을 거야 하지만 이건 중국에서 홍콩옆에 붙어 있는 아주 작은 본토에 불과하거든 . 우리가 5시경에 심천에서 출발해서 거의 8시나 되서 주해에 도착했는데 가면서 내가 놀란 점이 있어 (그 얘기가 하고 싶어서  이 밤에 잠도 못자고 여독을 풀지도 못하고 이러고 있어) 그 몇 시간 고속 도로 옆으로 집들이 끝도 없이 있고

집들이 모두 5층이 넘는데 면적도 우리 나라 마을 들의 몇 배가 되는 거야. 즉 우리나라는 고속도로고 어디고 산야에 비어 있는 공간이 많잖아. 내가 본 바로는 그런 여유공간이 없어, 그 넓은 땅에 말이지. 모두 인간으로 꽉 차 있다는 점이야, 인해전술의 본 고장이 바로 거기라는 것.

 난 중국 여행다니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본 중국은 어디가나 안락한 곳이 없고 아주 열악하면서 말도 안 통하고 갑자기 인간이 그렇게 많은데 무시하고 싶은 기분이 생기는 건 무슨까닭일까 나도 나 스스로가 이해가 안 되는 일이야

 어떻든 주해라는 곳도 딸이랑 둘이서 버스타고 돌아다니다가 왔다. 우리 남편은  아침에 배표를  미리 사러 갔다가 갑자기 소집 당해서 홍콩으로 돌아가 버리고 딸과 나는 서바이벌 중국어로 하루를 돌아다녔지 . 약간의 자신감이 생겼달까, 중국여행에 대해서. 하지만 주해라는 곳도 영어가 좀 통하는 곳이야 참고로 주해는 마카오에서 걸어서도 갈 수 있는 연육된 곳이거든

홍콩까지는 배타고 70분 정도 걸린다고 하지 배삯은 약2만 오천원정도이고 우린 별 세개짜리라는 방에서 셋이 잤는데 아주 엉터리더라 호텔비는 약 5만원 정도 였는데 다른 곳에 바닷가에 멋져 보이는 호텔도 많았지만 속은 모르고 , 별장 단지 같은 곳이 집을 짓다 말고 골조를 내놓고 있는 곳도 있었어. 집도 지역도 멋있어 보였는데 무슨 사연인지  공사가 중단되어 있더라.

 아무튼 요번에 중국 보고서 미국에서 여행할 때가 좋았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 비록 자동차로 정신없이 다녔어도 거긴 확실히 문화적이고 안정이 된 곳이야 너무 바보 같은 말이지만 말야

 오늘하루 종일 딸이랑 버스타고 구경하고 집까지 안전하게 돌아왔으니 아직 나는 기운 넘치는거 맞지?

주해에서 우리는 버스를 타고[ 원명신원]이란 곳을 갔는데 중국 쇼를  하는 곳이고 그 옆에는 [몽환수성]이란 곳과 [중약욕]이라해서 의약적인 온천이다 싶은데 중국 사람들은 모두 수건을 들고 그 앞에 있더라구 모두 하루를 소모해야할 일정인 것 같아서 우리는 앞에서 안내서 받아 보는 것으로 그곳 일정을 끝냈지

 그리고는 딸이랑 다시 중국돈 2위엔  한국돈으로 300원씩을 내고 버스를 타고 [농과기현]이라는 곳으로 갔지. 이름이 신기한 것을 보여주겠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지는데 입장료가 좀 비싸더라 . 일인당 4500원 (한국돈으로)  들어가서 이상한 모양의 호박이랑 고추랑 키우는 것 보고 말싸움 시키는 것도 보았네, 암말을 데려오니 싸울 마음없어 도망가던 숫말들이 머리 들이 박고 싸우더라. 창으로 눈앞에서 말이 갑자기 발정하는 것까지 보여주니 참 동물의 세계나 쩝쩝..

 그곳에서 크고 작은 화분들도 파는데 딸이랑 둘이서 작은 분재를 하나 샀지 . 그 손바닥만한 화분 속에 나무도 한 그루 들어 있고,돌에 작은 정자까지 붙여서 분재를 만들었어. 집에 와서 (하루종일 들고 다니느라 고생은 했지만) 큰 접시에 놓고 나무에 물을 주니 마치 신선각에 비가 뚝뚝 듣는 듯한 느낌이더라구 운치가 느껴지지 않아? 내가 홍콩와서 너무 자그마한 일에 운치를 느끼는 것 같아 .

  다만 말이 통하지 않으니 그냥 저냥 눈치로 다닐 뿐이고 그나마 한자 몇자 가지고 눈동냥하는 신세지만 그래도 할 일은 다하고 다닌것 같아

 다음에는 [매계패방]이란 곳과 [진방화원]이란 곳을 갔지 같이 매표를 해서 일인당40위엔 한국돈으로 6천원쯤되는데 여러 현판을 늘어놓았더라구 한자에 조예가 깊지 못해 아쉽지만 그런대로 생일 축하연이나 소소한 일 들에 현판을 써서 놓았어 조그마한 초등학생이 쉽게 한문을 소리내어 읽는 것을 보며 스스로 한심하기도 했지

 그 다음엔 진방화원엘 갔나봐 나도 모르는 체 말이지 여기서 화원이란 말은 저택을 뜻하는 말인것 같아 홍콩에도 무슨무슨 화원이런 주택이름이 많은 것을 보면 말야,  그 곳은 열심히 한자를 독해한 바에 의하면 진방이란 사람의 저택이었었나 봐 한참 보다보니 원부인이 어쩌고하는데 둘쨀부인 이름이 이상한 거라, 주리아 라나 게다가 자녀들 이름이 모두 영어식이름이라서 갑자기 흥미를 갖고 살피기 시작했지 알고보니 1857년에 하와이 공주 주리아와결혼을 한 거야 오빠가 국왕에 즉위하게 돕고 중국사람들을 하와이에 많이 이주시켰어 자긴 돈을 모으고 자녀를 주리아가 12녀 4남을 낳았고 그 딸들은 모두 미국등지의 제독들과 결혼을 했더라. 대단하지 않니? 아니 적어도 16년을 임신하고 있어야 한다니 게다가 원 부인도 3녀를 낳았어. 그 자녀등은 홍콩등지에 퍼져서 각계의 인사가 되었대 자긴 하와이 의원이 되고 중국과하와이가 수교하도록 도와서  하와이 영사도 되고 했다나 하여간 광활한 공간에 그 옛날 중국 구석에서 이층에 대리석 계단을 만들어서 자녀들이 서양식 옷을 입고 드넓은 사탕수수 농장을 즐겼달까?

 그 집의 집기들은 거의 손을 봐야할 정도로 방치되어 있더라. 농과기현에 비해서 입장객들도 많지 않고 그래도 가구들은 살짝 살짝 손잡이를 만져보니 아직 서랍도 열리고 보기에 튼튼해 보였어.  그리고 옆에 중산지방의 유명인사들의 모형도 있는 건물도 허술하지만 있었고 , 우린 거기서 나와서 주해보타사란 절을 가기로 했지 버스가 하도 안 오기에 택시타고 들어갔는데 택시값이 12위엔 4마오가 나오더라. 중국 절들은 생각보다 산 속에 깊이 있지 않고 너무 향을 많이 피워서 세속적인 느낌이 강해. 중국인들은 향을 피워서 자신의 소원을 하늘에 좀더 가까이 전달하려고 한다고 어떤 홍콩사람이 그러더라마는, 소원에 강한 열망을 보인달까.. 

거기서 버스를 타고 다시 부두로 돌아왔지 약 5시간 주해를 돌아다니 것으로는 나름대로 열심히 보고 돌아온 것 같은데  여긴 지도에 버스 노선 표시가 있어서 다니기 편리했던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