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아침부터 집안이 부산하더니 오전 10시도 안되어 가족들이 제각각 외출을 하고 달랑 혼자 집에 남았다. 마땅히 할일도 없는 것 같고 하여 목동 야구장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원래 구경은 혼자서 가면 재미가 반감되므로 가까운 친구들에게 전화를 했으나 선약이 있다고 툇자를 맞고보니 괜히 전화를 했다는 생각이 들어 야구장에 예매부터 시작을 했는데 무엇이 그렇게 까다로운지 30분도 넘게 실랭이를 친 끝에 겨우 예매를 마치고 예매된 내용을 차분하게 프린트해서 주머니에 담은후 이른 점심을 라면으로 때우고 날씨도 좋고 하여 운동장까지 걷기로 마음을 먹고 안양천을 따라 목동 야구장 야광탑만 바라보며 안양천으로 무조건 걸어갔다. 안양천이라고 하면,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개천으로 머리속에 그리고 있었는데 실제 걸어보니 걸을만한 데이트 코스였다. 엎어지면, 코닿을 곳에 안양천을 두고도 회갑이 다 되도록 안양천을 처음 걸어봤으니 생활이 무던히도 고달펐나 보다.
눈 앞에 펼쳐져 있는 안양천은 운동을 나온 사람들로 붐비고 어린이날 양천구 마라톤 대회가 있다고 하여 제법 많은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북적거렸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사람 운동기구에 매달려 끙끙거리는 양천시민들이 행복에 겨운 표정들을 짖고 있었다. 둑을 따라 죽 걸으니 나물들이 지천에 깔려있고, 두릎순이 파릇, 파릇 새순을 부끄러운듯 날순을 내밀고 있었다 이 귀한 나물을 왜, 남겨놓았을까, 의심을 하며 잠바 양주머니에 가득 따 담았다. 오늘 저녁 한끼는 약한 불에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근사한 식탁이 될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켠에 잘자라는 두릎순을 내가 너무 많이 꺽지는 않았는지, 그 비싼 나물을 사람들이 이렇게 운동을 많이 다니는데 왜, 남겨두었는지 의심이 가서 막걸리를 팔러 다니는 아주머니께 두릎순 두개를 내보이며, " 이것 두릎 순 맞죠" 하고 물었드니 두릎순 비슷하기는 한데 먹지 못하는 나물이라고 한다. 그러면, 그렇지 사람들이 두릎순을 남겨놓았을리 없지 고기들이나 잘 먹어라 두릎순 비슷한 나물을 강물에 던져주고 운동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야구 경기는 오후 2시부터 시작을 하는데 아직 한시간이나 여유가 있는데도 표를 사기위한 줄이 긴 뱀꼬리를 하고 있었다. 예매를 했슴으로 표만 찾아서 입장을 하면 되겠지, 생각을 했는데 예매를 한 사람들도 어린이날은 줄을 서야 한다고 한다. 퇴약볕에 40분이상을 서있으니 은근히 화가 났다 수수료까지 지불을 하며 예매를 했는데 줄을 서서 기다리려면, 예매 제도가 왜, 필요한지 묻고 싶다. 경기 시작을 20분정도 남기고 줄이 줄어들지를 않자 예매를 하신분들은 예매 확인서만 보이고 입장을 하라고 해서 간신히 시합전에 입장을 할 수 있었다. 예매 내역을 프린트해서 가져가지 않았으면 한바탕 험한 꼴을 당할뻔 했다 프로야구가 시작된지 언제인데 아직도 서투른 행정을 하고 있다 매표창구 4곳은 열지도 않았던데 그곳에서 예매자들은 확인을 해주었어도 쉽게 해결이 되는 문제다.
우여곡절 끝에 입장을 했지만 기아와 히어로즈의 야구경기는 초반부터 박잔감 넘치는 분위기속에 치루어졌다 브룸바 선수가 1회에 2점 홈런을 날리지 2회와 3회 기아가 2점 홈런을 연달아 날리며 일진일퇴를 거듭했다. 회를 거듭하며, 히어로즈가 3점을 보태며 역전을 하자 기아도 다시 2점을 보태 6대5로 달아났다. 승패는 기아의 승리로 굳어가는 분위기였다, 7회까지 잘던지던 유동훈 기아 투수가 갑자기 보이지 않았다. 8회부터 윤석민 투수로 교체를 했다. 게임이 끝나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최소한 8회1사까지는 유동훈이 던져도 되는 게임이었다. 윤석민 투수가 8회등판하자 마자 연속해서 3타자를 연속삼진으로 솎아내기는 했지만 그의 일구 일구는 너무 서두르는 감이 있었고, 상대를 힘으로 압도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9회들어 2루타를 맞기는 했지만 서두르지 않았으면, 쉽게 끝나는 게임이었다. 2번 타자 정우성이 2루타를 쳤고 2루에 있던 주자는 손살같이 홈으로 쇄도를 했고 중견수가 잡은 공도 중계를 통해 홈으로 송구가 되었다.
박빙의 승부가 점쳐지는 순간이었다. 공은 홈을 비켜서 송구가되었고, 홈에 쇄도하던 주자도 홈을 스쳐지나갔다. 분명 홈을 터치하지 못했다. 그 순간을 심판은 확인을 하고 세입을 선언했어도 되는데 확인도 하지 않은체 지레짐작으로 세입을 선언했다. 필자도 홈 바로위에서 관전을 했기 때문에 상황을 정확하게 볼 수 있었다. 홈에 터치를 하기전에 포수가 터치를 했슴으로 쓰리아웃 기아가 이긴 게임이었다 10여분 세입에 대하여 기아가 선수 2명만 운동장에 남겨두고 선수가 덕아웃으로 철수를 하고 항의를 했지만 이미 내려진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어린이 날이고 하여 기아가 백번 양보하고 게임에 임해서 결국 이택근의 끝내기 안타로 히어로즈가 7:6으로 재역전을 했지만 심판의 오심이 가져다준 석연찮은 역전승이었다. 게임이 끝나고 운동장을 나오면서 보니 길가에 주차해둔 30여대의 차가 양천구청에 의해 불법주차로 딱지가 죽 붙어있었다. 뭔가 잘못된 일들이 어린이날 벌어졌다. |
출처: 김용정의 흔적 원문보기 글쓴이: 친정 오라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