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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에스제이엠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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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제이엠 투쟁소식 스크랩 [특별기고] 에스제이엠 사태에 부쳐
에스제이엠지회 추천 0 조회 285 13.05.08 08:5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자본의 탐욕과 노동권의 약화가 불러온 비극

무분별한 자본의 규제·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만들어야

 

제218호(2012년 8월 20일)

 

 

정현철

-민주노동자 시흥연대 부의장

 

시흥시 정왕동 1284-2번지(시화공단 3라 303호). 정문은 굳게 닫혀있고, 주변 담벼락은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다. 공단에서 보기 힘든 이색적인 풍경이다.

이곳이 바로, 용역업체를 동원하여 노동자들을 폭행하고 공장밖으로 내쫓아 많은 국민들을 경악케했던 에스제이엠의 3공장이다.

에스제이엠 3공장이 시흥시(시화공단)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때문에 안산에 비해 시흥의 지역사회 관심도 높지 않은 편이다. 시화공장에서는 산업 및 건축용 소음감소제(벨로우즈)를 생산하고 있다.

에스제이엠은 그동안 안정적인 노사관계와 회사의 성장으로 인해 임금, 복지 등의 측면에서 시화공단 노동자들의 부러움을 받는 회사였다.

그랬던 에스제이엠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무한이윤을 바라는 자본의 탐욕>

변화의 조짐은 3~4년전부터 시작됐다. 2010년 에스제이엠에 지주회사(SJM 홀딩스)가 생기면서부터다.

에스제이엠은 자동차, 건축용 소음감소제를 생산하는 곳이다. 특히 자동차용 부품은 세계시장 점유율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유망한 중소기업이다. 국내에 안산, 시화 공장을 비롯하여 남아공, 말레이시아, 중국 등 1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회사는 꾸준히 성장해 2011년 국내 매출액 1천억에 당기순익 134억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에스제이엠 그룹은 2010년 SJM 홀딩스라는 지주회사를 설립하면서부터 매우 복잡한 지배구조가 형성되었고, 이해하기 힘든 (내부)거래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에스제이엠 그룹내의 비상장기업들을 통해 65억이 SJM 홀딩스로 들어가고, 그룹의 오너가 챙기는 배당액, 임원보수 등이 크게 증가했다. 2011년 에스제이엠 국내 법인의 영업이익이 29억원인데, 김용호회장 일가는 연간 34억원의 수입을 챙겼다.

에스제이엠은 2010년 5월 지주회사 체계로 변환한 이후 정상적인 제조업 기업이 아닌 비상장회사, 비제조회사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만들어 오너일가에게 넘겨주었다. 지주회사 설립 이후 대부분의 것들이 변한 것이다. 매년 매출은 상승하고, 공장도 잘 돌아가고, 일하는 것도 예전과 다를 것이 없는데 수익성이 갑자기 악화됐다고 한다.

노조는 이 알 수 없는 변화들에 대한 이유를 알고 싶어 했다.

하지만, 노조가 그 이유를 알고 싶어 한 순간부터 비교적 평화롭던 노사관계도 파행을 격기 시작했다. 회사는 노무담당 책임자를 바꾸고, 외부에서 구조조정 컨설팅 전문가를 영입해왔다. 2011년 초부터 계속 구조조정설을 유포하고, 외주화를 시도했으며, 중국 공장에서 역수입된 제품을 납품(일명 바이백)하면서 조합원들을 압박하였다. 교섭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규제풀린 탐욕>

2012년 7월 27일 새벽 4시 30분. 에스제이엠 공장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쉴새 없이 날아오는 쇳덩어리에 에스제이엠 조합원들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자기가 만든 제품이 자신의 머리와 팔다리를 깨부수었다. 완전무장을 한 용역깡패들은 퇴로도 열어놓지 않고 조합원들을 몰아 부쳤다. 죽음의 공포에서 누군가는 2층 난간에서 뛰어내리다 심하게 부상을 입었다. 경찰들은 팔짱을 끼고 구경을 했고, 회사측은 “할수 있겠냐”며 용역들을 사주했다. 40명의 노동자들이 머리가 깨지고, 입술이 찢어지고,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지난 몇 년간 금속노조의 발레오 만도, 유성기업, KEC, 상신브레이크 등에서 행해지던 ‘노조파괴 시나리오’가 에스제이엠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순간이었다.

자본은 자신들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눈엣가시’같은 존재인 노동조합을 무력화시켜왔다. 직장폐쇄와 용역투입, 고용·생계불안감 조성, 선별적 복귀, 금속노조 탈퇴, 복수노조 설립 등은 일종의 매뉴얼이다.

이 과정에서 권력(노동부와 경찰)은 ‘사용자의 불법엔 관대하고, 노동자의 불법엔 엄격한’ 태도로 자본의 손을 들어 주었다. 공격적인 그래서 불법적인 직장폐쇄를 합법화시켜주고, 사측의 불법적인 대체인력투입이나 불법파견을 눈감아 주거나,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것은 주로 노동부가 해왔던 행태들이다. 경찰은 용역투입으로 인한 폭력사태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노사간의 문제’라고 하거나 ‘쌍방간의 폭행’이라면서 용역의 폭력을 눈감아 주었다.

이와 같은 권력의 비호는 자본의 사병이면서 민간군사업체를 지향하는 ‘컨텍터스’와 같은 괴물을 키워놓았다.

규제가 풀린 자본의 탐욕은 거칠것이 없다. 마지막 보루인 노동권마저 폭력으로, 고용과 생존권을 미끼로, 손해배상이라는 협박으로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약화돼 가는 노동권>

시화, 반월공단에 오랫동안 노사문제를 겪고 있는 사업장이 있다. 파카한일유압, 영풍그룹의 시그네틱스 등이다. 이들 사업장과 에스제이엠은 형태적으로 다르게 보이지만 본질적으론 같다. 모두 자본의 탐욕에서 비롯된 문제들인 것이다.

자본은 복제공장을 만들어 놓고, 원래 일하던 곳의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시키거나(파카한일유압), 10년간 2번의 해고를 통해 정규직 제로(0)인 공장을 만들거나(시그네틱스), 지주회사를 설립하여 이윤을 빼돌리는(에스제이엠) 수법으로 자신들의 배를 불려왔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파괴(직장폐쇄, 복수노조의 악용 등)로 노동권은 계속 추락하고 있다. 마침내 2010년 노동조합의 조직률은 10%이하로 떨어졌다. 약화된 노동권의 틈바구니로 규제 풀린 자본의 탐욕이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에스제이엠사태를 지켜보면서 요즘 사회적 화두인 ‘경제민주화’가 떠오르는 건 어쩜 당연한 일일 것이다. 에스제이엠 사태는 균형이 무너져 추락하는 한국사회의 단면이다. 경제민주화는 자본의 탐욕을 규제하고, 약화된 노동권을 강화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에스제이엠사태는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에스제이엠의 한 여성조합원은 “회장님을 시부모님처럼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회사도 틈 만나면 직원들에게 “우리는 한 가족”이라고 했다. 우리의 관심과 실천이 쇳덩이를 던져 사람을 해하는 ‘일그러진’ 가족이 아니라 서로를 아끼며 사랑하는 ‘공생’하는 가족으로 다시 태어나게 할 것이다.

※글중 일부는 ‘SJM 용역깡패투입 및 노조와해 공작의배경과 문제점’(한지원,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실장, 2012, 7. 27)에서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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