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7일 노틀담 입회 미사 강론 (사정상 좀 미리 올립니다.)

찬미 예수님   그저께 밤에 모르는 분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를 거신 분이 하신 말씀은 외롭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이 혼자라는 외로움을 극복 할 수 있는지를 물었지요. 이런 내용의 전화를 받았을 때 처음에는 기분이 좀 나빴습니다. 왜냐하면 전화를 한 사람이 30대 후반의 독신 남성이었기 때문입니다. 외로우면 여자 친구를 사귀고 장가를 가야지 왜 혼자 사는 수도자한테 전화해서 외롭다고 하는건지............ ? 어쨌든 야밤의 외로운 중년은 저 한테 이런 저런 소리를 하다가 결국은 자기 전화기 고장으로 통화가 끝났습니다.   이 분이 어떤 의도로 그런 전화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수도자 성직자들은 외로움을 극복하는 특별한 방법이라도 있는지 알았나 봅니다. 근데 특별한 방법이 없지요. 외로움에 넘어지지 않고 고독과 친구를 잘 하려면 기도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기도 생활을 잘 하면 혼자 살든 공동체에서 함께 살든 외롭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내 영혼이 풍요롭게 채워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도 수도원에 처음 입회 할 때 가졌던 생각이 '기도하는 수도자가 되자' 라는 것이었습니다. 기도하지 않는 수도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마는 기도하는 수도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사실 수도자에게 있어서 기도는 '밥'과 같습니다. 또한 영적인 생명을 유지하는 '호흡'과도 같습니다. 따라서 수도자에게 있어서 기도는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근데 이 기본은 기본이면서 모든 것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이 기본을 통해 우리의 전부이신 주님을 만나고 사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러한 기도를 통해 우리는 수도자의 근본적인 의무 두 가지를 실현 할 수 있습니다. 첫째 의무는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수도자는 하느님의 현존을 증거 하기 위해서라도 행복하게 살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의무인 수도자의 행복은 하느님을 사랑할 때 얻을 수 있습니다. 이 행복의 조건인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기도에서 찾으시기 바랍니다. 예수의 데레사 성녀께서는 기도에 대해서 이렇게 정의 하셨습니다. '기도는 하느님과 사랑을 하는 것이다.'   두 번째 의무는 성화 되는 것입니다. 수도자는 내가 완전한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라고 하신 주님의 요구에 응답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 응답을 기도를 통해 실현해 보시기 바랍니다. 기도에 대한 정의 중에 이런 정의가 있습니다. '기도는 나의 변화를 통해서 하느님이 누구이신지 아는 것이다.' 이는 나의 변화를 통해 나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을 체험하고 알게 된 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그냥 성소자에서 노틀담 수녀회의 청원자가 되고 수련자가 되고 유기서원 기를 거쳐 종신서원 자가 되는 변화를 통해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게 되는 것 이것이 바로 기도라는 것입니다. 이때의 변화를 다른 말로 성화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기도는 나의 삶 안에 스며들어 있는 성령의 섭리를 통해 나를 다듬어 가는 성화의 여정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기도하는 영혼으로서 살아가야 할 모습은 오늘 복음에 나오는 주님의 말씀대로 두 주인을 섬기지 않으며,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않고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는 모습입니다. 즉 세상적인 물적인 조건이나 소유 혹은 성취를 바라지 않고 영적인 가치와 영혼의 구원을 우선하는 모습입니다. 이를 위해 내가 사는 곳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또한 하느님의 의로움을 자신의 삶과 성소를 통해 실현하시기 바랍니다.   어느 수녀원 제의 방에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첫 미사 인 듯 마지막 미사 인 듯 유일한 미사 인 듯 미사를 봉헌 하십시오. 라고 이 말을 이렇게 바꾸어 봅니다. 오늘이 생의 첫 날 인 듯, 생의 마지막 날 인 듯 생의 유일한 날 인 듯 그렇게 살아가십시오. 예수님도 오늘을 위해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라고 하셨습니다. 내일을 걱정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지금이 쌓이고 쌓이면 어느 날 주님 앞으로 인도된 자신의 현재를 발견 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