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昇天入地 -하늘로 오르고 땅속으로 들어가다.-
一漢夫妻晝居寂寥, 忽有色思. 而傍有七八歲兩介子女, 白晝置房作事, 有所如何, (寥-쓸쓸할 료, 介-낱 개)
어떤 부부가 낮에 쓸쓸히 있다가,
문득 색정 생각이 났다.
그러나 곁에 7, 8세 두 자녀가 있어,
대낮에 아이들을 방에 두고 그 일을 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바가 있어,
父曰; “汝等持此筐, 往前川洿處, 而拾小魚來, 夕飯湯食矣.” (洿-웅덩이 오)
아비가 말하기를,
“너희들은 이 광주리를 가지고,
앞내 웅덩이에 가서,
작은 물고기를 잡아와서,
저녁에 끓여 먹자.”하니,
兒輩持筐出而相謂曰; “父母使吾輩給筐出送, 必也諱吾輩, 有所喫物之而然也, 在外伺偵, 以觀其動靜可也.” (諱-꺼릴 휘, 숨길 휘, 伺-엿볼 사, 살필 사, 偵-정탐할 정, 엿볼 정)
아이들이 광주리를 갖고 나와서 서로 말하기를,
“아버지와 어머니가 우리들에게 광주리를 주어서 내보내는 것은,
반드시 우리들을 숨기고,
몰래 먹을 것이 있어 그런 것이니,
밖에서 엿보면서 그 동정을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하고,
於戶外窺視則, 夫妻作事而, 夫問于妻曰; “何如?” 曰; “如入地矣.” 妻問于夫曰; “何如?” 曰; “昇天矣.” (窺-엿볼 규)
문 밖에서 엿본즉,
부부가 일을 하는데,
남편이 처에게 묻기를,
“어떤가?”하니, 아내가 말하기를,
“땅으로 들어가는 같아.
”하면서,
처가 남편에게 묻기를,
“어떼?”하니,
대답하기를,
“하늘로 올라가는 것 같아.”하니,
如是了畢後, 兒輩持筐而入故, 問曰; “何不拾魚而來?” 答曰; “父昇天母入地, 與誰共之?” -醒睡稗說-
이와 같이 일을 마친 뒤,
아이들이 광주리를 갖고 들어가자,
아비가 묻기를,
“어찌 물고기를 잡지 않고 왔는가?”하니,
대답하기를,
“아버지는 승천하고
어머니는 땅으로 들어가니
누구와 함께 그것을 먹겠소?”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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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가(長恨歌 기나긴 한의 노래) - 백거이(白居易)
漢皇重色思傾國 (한황중색사경국)...한나라 황제는 색을 중시하여 경국지색을 생각하고
御宇多年求不得(어우다년구부득)....황제에 오른 후 많은 해 동안 구했으나 얻지못하였다
楊家有女初長成(양가유녀초장성)....양씨 가문의 한 아씨가 갓 장성하였는데
養在深閨人未識(양재심규인미식)....깊은 규방에서 자라 사람들은 알지 못했지만
天成麗質難自棄(천성려질난자기)....타고난 미모는 그대로 묻힐 리 없어
一朝選在君王側(일조선재군왕측)....어느 날 갑자기 선택되어 군왕을 모시게 되었다
廻眸一笑百媚生(회모일소백미생)....눈동자를 돌려 한번 웃으면 백가지 아첨이 생겨나니
六宮粉黛無顔色(육궁분대무안색)....육궁의 단장한 미인들이 무색해졌다
春寒賜浴華淸池(춘한사욕화청지)....봄 추위에 천자는 그녀에게 화청 연못에 들기를 허락하여
溫泉水滑洗凝脂(온천수활세응지)....온천의 부드러운 물은 윤기 있는 그녀의 몸을 씻었다
侍兒扶起嬌無力(시아부기교무력)....시녀들이 부축하는 그녀의 몸은 힘없이 늘어졌고
始是新承恩澤時(시시신승은택시)....이것이 천자의 승은을 받게 된 처음이었다
雲빈花顔金步搖(운빈화안금보요)....구름같은 머리칼, 꽃같은 얼굴, 걸으며 흔들거리는 금비녀
芙蓉帳暖度春宵(부용장난도춘소)....부용꽃 수놓은 휘장 안은 따뜻하고 봄날은 깊어만 갔다
春宵苦短日高起(춘소고단일고기)....봄밤은 짧아 천자는 해가 높이 뜬 뒤에 일어났고
從此君王不早朝(종차군왕불조조)....이 때부터 천자는 조회에 나가지않았다
承歡侍宴無閒暇(승환시연무한가)....그녀는 천자 기분에 맞춰 시중 들기에 여념이 없어
春從春遊夜專夜(춘종춘유야전야).....봄이면 봄놀이 밤이면 밤새껏 그녀 혼자 천자를 독차지했다
後宮佳麗三千人(후궁가려삼천인).....후궁에는 궁녀 3천명이 있었지만
三千寵愛在一身(삼천총애재일신).....그 3천명이 받을 총애가 그녀에게만 있었다
金屋粧成嬌侍夜(금옥장성교시야).....금옥에서 화장한 뒤 황제의 밤을 모셨고
玉樓宴罷醉和春(옥루연파취화춘).....옥루에서 잔치가 끝난 뒤 취한 마음은 봄날의 화창함에 녹았다
姉妹弟兄皆列土(자매형제개열토).....그녀의 자매 형제는 봉토를 받았고
可憐光彩生門戶(가련광채생문호).....그들의 집 문에는 눈부신 광채가 났다
遂令天下父母心(수령천하부모심).....마침내 천하의 부모들 마음은
不重生男重生女(부중생남중생녀).....아들 낳기보다 딸 낳기를 중시하게 되었다
이宮高妻入靑雲(이궁고처입청운)....이궁은 높이 솟아 푸른 구름에 닿았고
仙樂風飄處處聞(선락풍표처처문)....신선의 음악은 바람처럼 여기 저기서 들린다
緩歌慢舞凝絲竹(완가만무응사죽).....느릿한 노래에 맞게 고요한 춤이 추어지고
盡日君王看不足(진일군왕간부족)....하루가 다가도록 군왕은 부족함을 몰랐다
漁陽비鼓動地來(어양비고동지래)....어양에서 전쟁의 북소리가 땅을 울리며 들려 오고
驚破霓裳羽衣曲(경파예상우의곡)....연주되던 예상우의곡은 놀라 중단되었다
九重城闕煙塵生(구중성궐연진생).....구중궁궐에 연기와 먼지가 피어 오르고
千乘萬騎西南行(천승만기서남행).....일천수레와 일만기병은 서남쪽으로 출발했다
翠華搖搖行復止(취화요요행부지).....황제의 기는 흔들거리며 가다가 멎고 천천히 움직여
西出都門百餘里(서출도문백여리).....장안 서쪽 백여리에 이르렀다
六軍不發無奈何(육군불발무내하)....여섯군대가 출발하지 않으니 천자로서도 어쩔 수 없었고
宛轉蛾眉馬前死(완전아미마전사).....갸름한 눈썹의 양귀비는 말 앞에서 살해되었다
花鈿委地無人收(화전위지무인수)....그녀의 꽃비녀는 땅에 버려졌으나 줍는 사람도 없었다
翠翹金雀玉搔頭(취교금작옥소두)....물총새 깃털, 공작모양 황금 머리장식, 옥비녀 모두
君王俺面救不得(군왕엄면구부득).....천자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그녀를 구하지 못하니
回看血淚相和流(회간혈루상화류).....돌아본 얼굴에는 피 눈물이 뒤섞여 흐른다
黃埃散漫風蕭索(황애산만풍소삭)....황색먼지 뿌옇고 바람은 쓸쓸히 부는데
雲棧영紆登劍閣(운잔영우등검각)....구름까지 닿을 듯 높고 구불구불한 길로 검각산을 오른다
峨眉山下少人行(아미산하소인행)....아미산 기슭에는 지나는 사람도 적고
旌旗無光日色薄(정기무광일색박)....천자의 깃발도 빛이 없고 햇빛도 약하다
蜀江水碧蜀山靑(촉강수벽촉산청)....촉나라 강물은 파랗고 촉나라 산빛은 푸른데
聖主朝朝暮暮情(성주조조모모정)....천자는 아침 저녁 그리운 정으로 가득하다
行宮見月傷心色(행궁견월상심색)....궁전에서 달을 보면 달빛으로 슬픔을 느끼고
夜雨聞鈴腸斷聲(야우문령장단성)....밤비속에 창자를 끊는 듯한 방울소리를 듣는다
天旋地轉廻龍馭(천선지전회용어)....천하 정세는 바뀌어 천자는 장안으로 돌아오다가
到此躊躇不能去(도차주저불능거)....그곳에 이르자 머뭇거리며 떠나지 못했다
馬嵬坡下泥土中(마외파하이토중)....마외 고개 아래 진흙 속에
不見玉顔空死處(불견옥안공사처)....옥같은 얼굴은 볼 수 없고 죽은 곳만 남아 있었다
君臣相顧眞霑衣(군신상고진점의)....천자도 신하도 서로 눈물로 옷을 적셨고
東望都門信馬歸(동망도문신마귀)....동쪽 성문 향해 말이 가는대로 돌아왔다
歸來池苑皆依舊(귀래지원개의구)....돌아오니 연못도 동산도 옛날 그대로
太液芙蓉未央柳(태액부용미앙류)....태액 연못 연꽃도 미앙궁 버드나무도 그대로였다
芙茸如面柳如眉(부용여면류여미)....연꽃은 그녀 얼굴같고 버들은 그녀 눈썹같으니
對此如何不淚垂(대차여하불루수)....그것들을 대하니 어이 눈물을 흘리지 않으리
春風桃李花開日(춘풍도리화개일)....봄바람에 복숭아꽃 살구꽃 피는 날이나
秋雨梧桐葉落時(추우오동엽락시).....가을비에 오동잎 떨어질 때
西宮南苑多秋草(서궁남원다추초)....서궁이나 남원에는 가을 풀이 무성하고
落葉滿階紅不掃(낙엽만계홍불소)....낙엽이 섬돌을 덮어도 단풍을 쓸어낼 사람이 없었다
梨園弟子白髮新(이원제자백발신)....이원제자들도 백발이 성성하게 되었고
椒房阿監靑娥老(초방아감청아로)....초방의 궁녀들 푸르던 눈썹이 늙었다
夕展螢飛思초然(석전형비사초연)....저녁 궁전에 반디가 날아드니 쓸쓸한 생각에 잠기고
孤燈조盡未成眠(고등조진미성면)....외로운 등잔심지가 끝까지 다해도 잠을 이루지 못한다
遲遲鐘鼓初長夜(지지종고초장야)....시각을 알리는 종과 북소리가 들려오니 밤이 긴 것을 알고
耿耿星河欲曙天(경경성하욕서천)....날이 새는 하늘에 은하가 반짝인다
鴛鴦瓦冷霜華重(원앙와랭상화중)....원앙 모양의 기와는 차갑고 서리는 무겁고
翡翠衾寒誰與共(비취금한수여공)....비취 날개 수놓은 이불은 싸늘하여 함께 잘 사람이 없다
悠悠生死別經年(유유생사별경년)....삶과 죽음의 세계는 멀어 오랜 세월이 흘렀고
魂魄不曾來入夢(혼백부증내입몽)....혼백은 꿈에서조차 찾아오지 않았다
臨공道士鴻都客(임공도사홍도객)....임공도사를 손님으로 초대하여
能以精誠致魂魄(능이정성치혼백)....정신을 집중하여 죽은 자의 혼을 불러 내나
爲感君王輾轉思(위감군왕전전사)....그는 천자가 잠못이루고 사모함에 감동하여
遂敎方士殷勤覓(수교방사전근멱)....드디어 가르침에 따라 방사를 시켜 부지런히 혼이있는 곳을 찾게 했다
排雲馭氣奔如電(배운어기분여전)....방사는 구름을 열고 번개처럼 달려가
昇天入地求之遍(승천입지구지편)....하늘에 오르고 땅속에 들어가 샅샅이 찾았다
上窮碧落下黃泉(상궁벽락하황천)....위로 하늘 끝 아래로 황천까지 찾았으나
兩處茫茫皆不見(양처망망개불견)....어디나 끝없이 펼쳐질 뿐 혼을 찾을 수 없었다
忽聞海上有仙山(홀문해상유선산)....문득 들리는 말이 해상에 신선 사는 산이 있는데
山在虛無표묘間(산재허무표묘간)....그 산은 아무것도 없는 먼 곳에 있다고 했다
樓閣玲瓏五雲起(누각영롱오운기)....누각은 옥처럼 빛나고 오색 구름 솟으며
其中綽約多仙子(기중작약다선자)....그 안에는 나긋한 모습의 선녀가 여럿 살고 있었다
中有一人字太眞(중유일인자태진)....그 중에 자를 태진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雪膚花貌參差是(설부화모참치시)....눈같은 살결과 꽃같은 얼굴이 양귀비와 비슷하다 했다
金闕西廂叩玉경(금궐서상고옥경)...선산 황금 궁전 서쪽 건물 옥문을 두드리니
轉敎小玉報雙成(전교소옥보쌍성)....소옥이란 시녀로부터 쌍성이란 시녀에게 전해졌다
聞道漢家天子使(문도한가천자사)....한나라에서 먼길 찾아온 천자의 사자라는 말 듣고
九華帳裏夢魂驚(구화장리몽혼경).....온갖 꽃 모양 호화로운 휘장 안에서 태진은 꿈에서 깨어났다
攬衣推枕起徘徊(남의추침기배회)....옷을 손에 들고 베개를 밀치며 일어나 배회하는데
珠箔銀鉤이리開(주박은구이리개)....진주 발과 은 갈고리가 뒤이어 열린다
雲빈半偏新睡覺(운빈반편신수각)....구름처럼 치켜올린 머리는 갓 일어나 반쯤 흩어졌고
花冠不整下堂來(화관부정하당래)....꽃으로 만든 관을 정돈하여 쓰지 못한 채 당에서 내려왔다
風吹仙袂飄요擧(풍취선몌표요거)....바람이 신선의 옷깃을 펄럭이게 하고
猶似霓裳羽衣舞(유사예상우의무)....마치 예상우의 춤을 다시 보게 해주는 듯했다
玉容寂寞淚난干(옥용적막누난간)....옥 같은 얼굴에 쓸쓸하게 눈물 떨어지니
梨花一枝春帶雨(이화일지춘대우)....마치 배꽃 가지가 봄비를 맞는 듯 했다
含情凝제謝君王(함정응제사군왕)....정을 간직한 채 사자를 보며 군왕께 감사를 전했고
一別音容兩渺茫(일별음용양묘망)....이별후 천자의 목소리와 모습이 모두 흐릿해졌다 한다
昭陽殿裏恩愛絶(소양전리은애절)....소양전에서 천자의 사랑을 받았으나 그것도 끊어졌고
蓬萊宮中日月長(봉래궁중일월장)....선산 봉래궁에서 긴 세월을 보내고 있다
廻頭下望人환處(회두하망인환처)....머리를 돌려 아래 인간세상을 굽어 보아도
不見長安見塵霧(불견장안견진무)....장안은 보이지 않고 먼지와 안개가 자욱할 뿐
唯將舊物表深情(유장구물표심정)....다만 천자가 주신 기념품으로 내 깊은 정을 표시하고
鈿合金釵寄將去(전합금차기장거)....나전 상자와 금비녀를 주며 가져가라 하니
釵留一股合一扇(차류일고합일선)....금비녀도 나전 상자도 반씩 나누어 간직하겠다고 한다
釵擘黃金合分鈿(차벽황금합분전)....그리고 금비녀도 반으로 나누고 나전 상자도 둘로 나누었다
但敎心似金鈿堅(단교심사금전견)....우리 마음이 본래 하나였던 이 비녀와 나전처럼 맺어졌다면
天上人間會相見(천상인간회상견)....언젠가 천상이든 인간 세상이든 만날 날이 있겠지요
臨別殷勤重奇詞(임별은근중기사).... 헤어질 무렵 간곡히 다시 전할 말 부탁했는데
詞中有誓兩心知(사중유서양심지)....그 중에는 두 사람만 아는 맹세의 말이 있었다
七月七日長生殿(칠월칠일장생전)...칠월칠석에 장생전에서
夜半無人私語時(야반무인사어시)....밤 깊어 사람 없자 은밀히 속삭였던 말
在天願作比翼鳥(재천원작비익조)....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고
在地願爲連理枝(재지원위연리지)....땅에서는 연리지가 되리라
天長地久有時盡(천장지구유시진).....하늘과 땅도 끝이 있고 시간조차 다함이 있으나
此恨綿綿無絶期(차한면면무절기).....이 한만은 영원히 이어져 끝이 없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