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명성이 생명인 공인회계사들의 단체장 선거가 불투명 한 것은 큰 문제
후보들의 선거운동이 어려워 공약을 알기 어렵고 검증도 어렵게 만드는 선거 규정을 개정해야
선거제도의 개선 없이는 회원들의 무관심은 계속될 것이고 이에 따라 공인회계사회의 개혁도 어려울 것. 고인물이 되어버린 공인회계사회의 개혁이 선거공약에 필요해.
다가올 공인회계사회의 선거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 보다 뜨겁다. 전직 장관의 출마의지로 인해 언론의 관심도 많이 쏟아진 듯 하다. 선거에서 표로 판단할 기회가 있기 때문에 전직장관의 출마 자체를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누가 당선이 되건간에, 회원의 의견이 명확하게 수렴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선거제도 하에서는 회원들의 의견이 반영 될 수 없다. 회원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이름값’과 ‘막연한 기대’에 따라 투표할 수밖에 없다. 회계투명성을 외치는 공인회계사회의 선거가 투명하지 못한 것은 심각한 문제다. 후진적인 선거제도는 회원들의 무관심을 가져오고 회원들의 무관심은 회계투명성을 위해 뛰어야 할 공인회계사회의 회장을 엉뚱하게 선발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이에 청년회계사들은 공인회계사회장 선거의 출마자들에게 이러한 잘못된 제도의 개선을 공약으로 채택할 것을 우선적으로 촉구하는 바이다.
공인회계사회의 임원등선거규정 8조에 따르면 선거운동이 제한되는 경우가 나열되어 있다. 통상적으로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규정의 취지는 불법적인 선거운동을 막기 위함인데 공인회계사회의 선거는 모든 선거운동을 제한하고 있다. 8조 1항은 입후보자, 감사인, 회원, 단체(임의조직을 포함한다)가 회장이 통지하는 선거공보 외에 선거와 관련된 어떠한 공시물(인쇄물, 인터넷 공지, 전자메일,전화문자통신 및 팩시밀리를 포함한다)도 회원에게 배포하거나 발송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8조 6항에 따르면 출마자가 할 수 있는 것도 선거관련 문구가 표시되지 아니한 명함의 배포와 선거당일에 투표장 입구에서 위원회가 제공하는 명찰을 패용하고 입장하는 회원에게 지지를 부탁하는 인사가 전부다. 지지를 부탁하려면 최소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떠한 공약을 걸고 있는지는 알아야 한다. 하지만 현 제도 하에서는 출마자가 어떤 사람이며 어떤 공약을 냈는지도 알 수 없다. 도대체 어떻게 회장을 선출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공인회계사들은 업무 특성상 외근이나 출장이 많다. 그럼에도 회장이 통지하는 선거공보 외에는 어떠한 공시물도 배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회원들의 알권리를 침해하며 깜깜이 선거를 만든다. 실제로 지난 회장선거때도 누가 회장으로 나온 다는 사실 이외에 공약이 무엇인지, 어떤 사람인지 청년회계사들은 알 도리가 없었다. 불법적인 선거운동은 당연히 막아야 하지만, 회원들의 후보자에 대한 알권리를 침해해서는 안된다. 선거규정에 따라 후보자등록을 위해서 제출해야 하는 서류에는, 2000자 이내의 정견서와 행당 30자내로 7행만 작성할 수 있는 당선후 소신이 있다. 이것으로 산적한 공인회계사회의 현안을 다 설명할 수 있을까? 후보에 대해서 얼마나 알 수 있을까? 기업들의 회계투명성을 위해서는 공시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공인회계사회의 회장선거에서는 정보가 없다. 이러한 공인회계사회의 행보는 명백한 모순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규정이 매우 자의적으로 집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회장선거에서는 big4회계법인에서 지지하는 후보가 있었고 그러한 내용이 사내에서 암암리에 전해지고 있었다. 감사인의 선거운동을 제한해 놓고 있기 때문에 특정 회계법인에서 후보를 지지하는 것도 명백히 규정 위반이다. 하지만 대형회계법인의 힘이 센 공인회계사회의 성격상 이런 관행에 대해 한 번도 문제시 된 적이 없다. 이번 선거만 해도 이미 신문기사에 대형회계법인들이 최중경 전 장관의 출마를 권유했다는 언급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선거규정 위배가 아닌가? 조직이 갖추어진 회계법인의 특성상 선거운동이 쉬운데도 이를 엄히 단속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 규정으로 선거운동을 제한하고 대형회계법인들의 입맛에 맞는 회장 후보를 당선시키려는 취지는 아니었는지 의심스럽다.
물론 청년회계사들이 회사에서 뽑으라는 후보를 무턱대고 뽑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것은 후보에 대해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도 강했다. 그래서 청년공인회계사회에서는 이번 선거에서는 회계법인의 지지후보를 투표하지 말고 소신투표를 하도록 적극 알릴 계획이며, 만약 회계법인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할 경우 규정에 따라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 역시 현행 회칙에서 임의단체도 선거와 관련된 행동을 막고 있으니 회칙에 저촉된다고 할지 모를 일이다. 더 황당한 사실은 공인회계사회는 평소에는 청년회계사회와 같은 임의단체에 대해서는 무시로 일관하면서 선거운동의 경우에서는 무슨 권한으로 제한하겠다는 것인지도 알 수 없다. 결국 현행 규정 하에서는 후보들의 공약을 제대로 알기도 어렵고, 선거운동도 어렵기 때문에 명성이나 전직, 소속법인에 의존하게 될 수밖에 없다. 공인회계사회의 선거제도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인 상황이다.
회장은 비상근 명예직이다. 받는 돈도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회장이 허수아비여서도 안 되고 대충 선출해서도 안 된다. 자발적으로 선거에 입후보한 만큼 진정으로 소명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일 할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하지만 현행 선거제도는 좋은 후보를 당선시키는 것을 막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짧은 논평에 다 담을 수 없을 만큼 공인회계사회의 문제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회계투명성의 향상을 위해서는 법정단체인 공인회계사회가 중심을 잡고 열심히 뛰어야 한다. 공인회계사회 내부의 문제로 계속 삐걱대서는 회계투명성을 위한 제도 구축 역시 요원할 것이다. 실현가능성 없는 거대담론이 아니라, 눈앞의 작은 문제점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점을 다가올 선거의 입후보자들이 직시하길 바란다.
첫댓글 빨리 전자투표가 시행되어서 다수 회원들이 지지하는 회장이 나와야 할텐데..여기서라도 논의를?
이번에 누가 회장으로 출마하나요?
언론보도에따르면 최중경전장관 이만우교수 김광윤교수 민만기회계사라고 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읽을 수록 공감되는 내용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