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훌쩍 떠나는 것이 여행이다~
5월 5일(금) 오늘은 어린이날~
이어지는 3일간의 연휴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2박3일간 나홀로 여행을 떠나기로 하고
속옷과 세면도구를 챙겨 새들백에 실었습니다.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문득 지리산 지안재가 보고싶어 무작정
네비에 지안재를 찍고 바이크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이번여행은 70~80km로 달리면서 산과들.
강과 바다. 하늘과 구름, 꽃들과 나무들을 보면서
유유자적, 느리게 달려면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강산을 느껴보면서 힐링해보자는 컨셉입니다.
얼마전 카페에 지안재 후기를 올린 적투남님께
연락하여 지리산 함양에 산모음 민박집을
소개받았습니다.
전화를 하니 방이 딱 한개 남아 있었습니다.
황토방으로..8만원인데 1인이라 하니 6만원으로
해준다고 합니다.
지금 출발시간 오후1시,
목적지까지 거리 358km
소요시간 6시간46분...
밤늦게 도착하는 긴여정이 될것 같습니다..
오늘은 지리산 함양에서 1박하고
부산을거쳐 울산에서 2박하고 7번국도 타고 울진. 삼척, 강릉. 속초,인제. 홍천. 양평으로 복귀하는 코스로 잡아봅니다.
양지를 지나 진천 17번 국도에 들어서니 청주까지 이어지는 왕복6차선에 신호등과 차량이 없는 30km나 뻥 뚫려있는 아우토반 도로가 나옵니다.
작년 청주투어때 달렸던 바로 그 도로입니다
오랜만에 스로틀을 당겨 180km까지 올려봅니다.
주행풍으로 더이상은 무리입니다.
청주지나 도로변 휴게소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음료수 한잔 마시고 다시 출발합니다.
아~~그런데 오후 5시 옥천을 지날때쯤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일기예보에 오늘이 비가 내린다는
예보는 있었지만 기상청 예보를 믿을수가 없었고
밤늦게 내리는 것으로 되어있기에 별로 신경쓰지 않고 출발 한것인데...난감합니다...
날을 점점 어두어지고 비는 점점 세차게 내리기
시작합니다. 이럴때는 서행하는것이 최선~
최대한 서행하며 달려봅니다.
3시간을 비맞고 달렸더니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었습니다. 부츠에 물이 한가득 차서 무겁게만 느껴지고...젖은 장갑과...젖은 자켓과 바지...
빗방울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가 않습니다.
8시쯤에 무주리조트 입구에 도착해 잠시 편의점에 들러 비 그치기를 기다려봅니다.
도로는 빗물로 가득 고여 있습니다.
편의점에서 비맞은 헬멧을 벗어놓고...
따뜻한 캔커피에 몸을 녹여봅니다.
네비를 보니 민박집 목적지까지는 아직도
80km나 남았습니다.
2시간이 더 걸리는 거리입니다.
그냥 무주리조트에서 1박을 할까 생각해봤지만
예약해놓은 민박집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갈등하고 있는데 마침 민박집 아주머님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언제쯤 도착하는지? ..
비가 와서 밤10시 넘어서 도착할거라 했더니
그곳도 비가 많이 내리고 있는데
황토방 따뜻하게 데워놓고 기다리고 있으니
조심해서 오라고 하더군요.
따뜻한 황토방이라는 말에 갑자기 힘이 생깁니다.
그래 힘들어도 그곳까지 가자~~
창밖을 보니 비는 그칠 생각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더 늦기전에 다시 출발해봅니다.
덕유산 자락 산길을 들어서니 가로등 하나없이
지나가는 차량 한대도 보이지 않습니다.
칠흑같은 어둠속에 비는 더 세차게 내리는데 앞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저단기어로 30~40km로 최대한 서행합니다.
어둠속 산길은 계속 S자 코스로 이어지기만 합니다.
무주에서 1박 할것을 갑자기 후회가 밀려옵니다.
그러나 예약된 민박집을 펑크낼수는 없습니다.
어둠속 산길을 2시간 달리고 또 달려서 힘겹게 드디어 지리산 입구 함양으로 접어 들었습니다.
그러나 함양에서 지리산 길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지리산 굽이길은 계속 이어집니다.
민박집까지 아직 산속으로 16km나 더 가야했습니다.
다시 힘을 내어 달려봅니다...
지리산 첩첩산중 지리산 중턱 뱀사골 입구에 자리잡은 민박집에 밤 10시30분이 자나서야
드디어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민박집은 불을 환하게 켜 놓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이크 소리를 듣고 주인 아주머니가 나와 반갑게 맞이해주었고. 따뜻하게 데워진 황토방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늑한 황토방입니다.
여장을 풀고 자켓과 바지도 황토방에서 말리기 위해 늘어놓습니다.
속옷도 흠뻑 젖었습니다.
젖은 부츠와 헬멧. 장갑도 말려봅니다.
주인 아주머니가 저녁을 먹었냐고 물어보시기에
아직 못 먹었다고 하니 지리산 산나물로 만든 반찬으로 한상 차려 내옵니다.
역시 시골인심이 틀리네요.
고향에 어머님을 만난듯 푸근한 인상의
주인 아주머니 입니다.
반주로 소주한잔으로 피로를 풀어봅니다.
샤워를 끝내고 따뜻한 황토방에 몸을 누이니
심신이 편안해져 옵니다.
오늘 고생했던 일이 주마등같이 스쳐 지나갑니다.
내일 지리산 지안재를 보기위해 잠을 청해봅니다...
오늘 후기는 여기까지... 내일 계속 이어집니다.
투어기는 4회에 걸쳐 연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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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투어시 교훈 4가지
1.해뜨기전 출발하고 해지기전 라이딩 종료하자.
2.일기예보는 반드시 확인하고 출발하자.
3.혹시 모를 우천에 대비 우비를 준비하자.
4.비오는 밤에 야간 라이딩은 절대 삼가하자.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는 남자 리차드 -
첫댓글 고생이 그대로 전해져 옵니다.
그래도 무사히 다녀오셔서 다행입니다.
과거가 된 지금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이 되셨을것 같습니다.
철인3종경기 다녀온듯~~ㅋㅋ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혼자라이딩도 위험한데, 비까지, 그것도 야간에 굽이굽이길을 말입니다. 어쩔수 없는 상황이라는것을 알면서 후기를 읽었지만 정말 생각만해도 아찔하고 위험한 투어를 다녀오셨네요. 정말 다행입니다. 무사히 다녀오셔서 다행입니다. ^^
고생한 만큼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되겠지요^^
흥미진진합니다.. 다음 후기가 넘 기다려집니다~^^
여수도 가서 기다려님 뵐까 생각해보았는데 너무 멀어서 포기...
고생이 많을수록 더큰추억으로 남겠죠
2일차 후기 기대합니다
대구쪽도 언젠가 가볼까 합니다^^
@리차드(김포) 언제나 환영입니다 ^^~
매번 형님의 열정에 감동을 느낍니다.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그래야 함께 오래 타죠... 그쵸? 형님.
무엇보다도 안전.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세째도 안전입니다~
이런열정에 스카우트 타시는분들은 모두 감동할것임니다 . 더더욱 멋진건 야간에 비를 맞으며 그산길을 달려 민박집아주머님과의 약속을 지켰다는거지요 . 이런경험을 안해본분들은 잘모르실거에요 . 자주 자주 좋은투어경험담을 올려주세요 . 감사함니다 .
예약을 펑크낼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따뜻한 황토방이 그리웠구요~
우와~~~멋진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낭만이 느껴집니다^^
고생도 지나고 보면 추억이죠^^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빗길라이딩이 힘들고 위험했을텐데
무복하셔서 다행이구요~
생각난김에 훌쩍 떠나는 여행이 쉽지만은 않은데,
그것도 장거리를 다녀오셨네요!
다음엔 길동무로 불러주세요^^
지금 생각해보니 무모했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아마 동해안으로 해서 강릉으로
갔으면 콩아빠님도 뵐수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그놈의 타이어때문에~ㅎ
멋지십니다.투어일지 보고 저도 참고할께요^^
네.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멋지십니다~라는 말밖에 ^^
갑자기 훌쩍 떠나는 것도 여행의 묘미입니다. 한번 시도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