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형되는 사울의 후손
[삼하 21장]
[내용개요]
본장은 이스라엘에 닥친 삼 년 기근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은 내용상 압살롬의 반란 이전에 발생하였다. 사울이 과거에 여호수아의 약속을 어기고(참조, 수9:3-27) 기브온 족족을 격멸한 죄로 다윗 시대에 삼 년의 기근이 발생하였다. 이에 다윗은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을 제외한 사울 일가를 그들에게 내어 주어 죽이게 함으로써 기브온의 원한을 풀어 주었다(1-9절). 그리고 다윗은 그 동안 방치된 사울과 요나단의 뼈를 취해서 베냐민 땅 셀라에 장사지냈다(10-14절). 그 후 블레셋과의 전쟁이 발생하였고 다윗은 그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본장은 이 전투에서 용맹을 발휘한 여러 장수들의 이름을 기록하고 있다(15-22절).
[강 해]
전장까지는 연대기적 관점에서 기술되던 다윗 왕조가 본장에서부터 삼하24장까지는 비연대기적으로 서술되고 있습니다. 본장 초두에 소개되고 있는 3년 기근은 다윗의 아들 압살롬의 반란 이전 다윗이 므비보셋을 찾을 당시에 있어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본장 후반부에는 블레셋을 물리친 영웅들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1. 기근과 다윗의 간구
1) 삼 년의 기근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영광스러운 이스라엘 땅에 심한 기근이 찾아왔습니다. 그것도 일 년이 아닌 삼 년이나 지속되었습니다. 한 해만 추수를 못해도 다음 해 궁핍하게 되는 법인데 3년이나 계속되었으니 이스라엘 백성들은 굶주림으로 극심한 곤란을 겪게 되었습니다. 다윗은 이 문제가 단순한 자연 현상의 문제가 아닌 하나님의 심판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오랫동안 기근이 있는 것은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로 인한 징벌이었음이 분명했습니다(참조, 신28:47-48).
a. 오랜 기근은 치명적임(애4:4)
b. 하나님의 심판으로 인한 기근임(왕상8:35)
2) 기도하는 다윗
다윗은 기근 때문에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다윗이 즉시 하나님께 간구하지 않고 3년씩이나 지체한 것은 그것이 어떤 특정한 죄로 인해 주어진 벌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렇듯 다윗이 지체했어도 하나님은 응답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다윗이 기근으로 인하여 간구하자 하나님께서는 자신이 진노하신 이유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것은 이미 죽은 사울의 죄 때문이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가 하나님 앞에 책망받을 일을 하면 즉시 대가를 지급받게 됩니다.
a. 회개시키기 위함(욥34:31)
b. 심판을 면하려면 기도해야 함(시143:1)
3) 사울의 죄
사울은 이스라엘의 영광을 구실삼아 기브온 사람을 많이 죽였고 그 백성을 근절시키려고 하였습니다. 기브온 사람은 비록 이방인으로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을 정복할 때 진멸당해야 했지만 그들은 여호수아를 속임으로 이스라엘과 화친 조약을 맺었습니다(참조, 수9:3-27). 이 조약으로 인해 그들은 이스라엘 중에 거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울은 이 조약을 깨고 그들을 죽임으로써 하나님께 범죄하였던 것입니다.
a. 사울의 범죄로 인함(삼상15:23)
b. 아비의 죄가 자식에게까지 미침(출34:7)
2. 죽음을 당하는 사울의 친족들
1) 기브온 사람들의 요구
다윗이 이스라엘에 기근이 찾아온 것은 사울 왕이 기브온 거민들을 많이 죽였기 때문인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기브온 사람들을 불러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겠는가를 물었습니다. 이에 기브온 사람들은 사울의 집안 사람들을 죽이데 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사울은 이미 죽었지만 그 자손들에게 왼수를 갚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기브온 사람들이 사울이나 그의 가족에 대해서 악의를 버리지 않았고 대를 계승하면서 원한을 품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a. 본래 진멸의 대상임(신7:2)
b. 죄를 기억하고 벌하심(렘14:10)
2) 사울의 친족들을 죽임
기브온 사람들의 요구를 들은 다윗은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은 빼고 사울의 자손 일곱을 내어 주고 기브온 사람들로 하여금 죽이도록 했습니다. 다윗이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을 아낀 것은 요나단과의 언약을 지키기 위함이었습니다(참조, 삼상18:3). 기브온 사람들은 다윗이 내어 준 사울의 집 자손 일곱을 산에서 목매어 달아 죽였습니다. 본문에서 '여호와 앞에' 목매어 달았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사울의 집에 대한 기브온 사람의 보복이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의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밝히고 있는 것입니다.
a. 다섯 아들을 낳은 사울의 딸 메랍(삼상18:19)
b. 시체들이 벧산 성벽에 매달림(삼상31:10)
3) 리스바의 선행
사울의 첩 아야의 딸 리스바는 사울에게서 두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 두 아들은 노년의 그에게 큰 위로였으며, 생계를 공급해 주는 자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이 죽은 그들의 사체는 그녀에게는 큰 슬픔이었습니다. 그녀는 두 아들의 죽음과 함께 사울의 집에 임한 재난으로 인해 슬퍼하며, 시체를 지켜 낮에는 공중의 새가 앉지 못하게 하고 밤에는 들짐승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아야의 딸 리스바의 행한 일을 들은 다윗은 마음에 감동을 받아 사울과 요나단의 뼈를 길르앗 야베스 사람에게서 취하였습니다. 그리고 목매어 달린 자들의 뼈와 함제 사울의 아비 기스의 묘에 합장하였습니다.
a. 사울의 두 아들을 낳은 리스바(삼하3:7)
b. 시체에 대한 규례(신21:23)
3. 다윗의 용맹스런 부하들
1) 다윗을 구한 아비새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하여 삶의 과정이 순탄하거나 평안한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피곤하고 지치기도 하여 쓰러지며 좌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쓰러짐은 순간적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를 돕는 조력자를 보내시는 하나님이 함께하시기 때문입니다. 이는 다윗을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다윗은 전쟁 중에 몹시 피곤하여 적군에 의해 죽기 일보 직전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때에 아비새가 나타나 다윗을 구원하였습니다. 아비새는 그들의 적들에 대하여 용맹스럽고 혹독하게 다스렸던 반면에 다윗에게는 변함없는 열정으로 충성을 다한 사람이었습니다. 아비새는 압살롬과 세바가 반란을 일으켰을 때도 다윗에게 충성을 다했으며, 다윗을 저주하던 시므이를 죽이려고도 했습니다(참조, 삼하16:9). 또한 에돔의 대군을 크게 쳐서 파하기도 했습니다(참조, 대상18:12-13). 그리고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다윗을 죽이려 한 적장 아스비브 놉을 쳐죽이는 용맹스러움을 보였습니다.
a. 다윗을 구함(삼하21:16-17)
b. 세 용사가 다시 물리침(삼하23:10)
2) 십브개와 엘하난
십브개는 후사 사람으로 다윗의 용맹한 30인 용사 중 한 사람입니다(참조, 대상20:4). 뿐만 아니라 다윗 군대의 제8반차의 사령관으로 이만 사천 명을 지휘하였습니다(참조, 대상27:11). 그는 블레셋과의 전쟁시에 르바임의 원주민 거인 중 하나인 삽을 쳐서 죽였습니다. 그리고 엘하난은 하나님을 의지하여 골리앗의 아우 라흐미를 죽였습니다.
a. 므분내로 기록되기도 함(삼하23:27)
b. 골리앗의 동생을 죽임(대상20:5)
3) 요나단
요나단은 다윗의 조카이며 암논과 친구였습니다. 요나단은 어떤 문제라도 능히 풀어나갈 수 있는 판단력과 뛰어난 두뇌를 적군을 물리치는 데 사용하였습니다. 요나 단은 한때 악한 계교를 암논에게 가르쳐 주어 이복 여동생 다말을 겁탈하게 했습니다(참조, 삼하13:3-5). 그리하여 이 일로 인해 요나단은 자기 삼촌 다윗의 집안에 큰 재앙을 불러들인 장본인이었으나 나중에는 다윗에게 있어 꼭 필요한 인물이 되었습니다. 그는 기형적인 거인이 이스라엘을 능욕하는 것을 보고 그를 쳐죽였습니다.
a. 이스라엘을 능욕한 블레셋인을 죽임(대상20:7)
b. 이스라엘을 능욕한 자는 죽음을 당함(삼상17:49)
결론
본장에서 사울의 범죄로 인하여 이스라엘에 3년의 기근이 임한 것을 통해 우리는 죄의 문제를 해결하지 아니하면 반드시 하나님의 징계가 있게 됨을 봅니다. 그러나 그 징계는 무의미한 것이 아니라 죄를 깨닫게 하는 것이 됩니다. 그리하여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도록 인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뜻하지 아니한 재앙이 임할 때에는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아 죄의 요소를 제거해야 되겠습니다.
[단어해설]
1절. 다윗의 시대. 대략 B.C.1004-961년까지의 기간. 연부년. '계속해서, 잇달아'라는 뜻. 기근 가뭄, 병충해, 전쟁 등으로 논밭이 황폐해져서 굶어 죽는 현상. 구약에서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시는 징계의 수단으로도 나타남.
3절. 여호와의 기업. 하나님께서 선민으로 삼으신 이스라엘 백성을 가리킴.
4절. 은 금. 이스라엘에서 화폐로 사용되었던 것. 본격적인 주조 화폐는 바사 시대에 이루어짐.
6절. 빼신. '선택하다'를 뜻. 즉 여호와께서 사울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우신 것을 나타냄.
8절. 메랍. 사울 왕의 맏딸. 아드리엘과 혼인함.
9절. 보리. 이스라엘 2대 작물 중의 하나. 보통 3-4월에 추수함.
12절. 가만히 가져 온. 사울의 시체를 몰래 훔쳐 온 것을 뜻.
15절. 피곤하매. '기운이 없어지다, 아프다'를 의미. 블레셋과의 전투가 얼마나 치열했나를 보여 줌.
16절. 장대한 자. 블레셋 족속의 거인들. 구약에는 네피림, 아낙 자손과 같은 거인들이 언급되어 있음.
17절. 종자. 다윗에게 충성을 다하며 목숨도 아끼지 않는 충복.
[신학주제]
기근의 원인. 사울이 기브온 족속에게 범한 죄의 결과로 다윗 시대에 기근이 발생하였다. 이처럼 범죄의 당사자인 사울이 죽은 후에 하나님의 심판이 임한 것은 이스라엘의 공동체적 특징에 기인한 것이다. 즉 사울의 범죄는 개인의 행위가 아니라 이스라엘 전체의 책임이다. 따라서 그 결과도 공동체 전체가 받아야만 한다. 이와 같이 택한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공동체적 섭리는 신약 시대의 구원받은 성도들에게도 적용된다. 그래서 바울은 성도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며 함께 지음을 받는 자들이라고 가르쳤다(참조, 엡2:22). 그러므로 성도들은 개인의 삶만이 아니라 다른 신앙의 구성원들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바른 삶을 영위하도록 인도해야 할 책임을 지니고 있다. 한편 이 본장의 사건은 아무리 자기 백성이라 할지라도 범죄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보응하시는 하나님의 공의로우심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영적교훈]
다윗이 기브온 족속에게 사울 일가를 내준 것은 결코 개인적인 원한 때문이 아니었다. 공의에 따라 공사를 분명히 처리하려는 의도였던 것이다. 이처럼 성도들도 교회에서나 사회에서 모든 일을 처리할 때 공의로워야 한다. 은혜나 사랑이라는 미명 아래 대충 넘어가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 아니며 오히려 그로 인해 하나님의 징계를 받게 된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타인에게 사랑을 베풀되 항상 공정한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출처: 주님의 시선 글쓴이: 카페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