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지
인간을 비롯한 모든 유기체는 생존을 이어가기 위하여 유전인자에서 본능적인 행동(욕구충족)을 하도록 되어 태어난다. 반대급부가 없거나, 주변환경이나 조건에 맞지 않는 않는 수단과 방법으로 욕구를 충족하는 경우를 인간사회에서는 범죄라 한다. 인간이 사자나 멧돼지를 사냥하면 스포츠이지만, 사자나 멧돼지가 인간을 헤치면 재난이라 하듯이 범죄도 인간이 내린 정의이지 자연법칙과는 다르다.
형법에서 범죄행위로 정하고 처벌하는 근거를 ‘비난가능성’이라 하며 비난 가능성의 전제가 되는 것이 ‘자유의지’라고 한다. 자유의지란 우리가 스스로 '비난받을 행동'과 '다른 선량한 행동'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모든 인간이 똑 같이 아무런 제약없이 선량한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생물의 본질에 대하여, 영속하는 것은 생명을 가진 특정 개체(하나 하나의 생명체) 그 자체가 아니고, 그 생명체의 유전자체(DNA, 염기서열)라는 유전자 본질론 내지는 유전자 환원주의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즉, 유전자는 영속하고, 유전자가 포함된 각 개체는 잠깐 잠깐 세상에 나와서 유전자 정보를 전달해 줄 뿐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된다. 즉 부모, 외모, 성격, 지능, 건강 등이 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주어지는 것이며 자유의지로 선택할 수 있는 것에 한정 지워진다는 것이다.
유전자 환원주의에 의한다면 범죄자는 이미 선천적으로 범죄적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범죄인의 경우 시간의 흐름에 변화를 무시하고 항상 동일 인격체로 볼 수 있을까? 우리가 이름 지은 한강에 흐르는 물이 항상 같은 물이이 아니듯이 인간도 시간이 지나면 호적상 주어진 이름은 같을지 모르지만 정신적으로나 생리적으로 또 다른 생명체가 된 것은 아닐까.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20세에 살인을하고 40년간 복역을 한 레드(모건프리먼)가 가석방 심사시 한 말이 의미심장하다.
"앉으십시오, 앨릿보이드 레드, 당신은 40년을 복역했군요. 교화됐다고 느낍니까? // 교화요? 어디 한번 생각해 봅시다. 난 아무 생각도 없어요. // 당신이 사회에 복귀할 준비가 됐다면... // 젊은이, 자네 무슨 생각 하는지 아네. 그건 모두 꾸며낸 말이야. 정치가들이 말하는 것처럼.., 당신같이 넥타이 매고 양복입은 직업가진 사람이 하는 말이지. 진짜 뭘 알고 싶소? 내가 지은 죄에 대해서
미안하다고 말할까?, 그렇습니까?, 후회하지 않은 날이 없었소. 그래야 한다고 당신이 강요했기 때문도 아니요. 내가 체포됐을 때를 돌아보면 40년전 20세의 한 못난 젊은이가 끔찍한 죄를 저지른 거야. 난 그에게 그 말을 하고 싶어. 그런 느낌을 말하고 싶어. 하지만 난 그럴 수 없어. 그 젊은 녀석은 오래 전에 없어지고 60먹은 이 늙은 놈만 남았어. 난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어. 교화라고? 그건 다 헛소리야!, 자넨 부적격 도장이나 찍고 내 시간 그만 뺏어, 사실대로 말하자면 난 상관 안해. // (가출옥 승인 받음- 이전 심사때는 '범죄행위를 후회한다. 출옥하면 성실히 봉사하며 살겠다 등등으로 심사관에게 호소했으나 불승인)
누구나 인생을 돌이켜 보면, 범죄적 충동을 느끼고, 범죄행위를 할 순간에 처할 때가 많았으리라 생각된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별탈없이 살아온 것은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사회학자 마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나누어 1단계 생리적욕구(의식주 및 성욕), 2단계 안정욕구(보험, 저축, 재산증식행위 등), 3단계 인정욕구(상장, 공로패, 훈장, 명예직함 등 존재가치를 인정), 4단계 성취욕구(승진, 회사설립운영, 학위취득), 5단계 자아실현 욕구(봉사희생) 라고 하였다. 우리가 어느시기에 어느 단계의 욕구를 가장 절실하게 느끼고 이를 충족하기 위하여 적절한 수단과 방법을 선택하고 노력하는 계기를 얻는 가 하는 것이 동기유발이며 얼마만큼이나 강하게 느끼고 강하게 대응하는가에서 우리의 운명이 결정지워 질 것이다.
우리 스스로 성실하게 미래를 준비하고 살아가지 않으면, 어느 순간 우리는 축적된 굶주린 본능적 욕망을 충족하기 위하여 비난받을 짓(범죄행위)을 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되고 이를 이기지 못할때 범죄행위를 하는 것이다. 즉, "본능에 대한 굶주림 → 욕구불만 → 인내심의 한계 → 이성상실 → 분노 → 범죄적 충동 → 범죄행위로 욕구충족"으로 이어지게 된다. 공자는 "군자라도 3일 굶으면 담장을 넘는다."고 했고 맹자는 "無恒産無恒心"이라고 하여 '일정한 생업이 없으면 평상심을 잃는다.'고 했다.
비록 범죄뿐만 아니고 우리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여러가지 못다 이룬 일들을 후회하게 된다. 후회의 본질은 마슬로우가 정의한 욕구충족을 위하여 좀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아니, 잘 했어야 하는데, 왜 그랬을까하는 후회, 그런 것이 아닐까? 타고난 유전인자에 의하여 범죄자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잘 사는 사람, 못사는 사람, 머리 좋아 공부 잘하는 사람, 공부 못하는 사람이 이미 정해 져 있다는 것과 같은 뜻인데,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의 의지로 역경을 이기고 성공하는 사람, 개천에서 용났다. 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선한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강하게 하려면, 연어가 온 힘을 다하여 거센 강물을 차고 올라가듯이, 우리 인생의 역경을 그렇게 헤치고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