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성11 삼수회 봄 단합대회 / 철쭉산행(서리산)-
2010.5.29
군성11동기회 지역모임은 삼수회를 비롯하여,두목회, 말금회가 있다. 한달에 한번 모이는 날짜를 이름만 봐도 금방 알수 있다. 두번째 목요일이라 두목회, 세번째 수요일의 삼수회, 매달 마지막 금요일에는 말금회가 열린다. 그런데 두목회와 말금회는 낮에 점심 중심으로 모이지만 삼수회는 저녁모임이라 밥만 가지고는 안된다. 주로 강북에 사는 인물들로 술도 걸고 입도 걸다.허현회장의 탁월한 영도력 때문인지 단합이 잘되어 봄,가을철 야유회 등산회 등 이벤트를 하는데 아주 적극적이다. 카페지기 자격으로 이번 삼수회 철쭉산행에 동참하여 삼수회의 끈적끈적한 우정을 같이 느껴 보기로 하였다. 허현회장과 김능태총무의 뒷받침 아래 바우(박의수)님이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한다. 바우님의 간곡한 초청장을 받은 본인은 만사를 제끼고 참여키로 하였다. 카페지기로서가 아니라 습관적으로 여행기 산행기를 쓰니 아예 종군기자란 별칭이 붙었다. 이번에도 종군기를 남기지 않을 수 없다. 종군기는 종군기자가 쓴다. 삼수회이니 종삼기가 되겠지? 그래서 종삼기를 쓰겠다고 하니 모두들 어감이 좋지 않단다. 아침 10시에 잠실역 1번출구로 나오면 마이크로 승합차가 기다린다고. 혹 늦을까봐 신경을 썼더니 너무 일찍 도착하였다. 아- 그런데 이미 차가 와 있다. 손창식동문이 차도 대고 기사노릇도 봉사한단다. 이렇게 고마울 데가-좀 있으니 신사화 차림의 aus한비(남신웅)회원이 나타났다. 설마 이런 차림으로 등산하려는 건 아니겠지? 하면서도 처음 참가하는 본인으로서는 나의 완벽한 등산복장에 문제가 있나 싶어 물어보기까지 했다. 그랬더니 남동문은 산에 오르지 않을꺼란다. 소나무(서강조),불사춘(이이춘)까지 5명을 태운 차는 남양주시청까지 아침공기를 가르며 신나게 달렸다. 바우(박의수)가 운전하는 차에는 강순중동문을 태우고, 또 정든님(전현석)이 운전하는 차에는 허발(허현)회장과 김능태총무,그리고 딱부리(이근효)까지 모두 모이니 11명이다. 세대의 차량은 마석을 지나 축령산 자연휴양림으로 향했다. 축령산은 70년대 옛직장의 부장시절 사장이 마석 축령산 아래 수동천계곡 옆에 별장을 짓고 초대를 하여 등산도 하고 하루 재미있게 놀던 때가 있었다. 아련한 추억의 산이다. 몇년전에도 두어번 산행을 하였는데 오늘 오를 서리산은 처음이다. 축령산(886m)의 쌍봉의 하나인 서리봉(832m)은 최근 철쭉동산으로 유명하여 많이들 찾는 곳이다. 해발 300m에 있는 주차장까지는 차가 갈 수 있다. Z자로 꼬불꼬불한 산길은 웬만한 운전실력으로는 쉽게 오를 수 없다. 가끔 시동이 끄지고 뒤로 미끄러지니 긴장이 된다. 주차장에 도착하여 등산준비를 하니 벌써 시간은 11시50분. 남신웅동문은 아예 주차장 주변에서 구경을 하며 하산할때 까지 기다리기로 하고 나머지는 짐을 나누어 베낭에 짊어지고 서서히 산길을 오른다. 다행히 경사가 없는 좋은 길이다. 관리사무소를 지나 하룻밤 묵어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숲속의 집"을 지나 임도 삼거리로 향한다. 가는 도중 힘이 부친 손창식동문이 도시락과 물을 배급받고 혼자 조금 오르다가 하산키로 하였다.
임도삼거리에서 오른쪽 길로 가면 축령산 정상 가는 길이고 왼쪽길은 축령산과 서리산의 중간능선 헬기장과 억새밭이 있는 곳까지 이르는 길이다. 억새밭에서 좌측으로 능선길을 따라 가면 서리산 정상이 나오게 된다. 보통 등산시간으로는 서리산 정상까지 1시간30분이 걸리나 우리는 2시간 30분을 잡았으니 상늙은이라도 충분한 시간이다. 역시 핸드폰을 들고 산행대장을 하는 바우가 열심이다. 뒤쳐진 일행에 신경을 써가며-- 전망대에 올랐다. 팔각정으로 오르니 사방이 훤하다. 5월의 녹음이 짙푸르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 더없이 상쾌한 기분이다. 심호흡을 해 본다. 가슴속 찌꺼기가 전부 날아가 버리는 것 같다. 가져간 떡을 내놓으니 배부르면 오르기 힘든다고 먹지도 않는다.
억새밭을 지나 서리산 정상쪽으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평탄한 걷는 길이다. 그러나 역시 정상으로 오르는 급한 경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제법 숨이 차는 경사길이다. 통신철주가 서 있고 그 바로 앞은 헬기장이다. 벌써 점심시간을 지나고 보니 배가 고파 밥은 언제 먹느냐고 보챈다. 아침을 못먹고 나온 딱부리가 죽을 맛이다.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832M의 서리산정상 표지석이 기다리고 있었다. 일행 모두 표지석 주위에 서서 기념사진을 박았다. 예정대로 꼭 2시간반이 걸렸다. 편편한 장소를 찾아 자리를 펴고 도시락을 꺼냈다. 이 도시락은 강순중동문이 주문한 것인데 질도 양도 너무 훌륭했다. 양이 많아 조금 남겼다. 이곳의 동물들 양식으로 보시했다. 막걸리와 와인으로 정상등정 기념을 했다. 산에서 마시는 술은 공기가 맑고 운동 후라 잘 취하지 않는다. 그러나 산에서는 절대로 과음해서는 안된다. 술로는 일가견 있는 친구들도 산의 절주원칙을 잘 알고 있었다.
정상 주변부터 서리산 철쭉동산이 시작된다. 이미 절정기가 지났지만 그래도 아직 마지막 정염을 불태우고 있었다. 불산춘(不死春)-결코 봄은 죽지 않는다(?). 큰소리 칠만하다. 봄도 봄같지 않은 봄이라고 놀렸지만, 아니다. 우리가 올 때까지 마지막 철쭉꽃을 피우며 죽지않고 살아 있었다. 연분홍 철쭉이 화사하다. 철쭉터널을 지나간다. 서리산 전망대에서 거꾸로 돌아보는 경치-700m에 달하는 철쭉동산은 마치 한반도 모양을 하여 더욱 구경거리가 된다. 화채봉 가는 갈림길이다. 그냥 지날 수가 없다. 꽃을 펼친것 같이 아름답다는 화채봉을 보지않고 그냥 갈 수는 없다. 접근금지구역이라 화채봉에 오를 수는 없었지만 사진에 담고, 오던 길로 돌아섰다.
내리막 하산길은 경사가 심했다. 만일 이쪽으로 올랐다면 어땠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오늘 코스는 힘이 적게 들도록 거꾸로 역행한 것이 절묘했다. 산행에 경험이 많은 불사춘의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색안경 다리까지 휘고 몸도 상해가며 앞장서서 리드해준 불사춘께- 생각난 김에 고맙다는 말 전한다. 주차장으로 하산하니 오후 4시. 무려 4시간을 산에서 보낸 셈이다. 산행거리는 7km. 도중에 하산한 손창식동문은 그래도 전망대까지 올랐다가 하산 했다고- 손동문과 남신웅동문이 얼마나 지루했을까 싶어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베낭에 있던 떡과 포도를 주며 감사표시를 했다.
시간이 남아 바닥에 앉아 잡담을 하고 있는데 한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가다가 수동관광지에 자리잡은 몽골문화촌을 구경하기로 했다. 몇년전 몽골을 여행했던 기억이 나서 한층 정감이 났다. 남양주시가 몽골과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이곳에 몽골문화촌을 건설하고 몽골문화를 전시하고 있었다. 공연장도 있어서 하루 두번 예술단을 초청하여 공연을 한다고 한다. 징키스칸의 후예로 한때 아시아와 유럽을 지배했던 몽골은 이제 내몽고는 중국에 뺏기고 외몽고지역에 인구 300만 밖에 안되는 나라로 변해 있다. 특히 한국과는 좋은 감정을 가진 나라로, 필자가 여행시 마침 월드컵 축구시합이 있었는데 울란바토르 시민들이 한국을 열열히 응원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당초 산행에 참가키로 했던 gaganel1(유호길)이 불참통보를 했었는데 모두들 "등산을 안하던 호길이는 무리지" 하며 안 오길 천만다행으로 생각하였는데-- 허발 회장이 참가치 못한 회원들께 서리산 정상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냈더니 답신이 연발 날라들었다. "오냐 너거끼리 잘먹고 잘놀아라!" 라는 등. 그런데 호길이왈-"저녁은 어디서 하나? 내 갈란다" 허발회장이 오라고 해야 할지 오지 말라고 해야할지 곤란해 했다. 김능태총무가 결단을 내서 남양주시청으로 오라고 했다. 일산에 사는 불사춘이 좋아 입이 째지면서도 '글마 말라고 올라카노?' 한다. 아무래도 가다가 당구한판 쳐줘야겠다면서-- 이미 호길이는 시청에서 기다린다고 연락이 왔다. 도리어 우리가 늦었다. 시청옆 '배갈비집'에서 하산 회식을 했다. 배불러 못 먹을 것 같았는데 돼지목살고기를 구우니 모두들 잘 먹는다. "여기- 주인 오라고 해 ! 왜이리 고기맛이 좋아? 한바탕 웃음이 인다. 기분이 좋아 건배를 자주 한다. 소주맛이 특별하다. 종업원이 이곳 막걸리도 마셔보라고 권한다. TV드라마(신데렐라언니)에 나오는 탁주-'참살이탁주'다. 100%경기미로 만들었다는데 역시 우리 입에는 서울막걸리가 입에 익은 모양이다. 유호길동문이 담은지 12년된 매실주를 내놓아 맛도 좋았지만 정성스레 보관하다 가져온 친구의 성의가 너무 고마웠다. 친구란 역시 좋다. 술도 오래된 것이 좋듯이 친구도 오랜 친구가 좋은 까닭이 여기 있다.
행복한 하루였다. 삼수회 종삼기자로 참가했는데 모두들 이처럼 환영해주고 따뜻이 맞아주어 무어라 고맙다는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허발회장님이하 바우성님 등 모든 삼수회 회원님들께 감사드리며 영원히 변치않는 우정이 이어지기를 빈다. 기사노릇하느라 술도 못마시고 수고한 손창식,전현석,박의수 동문께 고마움을 전하며 참석은 못했지만 일행을 위해 금일봉을 내었다는 홍승국동문께도 모두를 대신해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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