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편. 繫辭傳 下.
제 2장. -----4 ☰ ☱ ☲ ☳ ☴ ☵ ☶ ☷
◎ 神農氏沒 黃帝堯舜氏作
신농씨몰 황제요순씨작
通其變 使民不倦 神而化之
통기변 사민불권 신이화지
使民宜之 易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사민의지 역궁즉변 변즉통 통즉구
是以自天祐之 吉无不利
시이자천우지 길무불리
黃帝堯舜 垂衣裳而天下治
황제요순 수의상이천하치
蓋取諸乾坤
개취제건곤
[풀이]
신농씨가 죽고, 그 뒤 황제와 요순씨가 나와,
천지 만물의 변화에 통달하여,
백성으로 하여금 게으르지 않게 하였으며,
신통하게 변화시켜, 백성으로 하여금 마땅하게(지혜롭게)하였다.
易(역)은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 지속된다.
이로써 하늘로부터 도우니 吉(길)하고 이롭지 않음이 없다.
황제와 요순이 의상을 드리우고 앉아 있어도 천하가 잘 다스려 졌으니,
대개 이것은 乾坤卦(건곤괘)에서 취상하였다.
[해설]
䷀ (重天乾,중천건). ䷁ (重地坤,중지곤)
'복희씨와 신농씨'의 세상에서는 손수 밥을 지어 먹으며 다스렸다.
人文(인문)이 열리지 않았으니 衣食(의식)이 풍족했다 하더라도,
禮義(예의)가 일어나지 않아 궁하고 통하지 않은 때였다.
'황제와 요순'이 서로 이어 일어남에,
궁한 것이 변하고 변한 것을 통하게 하여,
백성에게 날마다 나아가 게으르지 않게 하고,
신묘하고 밝음으로 교화하여 백성에게 편안하고 마땅하게 하였다.
이것이 바로 易(역)의 道(도)가 궁하면 반드시 변하고,
변하면 반드시 통하고, 통하면 오래 갈 수 있었다는 소리이다.
이러므로 당시의 윗자리에 있는 임금과 아랫자리의 백성이
모두 하늘로부터 도움을 받아, 吉(길)하여 이롭지 않음이 없었다.
그러나 잘 다스려진 이유는
'위에는 저고리를 입고 아래에는 치마를 입는[上衣下裳,상의하상]'
제도로 '尊卑貴賤(존비귀천)'의 분수를 밝혀
천하가 스스로 다스려지는 데에 불과하였으니,
바로 '乾坤(건곤)은 변화하지만 유위로 술수를 부리지 않는다
[乾坤之變化而無爲,건곤지변화이무위]'는 것이다.
이는 오치기의 설명이다.
'乾坤(건곤)은 변화하지만 유위의 술수를 부리지 않는다
[乾坤變化而無爲,건곤변화이무위]'는 것은 주자의 말이다.
'乾坤卦(건곤괘)'는 64卦(괘)의 주체가 되나 직접 일을 맡지는 않는다.
☳(震,진)은 ☰(乾,건)을 대신하고,
☱(兌,태)는 ☷(坤,곤)을 대신하여 시행하기 때문에,
후천도에서 ☰(乾,건)은 午(오)에서 왼쪽으로 돌아,
戌(술), 亥(해)에 이르러 본래의 자리에 있는 ☷(坤,곤)을 만나고,
☷(坤,곤)은 子(자)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未(미), 申(신)에 이르러
본래의 자리에 있는 ☰(乾,건)을 만나 그친다.
'부모가 늙으면 자녀가 대신 그대로 이것을 행한다.
乾坤卦(건곤괘)는 부모를 취상한 웃도리와 치마의 상이다.
실록의 예로, 율곡 李珥(이이)가 '萬言疏,만언소)'에서
아래에서처럼 변통을 요구하고 있는 장면이 보인다.
"대체로 聖王(성왕)이 만든 법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적절히 변통하는 현명한 자손이 없으면
마침내는 반드시 폐단이 생기는 법입니다.
그러므로 周公(주공)은 대성인으로서 魯(노)나라를 다스렸지만
뒷날 쇠퇴해질 형세를 떨치게 해놓을 수는 없었고,
太公(태공)은 대현인으로서 齊(제)나라를 다스렸지만
뒷날 왕위를 찬탈하게 될 조짐을 막을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만약 제나라와 노나라에 현명한 자손이 나와서,
조종이 남긴 뜻을 잘 따르며 법에만 구애받지 않았던들,
어찌 衰亂(쇠란)의 화가 있었겠습니까.
우리나라 조종들께서도 立法(입법)하신 당초에는
그렇게 빈틈이 없었으나,
2백 년이 지나오는 동안 시대도 바뀌고
일도 변화하여 폐단이 없지 않다면,
또한 변통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더구나 후일에 잘못 제정된 법의 경우이겠습니까.
마땅히 서둘러 개혁하여 불에 타는 자를 구하고
물에 빠진 자를 구해주듯 백성을 구제해야만 되지 않겠습니까.
『주역』 에 이르기를,
'窮(궁)함이 극도에 이르면 변화하고[窮則變,궁측변],
변화하면 통해진다[變則通,변즉통]' 하였으니,
바라건데 전하께서는 이를 유념하시어 변통할 것을 생각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