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곡과 초연 오르후의 이름을 하루아침에 유명하게 만든 극적 칸타타 「카르미나 부라나(Carmina Burana」(1937)와 거의 같은 시기에 발표한 1막 오페라 「달(Der Mond)」(1939)은 그림 형제의 동화집(Grimm Brothers’ Fairy Tales) 중 제 175화에서 소재를 빌려 작곡가 자신이 대본을 쓴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에 ‘어느 한 작은 세계극장(Ein Kleines Welt Theater)’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그 뜻을 오르후 자신은 ‘망원경을 거꾸로 내다본 세계의 무대’라고 설명한다. 실제 우리의 실생활과는 동떨어진, 환상과 우의(寓意)로 가득 찬 작곡가 특유의 ‘극장적 소우주’라는 뜻이다. 초연은 1939년 2월 5일에 바이에른 국립 극장에서 빈의 명 지휘자 크라우스(Clemens Kraus)의 지휘로 이루어져 압도적인 호평을 받았는데, 그 후 개정 작업을 계속하여, 1941년, 1947년, 1957년 등 3회에 걸쳐 보다 완벽한 ‘세계 극장’을 만들었다.
■ 줄거리 <인간 욕망의 한계를 그린 풍자 우화 오페라 「달」의 세계> 먼저 해설자의 설명으로 극이 시작된다. “옛날 옛적 세계가 처음 창조되었을 때, 밤이 되어도 달빛이 비치지 않을 정도로 아득히 동떨어진 캄캄한 마을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마을의 네 젊은이가 함께 길을 떠나 한 낯선 나라에 다다라 보니 나뭇가지에 눈부시게 휘황한 공이 매달려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 공이 온 나라 안을 대낮같이 밝혀 놓고 있어서 밤에 더듬으며 다니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네 젊은이는 너무 신기하여 한동안은 어안이 벙벙했으나 이윽고 정신을 차려보니 부럽고 탐이 나기 시작했다. ‘저것만 있으면 한밤 중에 주막에서 거나하게 취해 집으로 돌아갈 때 길을 환히 밝혀 주니 얼마나 편할까!’ 하고 생각했다. 그 눈부신 공을 ‘달’이라고 부른다는 사실도 비로소 알았다. 마침내 그들은 달을 훔친다.
장면이 바뀌어 네 젊은이의 마을이다. 그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달을 보여 주고 얼마나 신기하고 쓸모 있느냐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이렇듯 편리한 것을 계속 잘 보존하려면 비용이 들므로 매주 보관료를 내야 한다고 통고한다. 이제 달은 마을 한가운데에 있는 참나무 가지에 내걸렸다. 마을 사람은 너나 없이 어둠을 밝히는 그 달을 반겼다.
그 후 마을에도 어김없이 덧없는 세월은 흘러갔다. 인상적인 관현악의 간주곡이 그 세월의 흐름을 교묘하게 표현한다. 해설자가 다시 나타나, 네 젊은이가 늙어서 차례로 죽고 이들과 함께 달도 4등분되어 묻혔음을 알린다. 넷이 묻힌 곳은 마을 사람이 그들의 공덕을 기려 특별히 거창하게 지은 묘당이었다. 이 저승 집에 함께 묻힌 네 사람은 관에서 기어 나와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네 조각으로 나누었던 달을 꿰매어 하나로 만들어 묘당 천장에 매달아 놓앗다. “이게 웬 빛이지” 하고 갑작스러운 밝은 빛에 놀라 송장들이 ‘영원한 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햇다.
캄캄한 저승을 비추기 시작한 달의 효과는 놀라웠다. 여기저기에 되살아난 송장이 각기 제멋대로 떠들썩하게 소란을 피우며 생전 못지않은 생활을 누리려고 법석을 떨었다. 그 소란은 하늘 나라의 문지기 성 베드로의 귀에까지 들렸다. 이제는 네 사람도 어쩔 수가 없을 정도였다. 하는 수 없이 그들은 달빛을 꺼 버렸다. 그러나 소동은 그치지 않았다. 드디어 더 이상 참을 수가 없게 된 베드로가 지하 세계에 내려온다. 움찔해서 잠시 무덤은 고요를 되찾는다. 네 사람은 얼떨결에 달을 다시 밝힌다. 느닷없는 밝은 빛에 놀란 성 베드로가 “이게 웬 빛이냐? 하고 묻는다. 대답 대신 송장의 무리가 또 소란을 피우기 시작한다. 화가난 성 베드로는 즉시 최면술을 써서 송장들에게 본래의 안식처로 돌아가라고 명령한다. 잠잠해진 송장의 무리는 하나씩 자기 관으로 조용히 돌아간다. 성 베드로는 매달린 달을 벗겨 들고 하늘 나라로 올라간다.
구름이 가득 뒤덮힌 장면으로 바뀌면서 해설자가 등장하여 그 후의 경과를 이야기한다. 성 베드로는 구름 위 하늘에 달을 걸어 놓아 온 세상을 두루 비추게 한다. 드디어 밤이면 산과 들을 환하게 밝혀 행복한 마을 사람과 무덤에 묻힌 사람이 각기 그들 나름의 평화를 누리게 되었다. 달은 이제 비로소 제자리를 찾은 것이다.
■ 감상
* 태초에 땅이 있었다 (Vorzeiten gab es ein Land) (9:47) * 아, 저기 달이 매달려 있네! (Ah, da hangt ja der Mond!) (5:04) * 업어졌던 달이 저기 있네 (Der Mond ist fort, wer hat ihn denn gestohlen) (2:08) 하단에 * 달을 훔치는 장면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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