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리조트에 밤새 가을비치고는 많은 비가 내렸다
바람도 심해 온 거리가 비에 젖은 나뭇잎 뒹구는 거리가 되었다 그러더니 우리가 숙소를 체크아웃 할 땐 말끔이 갠다
오늘은 무주 최북 미술관만 잠깐 들른 후 귀가하기로 했다
최북은 심한 술버릇과 기이한 행동으로 점철된 많은 일화를 남겼다.
금강산의 구룡연(九龍淵)을 구경하고 즐거움에 술을 잔뜩 마시고 취해 울다 웃다 하면서 “천하 명인 최북은 천하 명산에서 마땅히 죽어야 한다.”고 외치고는 투신하였던 일이라든가, 어떤 귀인이 그에게 그림을 요청하였다가 얻지 못하여 협박하려 하자 “남이 나를 손대기 전에 내가 나를 손대야겠다.”고 하며 눈 하나를 찔러 멀게 해 버린 이야기 등은 그의 괴팍한 성격을 단적으로 알려 주는 대표적인 일화라 하겠다.
「조어도(釣魚圖)」와 「풍설야귀도(風雪夜歸圖)」에 보이는 바와 같이 대담하고도 파격적인 자신의 조형 양식을 이룩하여 조선 후기 회화의 발전에 기여한 바 크다. 이밖에 대표작으로 개인 소장의 「공산무인도(空山無人圖)」와 간송미술관 소장의 「누각산수도(樓閣山水圖)」 등이 있다.
미술관 옆 무주 한풍루도 들렀다
본래 무주읍내 앞 냇가에 위치했던 누각인데 조선 선조때 문신 임제가 호남의 삼한(三寒)인 무주 한풍루, 남원 광한루, 전주 한벽루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문화재다.
수촌 오시수공도 이 곳에서 남긴 시 한 수가 있다
茂朱寒風樓
누각은 등나무 있는 금수 숲에 있는데 가을 지는 해에 함께 여기 올랐어라
발 앞의 압록강은 천 층 물결이 일고 난간밖의 나청산은 만 겹이나 되는 메뿌리일세
늙어가니 다만 시력이 감퇴되는 것 혐의스럽고 취해 오니 어찌 술잔 깊은 것이 두려우랴
장차 이 호산의 흥을 다하고자 하지 않아 다시 절을 향해 본래의 마음 취해 보려하네
樓在藤蘿錦繡林。九秋斜日共登臨。簾前鴨綠千層浪。檻外螺靑萬疊岑。老去只嫌詩力退。醉來寧怕酒杯深。欲將不盡湖山興。更向招提愜素心。
대전을 거쳐 천안으로 올라왔다